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책

립잇업 (Rip it up) 리뷰

시북(허지수) 2013. 10. 26. 18:45

 오랜만에 흥미로운 게임이야기 연구로 서론을 열어볼까 합니다. 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WOW) 이야기 인데요. 별 건 아니고, 단순히 말해, 게임 캐릭터가 키가 크면, 훨씬 더 진행단계가 높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키카 큰 사람들이 자신감이 높은 경향이 있는데, 가상 세계에서까지 이 공식이 통용되고 있었다는 겁니다. 다른 사례는 멀리갈 필요가 없겠지요. 가까운 예로는, 정장을 입고 외출했을 때와, 늘어난 간편복을 입고 외출했을 때, 우리의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마음을 바꾸고 싶다면, 당장 키높이 깔창부터 사야하는건지도 모릅니다. 하하.

 

 책의 기본 바탕은 윌리엄 제임스의 이 말을 풀어서 안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떤 성격을 원한다면, 이미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라." 다르게 쓴다면,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미 행복한 것처럼 행동하라는 것입니다. 뭔가 재밌는 일, 웃기는 일, 신나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지 말고, 마치 매일이 즐겁고 신나는 것처럼 웃으면서 지내다보면, 실제로 행복해 진다는 것입니다! 심리학계에서는 꽤 연구되어진 사례지만, 이렇게 쉽게 대중적으로 풀어쓴 책을 만나니, 참 즐거웠고, 순식간에 흡입하듯 읽어내려갈 수 있었네요.

 

 저자 : 리처드 와이즈먼 / 박세연 역 /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출간 : 2013년 04월 15일 / 가격 : 14,000원 / 페이지 : 368쪽

 

 

 그럼 기분이 좋아지는 주문 딱 2개만 소개해 볼까요. 소리내어 크게 읽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오늘 나 자신이 마음에 든다! / 오늘은 너무나 행복한 하루다!" 그렇게 말하는대로, 기분 전환이 될 수 있습니다. 자, 다음! 2장의 연애지침을 살펴볼까요. 유명한 에펠탑도 그렇지만, 처음에는 존재가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자꾸 보면 호감으로 느껴질 수 있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2분 동안 제자리 뛰기를 하고 난 후 (그래서 자연스럽게 심장이 뛰게끔 만든 후) 상대방을 바라보면, 좀 더 예뻐보인다고 합니다. 아, 그러고보니, 등산이나, 함께 운동을 하면서 가까워지는 게 괜히 그런 게 아니었군요! 하하. 결론적으로 같이 눈감고 명상 수업을 하기 보다는, 놀이공원에 가서 롤러코스터라도 타는게 좋겠습니다. (예컨대, 제 절친의 경우, 운전 교습을 해주다가 결혼에 골인, 잘 살고 있습니다. 몇 번 아찔한 경험을 하고보니, 설레고 좋아졌는지도 모르지요!!!)

 

 더욱이 서로 연인이 된 것처럼, 연기를 하다보면, 실제로 사랑에 빠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로 훈남, 미녀라서 좋았던 게 아니라, 애정 어린 역할을 충실히 하게 되면서 서로가 좋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므로, 앙드레 말로의 유명한 말처럼 우리는 "오랫동안 꿈을 그리면,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가는" 존재인 듯 합니다. 마치 멋진 사람이 된 것처럼 행동하다보면, 정말로 멋진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한 번 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한편, 오래된 연인들에게는 사랑의 감정이 메마르지 않도록, 새로운 활동을 많이 하기를 권합니다. 편안하고 익숙한 선택 대신에, 색다르고 과감한 선택을 하다보면 설레임은 계속 일어날 수 있음을 친절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제 사례를 한 번 소개해볼까 합니다. 저는 오래도록 영화와 좀 더 가까워지면 좋겠다고 어렴풋이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는가 하니, TV를 밤마다 볼 수 있게 된 작은 계기로 인해서, 갑자기 영화광이 된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봄에는 다른 일을 제쳐두면서까지, 매일 한 편씩 영화를 보았고, 올해에 본 영화만 150편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살아오면서 본 영화보다, 어쩌면 올해 본 영화가 더 많을 정도로, "영화마니아 코스프레"를 시도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는 영화를 아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삶의 행복지수가 늘어났습니다. 매주 개봉되는 영화들을 살펴보게 되었고요. 정말로 행동이 생각을 바꾼 셈입니다.

