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한국사

근 현대사란 무엇인가? 오늘의 과제는 무엇인가?

시북(허지수) 2013. 10. 13. 16:27

 장문의 서론이 될 듯 합니다. 흥선대원군 시기를 살펴보기에 앞서서, 근 현대사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해 볼까 합니다. 근 현대사는 시기별로 크게 세 덩어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시기는 개항기, 두 번째는 일제 강점기, 세 번째는 현대사 입니다. 그러므로, 근 현대사는 대략 100년 정도의 시간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대체로 분량이 많고, 인물이 많고, 복잡해 보이기도 한다지만, 암기 보다는 흐름과 이해로 간다면 사실 생각만큼은 어렵지 않아요~ 다른 공부도 마찬가지겠지만, 벌써부터 울렁증과 두려움이 있어도, 그럼에도, 꾸준히 집중해서 바라본다면, 우리가 보다 친숙하게 근현이(!)를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중요한 건, 어떠한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볼 것인가! 이를테면, 각각의 시기마다, 그 시기 사람들의 과제가 있었습니다. 역사는 사실에 지나치게 초점에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만 집착하다보면 정작 머릿 속에 남아있는게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한 번 예를 들어볼까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에만 집중하면 곤란합니다. 오늘날 콜럼버스는 새로운 세상을 열었던 영웅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침략자, 학살자로 그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 학교에서도 콜럼버스의 생각과 막돼먹은 일기장 발언을 있는 그대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역사적 배경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여하튼, 우리가 과거 사람들의 삶의 모습 속으로 함께 들어가서 고민하고, 한 번쯤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근현대사를 통해 영감과 통찰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각각 시기별로 그 시대 사람들의 중요한 과제를 살펴봐야겠지요. 아, 어디까지나 서론입니다! 그냥 가볍게 읽어내려가시면 충분해요!

 

 개항기 사람들의 과제는 무엇이었을까요? 우리가 처음으로 본격 자본주의 시대에 발을 담구는 출발점! 그 당시 사람들의 과제는 "봉건으로부터의 해방" 입니다. 오래 전부터 꾸준히 내려왔던 봉건적 질서를 벗어나는 것! 따라서, 우리는 신분제가 끝장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 나중에 더욱 자세히 또 살펴보겠지만, 신분제 폐지를 주장하던 갑신정변과 동학농민운동이 있습니다!

 

 갑신정변은, 소수의 엘리트, 지도자들이 신분제를 폐지하라고 외치고, 주장으로만 그친 게 아니라, 직접 목숨 내놓고 싸운 것입니다. 또한, 동학농민운동은 아래로부터 농민들이 주체가 되어 반봉건을 외칩니다. 왜 그들은 신분제 폐지라는 꿈을 꾸었을까요? 왜 목숨을 걸어가며 노력했을까요? 이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신분차별이라는 이상한 세상 대신에, 신분의 굴레 없는 더 나은 세상을 건네주기 원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더 이상 천민도, 서얼도, 사라졌습니다.

 

 일제 강점기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보다도 "식민으로부터의 해방" 이겠지요! 조국이 없는 남의 노예로 살았던 시대, 그 당시 사람들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조국을 해방시키기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고 실천하던 그 모습을 우리가 목격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가 근현대사에서 만나는 벽과 같은 지점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엄청나게 많이 나오는 독립운동단체, 사람이름들, 열정적인 흐름들, 이걸 어떻게 다 이해하냐 ㅠㅠ 라며, 머리 아픈 압박을 종종 받기도 합니다. 자, 그런데 생각을 한 번 뒤집어서 접근해 볼까 합니다. 음, 역설적으로 접근을 해본다면요.

 

 우리가 이정도로 식민 해방을 위해서 엄청나게 노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일제 강점기에 배울 게 적고, 싸운 게 없다면, 그래서 강점만 당하고 끝났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비극의 역사 입니다. 그런 역사는 굴종의 역사, 복종의 역사, 비굴의 역사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일제 강점기에 있었던 다양한 사건을 배운다는 것은, 우리 선조들 중에는 얼마나 멋진 사람들이 많았는가 새삼 감동할 수 있는 겁니다. 저는 근현대사가 괴로운 암기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지 힌트를 얻는 시간이 되기를 감히 바랍니다.

 

 독립을 위해 과연 어떻게 싸웠을까요? 항일무장운동은 무엇일까요? 우리 선조들 중에는, 추운 겨울에 만주 벌판을 헤집고 다니며, 총 하나 들고, 일본과 맞서싸웠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따뜻한 이불 덮고, 책 읽어주며 편하게 살 수 있었을텐데, 굴종하고 적당히 타협하며 살 수도 있었을텐데... 왜 어떤 사람들은 발이 퉁퉁 붓고, 동상이 걸려서 살점이 떨어져 나갔음에도, 그렇게 목숨 걸고 싸웠을까요? 이들에게 꿈이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식민지 노예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간절한 바람! 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는 대한민국을 살고 있습니다.

