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한국사

근세문화사 4 - 15세기 조선전기의 과학 기술

시북(허지수) 2013. 6. 10. 23:30

 어쩐지 한참만에 문서 정리를 하는군요. 오늘도 읽을 책은 쌓여있지만 ㅠㅠ 하하. 우선 미루지 않아야 할 일부터 잊지 않고 실행해야 하니, 한국사 정리를 계속해 나갑니다. 잠시 복습겸, 조선전기 15세기 문화의 특징을 생각해 봅시다. 배경으로 우리가 유념할 것은, 15세기에는 민족적이고, 자주적 성격이 있다 는 점을 파악해두면 이해가 한결 편합니다. 왜냐하면, 조선을 건국했던 혁명파 사대부 세력의 명맥이 이어져 가면서, 당시 주도세력은 관학파가 쥐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들은 비교적 타사상에도 관대했으며, 기술을 중시하며, 부국강병을 추구했습니다. 이 시기 대표적 군주로는 세종 대왕을 꼽을 수 있겠고요. 반면 16세기로 넘어가면, 주도세력이 사림파로 넘어가게 되고, only 성리학 모드로 변경됩니다. 16세기 이후부터는 상대적으로 기술을 천시하고, 사대적 성격이 있었음을 염두하면 되겠고요.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본격적 과학 기술들을 살펴볼까요.

 

 예로부터 중요했던 기술은 천문이었지요. 왕권 강화와도 연결되어 있고, 농업 장려와는 아주 밀접했던 것이 천문! 민본 정치의 현실화를 꿈꾸던 세종 때, 여러가지 과학기술도 덩달아 발전해 나갑니다. 천체관측과 관련된 기구로는 혼천의, 간의가 있습니다. 별자리나 하늘의 운행을 알 수 있는 도구들 입니다. (덧붙여, 태조 때 만들어진 천상열차분야지도 가 있는데, 하늘의 모습을 나열해 놓은 그림입니다. 고구려의 천문학 기술을 가지고 와서, 별의 오차를 수정하고 정리한 천문도 입니다.)

 

 강수량을 측정하는 기구로는 세종 때 만들어진, 유명한 측우기가 있습니다. 생긴건 그다지 볼품이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내부가 중요한 거지요! 눈금을 통해 정확하게 측정함으로서 강수량을 데이터화 했다는게 중요합니다. 어쩌면 장치만큼이나 중요한게 이런 "자료활용의 마인드"라 볼 수 있는데요. 데이터를 통해서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려는 자세를 갖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다양한 발명품들은 계속됩니다. 토지측량기구도 있었습니다. 인지의, 규형을 통해서 토지의 원근을 조사했습니다. 시간을 측정하는 기구로는 해시계(앙부일구), 물시계(자격루)가 있고요. 장영실이 만든 자격루에는 심지어 자동 시보 장치라는 특징까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뻐국 시계처럼 정해진 시각이 되면, 정확하게 알려주는 훌륭한 기능이었지요.

 

 시험단골손님인 역법(달력)에 대해서도 살펴봅니다. 조선시대에 역법이 크게 발달하다보니 꽤나 비중있는 대목입니다. 원의 수시력과 아라비아의 회회력을 참고해서 만든 "칠정산"이 있습니다. 굉장하게도 한양을 중심으로 놓고 만든 역법서 라서 역사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예전까지는 중국에서 만들어 놓은 역법을 따라 쓰거나 했지만, 이제 세종 때, 한양 중심의 자주적인 의지가 느껴지는 조선 중심의 역법 으로 정비한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활자문화에도 강했습니다. 인쇄술을 살펴보면, "주자소"를 통해서 활자를 만들어 나갔는데요. 태종 때, 계미자를 만들었습니다. 큰 뜻이 담겨 있는건 아니고, 계미년에 만든 금속활자라는 이야기 입니다. 조금 투박한 편이었는데, 세종 때, 업그레이드 됩니다! 보다 예쁜 활자인 갑인자를 사용하면서, 인쇄술도 발달해 나갔습니다. 또한 종이를 만드는 기관 "조지서"도 있었고요.

 

 의학서적인 "향약집성방 "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네요. "향"자를 유심히 봐야 하는데, 우리것이라는 뜻입니다. 의학서적 까지도! 굉장히 자주적인 특징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우리 약을 채취 하고, 백성의 병을 치료하고자 했던 겁니다. 우리 체질에 맞는 처방 이라는 것이 의미가 크지요. 그리고, 의방유취라는 의학백과사전도 있었습니다.

 

 농서로는 세종 때 편찬된, 자주적인 "농사직설" 이 있습니다. 전국에 있는 농부들에게 물어봐서, 농사기술을 조사한 후, 이것을 편찬해 놓은 책이지요. 이렇게 대대적 조사를 통해서 일을 펼쳐나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편 금양잡록이라고 해서, 경기 지방의 농사법을 정리한 기록서도 있었고요.

 

 마지막으로 병서를 봅니다. 무기서적 "총통등록" 이 있고요, 훈련전술서 "병장도설"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조선부터 고려까지의 전쟁사를 정리한 "동국병감"이 있습니다. 조선 초기에는 나름대로 국방력 강화 노선을 걸었고, 세종 때 4군 6진 개척을 하기도 했다는 것! 체크 해 둡시다.

 

 무기로는 막강한 화포를 생각할 수 있겠지요. 조선 수군이 막강한 이유는 화포기술의 힘입니다. 최해산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각종 신무기들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아, 덧붙여 최해산은, 고려말기 화포로 유명한 최무선 집안의 화통도감의 뒤를 잇고 있는 인물입니다.)