 

 또한 몰입의 위대성을 역설한 황농문 교수님도, 적절한 운동을 하면,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뀐다고 강추하고 있습니다. 이 대목을 특히 잘 봐야합니다. 생각이 좋게 바뀌어서 →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되는게 아닙니다. 그 반대가 바로 인간에 대한 매력적인 통찰입니다. 즉 운동을 매일 하게 되면 → 생각의 긍정성이 찾아옵니다. 최근 보았던 노스ㅇㅇㅇ광고의 표현을 빌리자면, 일단 밖으로 나가서 활동하다보면, 추운 계절이 더 즐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꼭 비싼 옷이 필요한 건 아니겠고요. 하하. 나는 왜 이렇게 우울한 하루인걸까 라고 고민한다면, 당장 나가서, 동네 한 바퀴 빠른 걸음으로 경쾌하게 걷고 돌아와서, 따뜻한 커피나 우유를 즐겨보세요. 사실은 그렇게까지 심각하고, 우울한 일도 아닐꺼에요! 그리고 알게 되는 것입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는 것!

 

 물론 이 책도 약점은 있습니다. 살아가다보면, 정말 극심하게 괴로운 일을 만날 수도 있는데, 그 때에도 행동으로 감정을 손댈 수 있느냐, 너무 인간을 가볍게 보는게 아닌가 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인간은 망각의 축복을 받았기에, 시간이 흐르면 조금씩 둔감해져 갑니다. 이별의 치명적 후유증이 너무나 커보이지만, 일주일만 지나면, 음식을 먹으며 맛도 느낄 수 있고, 회복되어 갑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같은 말만 알고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외상 후 성장하는 경이로운 케이스도 분명히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고통을 겪음으로서, 한결 성숙해져 나가기를 감히 소망합니다. 그러니까, 힘내세요. 외부 환경은 결코 우리를 함부로 죽일 수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자포자기하면서, 자학하고 있다면, 안 그래도 아까운 인생을 훼손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매일 괜찮다라고 격려하면서, 힘을 내다보면, 아직 살만한 인생임을 보게 된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좋아하려고 노력하고, 자꾸 자신에게 애정표현을 해주세요. 괜히 민망한 것 같아도, 인생에서 참 중요한 대목입니다.

 

 이쯤에서, 조지 버나드 쇼의 멘트가 딱 좋겠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못 노는게 아니라, 못 노니까 나이가 드는 것이다." 아! 나름 동안으로 자부했던 청춘이었으나, 어느새 세월이 흘러, 호칭이 아저씨로 "굳.어.져." 버리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 바쁘다는 이유로, 놀이문화를 참 많이도 접어두었습니다. 그렇게 못 놀면서 살아가다보니, 정말로 나이가 무섭게 들어가고 있습니다. 뭐, 할 일이 많은 관계로 여전히 놀기에는 부담스럽더라도, 그걸 굳이 적대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전히 극적인 스포츠 경기에 열렬히 환호하고, 최대한 신나는 일상을 보내며, 그렇게 중년이 노년이 되어가고 싶습니다. 마음만은 17세! 이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하.

 

 슬슬 리뷰를 마치며, 동기부여의 기술을 소개합니다. 어떤 물건을 싫어하듯 실제로 밀어내면 정말로 싫어집니다. 반대로 좋아하듯 끌어당기면 좋아집니다. 민망하게도(!) 저는 좋은 책을 만나면, 품에 꼭 안고, 입맞춤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마치 소중한 연인인 것처럼 잘 때에도 꺼내어서 곁에 둔다면, 우리는 자연스레 그 책을 펴보게 될 것입니다. 좋아하려고 마음 속으로 여러 번 그려보기 보다는, 직접 손으로 한 번 껴안는게 더 영향을 많이 끼칠 수 있습니다.

 

 작년 뉴스에서 소개된 사례로는, 동양에서 내려오는 말 "백견이 불여 일행" 이라는 말이 진실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험 결과는 간단했습니다. 아이들은 백 번 보는 것 보다, 직접 행동 하는 편이, 훨씬 친숙하게 느끼게 됩니다. 하다 못해서 주변에 책 밖에 없고, 앉아 있는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도서관에서 한 번 공부를 해볼까 하고 그냥 시작하게 되면, 공부 자체가 괴로운 일이 아님을 얼마든지 알게 됩니다. 저는 그냥 한 번 책을 펴보았다가 헉 벌써 100page... 라는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결코 집중력이 높아서 그런게 전혀 아닙니다. 그냥 펴서 보다보면, 그렇게 될 때가 있습니다. 한 번 시도해 보세요. 더 솔직한 다른 예를 들어보면, 연예기사 한 두개 보다가, 한 시간동안 웹서핑을 하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건 출발 행동부터 좀 자제하고, 진짜로 하고 싶었던 것은 오늘 꼭 시도해보세요. 작은 행동으로 인해, 우리의 인생이 바뀌어서, 훨씬 신나게 삶을 만끽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마법의 주문으로 리뷰 마칩니다! "오늘은 너무나 행복한 하루다!" / 2013. 10.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