 

 현대사는 "가난과 독재로부터의 해방" 입니다. 마침내 광복은 되었지만, 전쟁이 터집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가난한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어떻게든 절대 빈곤에서 꼭 벗어나야 했습니다. 또한, 독재 정치 체제가 자리 잡게 되고, 이걸 끊어내기 위해서 고민하고 저항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진짜 가난했습니다. 국민소득이 세계 최빈국 수준이었습니다. 그런 현실 앞에서도, 경제를 일으켜보겠다며, 외국으로 나가며 돈을 열심히 벌어오던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많은 이들의 노동력을 담보 받아서 차관을 빌려오고, 경제 개발을 해나갑니다. 또한,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열심히 살아왔던 아버지, 어머니 세대들이 많이 있습니다.

 

 빈곤을 이겨내기 위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배고픔을 물려주지 말자 라는 꿈을 간직하며 달려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더 이상 배고픈 나라, 가난한 나라가 아닙니다. 초등학생들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현대적인 나라가 되었습니다. (*다만, 오늘날 빈부격차와 일자리 부족, 그리고 사회적 기회 불균등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커다란 과제로 남게 되었습니다.)

 

 독재 - 다시 말해, "자유와 인권이 억압"되는 그 독재의 시대를 겪어야 했습니다. 거기 맞서 싸웠던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이 있습니다.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 을 거치며, 우리는 마침내 독재사슬을 끊고,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 이들은 피흘려가며 싸웠을까요? 우리 아이들 세대에서는 반드시 대통령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민주주의 사회를 이루어 냈습니다.

 

 각 시기의 사람들은 모두 "더 나은 미래를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꿈" 이 있었습니다. 근 현대사를 통해, 뜨거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태어나면서 평등한 신분을 갖게 되었고, 조국 대한민국에 살게 되었습니다. 절대빈곤의 덫을 벗어났으며, 대통령을 투표로 선출하게 되었습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도 한 번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좀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고민하고 실천한다면 그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역사에 무임승차 하지 말자! 우리 시대도 분명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때, 우리는 좀 더 나은 세상을 다음 세대에 전해줄 것입니다.

 

 이제 앞으로, 각 시기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을까를 천천히 들여다보면 좋겠습니다. 역시나 서론이 무진장 길었네요. 언제나처럼 오늘의 여담을 덧붙이면, 개인적으로 저는 대한민국이 "자살공화국"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2013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와 다르게 매사 성실한 타입인 친동생은 경찰이 되어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과학고 학생이 처지를 비관해서 투신하고 말았습니다. 그 곁을 지키고, 삶을 떠나는 순간을 조용히 바라보았던 동생은 저녁 늦게 돌아와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왜 꼭 그렇게 선택할 수 밖에 없었는지, 마음이 너무 괴롭더라. 공부가 뭐라고, 그게 인생의 전부가 당연히 아닐텐데..."

 

 의대 교수이신, 하지현 선생님은 이렇게 우리에게 위로를 건넵니다. "완벽은 어려울뿐더러 희생도 따르는데 그 희생도 감당하기 힘들잖아요? 그럼에도 완벽에 집착하고 무리를 하게 되고 현재에 만족을 하지 못하고, 완벽한 삶을 계속 목표로 정해두고... 그런데, 그 완벽함이란 결국 허상인지도 몰라요. 이 세상이 우리를 너무 열심히, 뼈 빠지게 일만 하게 만들기 위해 거는 최면 같은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죠."

 

 감히 말하자면, 저는 수능 국사 1등급, 공시 국사 100점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그 인생, 아름답고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외부적 기준에 자신을 빗대어서, 스스로를 지나치게 몰아붙이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어제의 내 모습에 비추어, 오늘을 열심히 보낸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물론, 저는 삶의 기준이 높은 사람이 좋습니다. 가능성의 존재인 인간이, 해보지도 않고 자포자기하는 건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만 열심히 해보고, 때로 상처 받는 일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한 번뿐인 인생을 소중히 여기며, 계속 도전적으로 살아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안중근 선생님이 이런 말을 한 바 있습니다. "우리들이 단 한 번으로 성공하지 못할 것은 분명한 일이다. 그러므로 첫 번에 성공하지 못하면 두 번, 세 번, 열 번에 이르고, 백 번을 꺾여도 굴함이 없이, 올해 안 되면 또 내년에 해보고 그것이 십 년, 백 년까지 가도 좋다." 노력도 하지 않고 마냥 잘 될 꺼라는 착각을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참여도 없이, 좋은 혜택만을 바라는 무임승차 정신을 치웠으면 합니다. 우리가 깨어 있는 시민이 되어서, 생각을 이야기 하며, 실력 있는 사람으로서 살아간다면, 참 좋겠습니다. 노력하는 젊은 영혼들의 피와 땀을 힘껏 응원하며, 제2부 근현대사 정리를 출발합니다. 다음 문서에서 만나요! / 리뷰어 시북.

 

(※이 자료정리는 최태성 선생님의 한국사 강의를 노트로 요약하고, 메모를 함께 쓴 것입니다. 개인적 용도로는, 공부방 등 에서 활동할 때, 보조 자료나 참고 자료, 혹은 글쓰기 영감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이기도 합니다. 그 사람들은 왜 그렇게 생각했는가? 거기에 대한 일종의 고찰이기도 합니다. 키워드 형태로 중요한 부분들은 나름대로 강조해 두었습니다. 크게 바라는 것은 없으며, 다만 짧게나마 영감의 시간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