 

 영화제목이기도 한데, 화차(=신기전!)같은 무기도 있고, 하여튼 화약기술은 조선 전기까지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조선의 군사력이 약해졌는가 하니, 우선 오랜 기간 이어진 전쟁 없는 평화시대에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었고요. 16세기부터 기술을 천시하는 흐름으로 가기도 했고요. 왜란과 호란, 이른바 양란을 거치면서 조선의 무기 개발은 많은 점에서 제한당하고 맙니다. 한마디로 무기를 맘대로 못 만들지요. 양란 이후에는, 중국(청나라) 등 외부의 압박이 꾸준히 들어왔고, 왜~ 무기를 만드느냐~ 라면서 태클이 거세게 들어옵니다. 그리하여 조선 후기에는 무기 기술이 과거의 빛나는 명성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결국 조선 말기, 신미양요 같은 시기에는 화력부족으로 미군에게 무참하게 깨지기도 했고요.)

 

 무기도 마음대로 못 만드냐! 라고 따지고 싶지만, 지금도 여전히 마찬가지입니다. 요즘도 첨단 미사일을 만들고 싶어도 사거리가 제한되고, 장거리 무기는, 강력한 무기는 함부로 만들 수 없습니다. 여러 외국과의 관계가 우선적으로 고려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점도 발견할 수 있겠고요. 자주노선을 걷는다는 게 현실적으로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이며, 한글을 사용하고 역사가 있는 나라에서 산다는게 또 얼마나 좋은 일인지요... 아 그런데, 영어를 열심히 배워야 하고, 역사는 등한시 하고 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써야할지도 모르겠네요.

 

 끝으로 임진왜란 때 대활약을 펼친 거북선까지만 언급하고 오늘 문서는 정리할께요. 거북선은 이순신 장군이 창조적으로 만든 건 아니고요, 예전부터 거북 모델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순신이 알맞게 개량한 거북선 버전이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고요. 여기까지 살펴본 15세기 조선은 기술이 다양하게 잘나가던 과학 발전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그 중심에는 세종 대왕이 있었고요, 자주적인 분위기를 기억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겠지요. 자주라는 말을 참 많이도 쓴 것 같습니다. 하하.

 

 전에도 언급했지만, 주도세력의 이상에 따라 현실은 영향을 받기 마련입니다. 기술을 중시하고, 부국강병을 목표로 하는 관학파의 의지가 하나씩 현실화 되어가는 모습으로도 이해할 수 있겠고요. 그렇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과연 무엇을 목표로 하는 것일까요? 경제 발전? 복지 국가? 선진국 진입? 아니면 행복한 나라? 어쨌든 좋은 구호로만 그칠 게 아니라, 강력한 의지와 실행으로, 기득권이나 반칙이 아닌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네요. 다음 문서에서 계속!

 

 오늘의 영감은 - 유명한 역사학자 E.H.카의 주장을 생각해 봅시다 "역사는 똑같은 사실이라도 역사가의 해석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 릴리 톰린의 명언도 같이 연결해 볼까요 "쥐들의 경주가 지닌 문제점은, 설령 당신이 이긴다해도 당신은 여전히 쥐라는 사실입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최근 트렌드를 생각해 본다는 합리화적 핑계를 대면서, 이제껏 절대로 손대지 않았던 스마트폰 소셜게임들을 일주일간 이리저리 꽤 열심히 해보았습니다. 하트도 날려보고, 초대도 해보고, 마음만은 잠깐 10대 시절로 돌아간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저는 한 가지 명백한 사실을 느끼게 되었는데요. 결국 금주의 상위권을 기록한다고 해도, 여전히 그것이 "인생의 의미"를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결국 1년이 지나고, 5년만 지나도, 지금 투자하고 있는 손놀림이 "시간의 낭비"로 흐를 위험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독하게 말해서, 그런 공간에서 남과 비교하고 이긴다고 해봐야, 그것이 삶을 변화로 이끌지는 못합니다. 선택 회피로 이끌기는 하겠네요.

 

 역사적 대가들은 태어날 때부터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었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분명한 비전이 있었고, 이것을 현실화 시킬 수 있다고 확신했으며, 그 길을 향해서 끝없이 계속해서 걸어갔기 때문에, 남들과 전혀 다른 것을 보고, 행동할 수 있었지요. 이걸 제 식대로 3단 도식화 하면, 비전 → 믿음 → 행동 이 따라가야 한다는 거지요. 결국 꿈을 생각하는 능력과,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 능력과, 계획을 절대로 실천에 옮기는 행동하는 능력이 있을 때, 우리는 보다 "자신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게 아닐까요.

 

 그래서 모든 것을 잠깐 멈추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대체 무엇을 하고 싶은걸까?", "바라는 그것을 지금 노력하고 있는걸까?" 저는 이 경구를 보고 한동안 얼어붙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재능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별로 시도해 본 일이 없는 사람들이다" 오늘 우리가 시도해야 할 것은 "시간낭비"가 아니라, "해보고 싶었던 일에 다가가는 시도" 입니다. 자신의 바람과 마주하는 용기가 있기를 응원합니다. / 리뷰어 시북.

 

(※이 자료정리는 최태성 선생님의 한국사 강의를 노트로 요약하고, 메모를 함께 쓴 것입니다. 개인적 용도로는, 공부방 등 에서 활동할 때, 보조 자료나 참고 자료, 혹은 글쓰기 영감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이기도 합니다. 그 사람들은 왜 그렇게 생각했는가? 거기에 대한 일종의 고찰이기도 합니다. 키워드 형태로 중요한 부분들은 나름대로 강조해 두었습니다. 크게 바라는 것은 없으며, 다만 짧게나마 영감의 시간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