축구스타열전

덴마크의 작은거인 알란 시몬센

시북(허지수) 2008. 2. 2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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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an Simonsen


 오늘 살펴볼 스타는 덴마크 축구계의 슈퍼스타, 알란 시몬센 선수이다.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편이지만, 덴마크인으로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발롱도르 (유럽최우수선수상) 를 받기도 했던 뛰어난 명선수였다. 그럼 작은 거인 알란 시몬센의 이야기로 출발.

 프로필

 이름 : Allan Simonsen
 생년월일 : 1952년 12월 15일
 신장/체중 : 165cm / 59kg
 포지션 : FW / MF
 국적 : 덴마크
 국가대표 : 56시합 21득점
 수상 : 1977년 발롱도르 수상

 작은 거인, 알란 시몬센의 이야기.

 마라도나보다도 더 작은 알란 시몬센의 주특기는 바로 발군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드리블이었다. 몸집이 작은데도 좀처럼 잘 쓰러지지 않았고, 유럽에서도 당대 최고클래스의 드리블러로 인정받았다. 이 작은 선수의 인상적인 드리블은 굉장했기에, 사람들은 그에게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덴마크(아마추어)리그에서부터 맹활약을 펼치는 알란 시몬센.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그는 소속 팀 베이레(Vejle)팀을 1971년~1972년 2년 연속으로 덴마크 정상에 세운다. (덴마크 축구는 당시만해도 제대로 프로구단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의 인상적인 활약으로 이웃 독일의 분데스리가 명문팀이었던 보루시아MG로 이적하게 된다. 그리고 당대 독일의 에이스였던 권터 내처, 베르디 폭츠 등과 함께 보루시아MG는 1975년~1977년까지 분데스리가 3연패의 위엄을 이루게 된다. 이 보루시아MG의 절정의 황금기에 있던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알란 시몬센이었다. 이 때의 뛰어난 활약과 실력을 인정받아서 1977년 유럽최우수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를 수상하게 된다. 덴마크인으로서 최초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덴마크는 유럽 축구계의 변방이었는데, 그의 발롱도르 수상으로 인해 덴마크 축구의 위용을 한층 높였으며 또한 유럽축구계를 굉장히 놀라게 하는 대사건이었다.

 한편 1976-77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유명하다. 바로 리버풀과 보루시아MG의 경기이다. 잉글랜드의 에이스 케빈 키건이 이끌었던 당대 잉글랜드 최고였던 리버풀과 분데스리가의 최강자이자 당대의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 보루시아MG의 경기였다. 두 팀 모두 사상 첫 우승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알란 시몬센도 이 결승전에서 한 골을 넣었으나, 아쉽게도 리버풀에게 1-3 으로 패배하고 만다. 준우승이었다. (한편 리버풀은 이 때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따냈으며, 리버풀의 우상으로 떠올랐던 케빈 키건은 이후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하면서 1978,1979년 연속으로 유럽최우수선수에 선정된다) 재밌게도 이전에 분데스리가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따내면서 독일축구의 위용을 보여주었는데, 이 날의 결승에서 리버풀이 이긴 이후로 잉글랜드 클럽팀들이 번갈아 가면서 6년 연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선다. 이후로 조금씩 분데스리가 리그는 유럽최강의 자리가 주춤하기 시작하더니, 현재에는 예전만큼의 명성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여하튼 명성을 인정받던 알란 시몬센은 후에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해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으며 새로운 기대주로 촉망받았다. 그런데 하필 이 때 이적해온 또 하나의 천재가 있었으니 바로 마라도나였다. 당시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외국인 선수 제한이 있었고,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었던 슈스터(독일)와 마라도나(아르헨티나)의 두 자리로 인해서 자리를 잃게 된 알란 시몬센은 잉글랜드리그에서 잠시 뛰다가 다시 고향인 덴마크에서 마지막 시기를 보내면서 활약하게 된다.

 클럽팀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면서 굉장한 재능을 인정 받았던 당대의 명선수였지만, 정작 국가대표로서는 다소 운이 없었다. 국가대표 데뷔전부터 2골을 몰아넣으며 주목을 받았으나 훗날 이어진 부상이 문제였다. 이로 인해 큰 대회에서는 활약을 펼친 적이 없었다. 알란 시몬센은 1984년 유럽선수권 본선돌파를 따내지만, 본선 개막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골절을 당하고 만다. 이로 인해서 1986년 월드컵에서도 부상으로 벤치신세를 지고 제대로 활약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쉬운 대목이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1984년 유럽선수권 예선에서 그리스와의 중요한 경기가 있었다고 한다. 축구 변방이었던 덴마크는 이 경기에서 알란 시몬센의 활약으로 승리를 따내면서 본선 진출에 성공하는데, 당시 덴마크의 이 경기 시청률이 98%가 나왔다고 전해진다. 덴마크 국민들은 그에게 열광적인 성원을 보냈다. 안타깝게도... 본선에서 그가 활약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그의 또 다른 별명은 마법사 이다. 그만큼 놀라운 플레이를 많이 펼쳤다. 지금도 덴마크에서는 슈마이켈, 라우드럽 등의 슈퍼스타들을 제치고, 이 알란 시몬센 선수가 덴마크 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덴마크 축구의 선구자로 맹활약을 펼치면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리라. 우리나라의 차범근 쯤 되는 선수라고 할 수 있겠다. 덴마크의 차범근이라고 해야할까 (웃음)

 축구계의 명선수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늘 그런 생각이 든다. 부상만 없었더라면, 운만 좀 더 좋았더라면, 축구강국에서 태어났더라면... 하는 if 라는 생각. 그래도 이렇게 축구 변방에서 태어나서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들의 멋진 이야기들이 있기에 더욱 축구는 멋지고 재밌는 것이리라 한편으로 생각해본다.

 덴마크 축구하면, 이제 알란 시몬센도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는 덴마크의 축구영웅이었으며, 진정한 거인이었다. 165cm? 축구변방? 그런 것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노력과 실력. 그것하나로 세계 축구계를 놀라게 하는 선수들은 예전에도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글을 마친다. 끝으로 늘 말하는 부분이지만...
 
 애독해주시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매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