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35 미카엘 라우드롭 - 덴마크의 영웅

시북(허지수) 2019. 12. 7. 18:45

 

 가끔 놀랄 때가 있습니다. 11년 전의 글이 검색에 잡혀서 방문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곤 합니다. 미카엘 라우드롭도 그 중 한 명이죠. 저는 가독성을 보완하고, 동영상을 업데이트 해야 하는 사명감(!)을 느낍니다. 하하. 그럼 어서 이야기로 떠나봅시다!

 

 미카엘 라우드롭, 덴마크가 배출한 슈퍼스타! 현역시절에 동생인 브라이언 라우드롭과 함께 덴마크 국가대표로 명성을 날리며 이른바 "라우드롭 형제"로도 유명합니다. 현재는 지도자로서 생활하고 있고요. 오늘은 그의 이야기를 (11년만에!) 갱신해 봅니다!

 

 프로필

 

 이름 : Michael Laudrup

 - (미카엘 라우드롭 혹은 미하엘 라우드럽 등으로 부릅니다. 네이버 표기에 따라 라우드롭으로 정해보겠습니다.)
 생년월일 : 1964년 6월 15일
 신장/체중 : 183cm / 78kg
 포지션 : MF / FW
 국적 : 덴마크
 국가대표 : 104시합 37득점

 

 미카엘 라우드롭, 덴마크의 영웅.

 

 미카엘 라우드롭은 10대 때부터, 덴마크 국가대표에 발탁될 정도로 재능있던 공격수였습니다. 빠른 발을 가지고 있었으며, 드리블 돌파에 능했던 뛰어난 유망주였습니다. 10대 때부터 덴마크 리그에서 1년에 24골이나 터뜨리는 등 굉장한 실력을 보여줍니다. 유럽 명문팀들이 대거 그에게 오퍼를 보냅니다. 그리고 곧바로 1983년, 촉망받던 이 10대 소년 미카엘은 덴마크를 떠나서, 이탈리아 세리에A로 무대를 옮기게 됩니다. 그를 잡은 것은 명문 유벤투스였습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유벤투스는 이탈리아의 명문팀이었고, 또한 선수층이 워낙 두꺼웠습니다. 미카엘 라우드롭이 제 아무리 실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10대 공격수를 유벤투스의 주포로 곧바로 기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유럽 주요리그에서는 실력이 뛰어난 훌륭한 선수들이 명문팀에서 후보선수로 벤치신세 전락하며 빛이 바래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습니다.) 결국 실력을 검증하는(?) 측면도 있고, 선수를 활용하는 측면도 있는 임대를 하게 됩니다. 미카엘 라우드롭은 유벤투스 이적 후, 곧바로 라치오로 임대되었습니다.

 

 보란듯이 라치오에서 바로 주전으로 맹활약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또한 미카엘 라우드럽은 이듬해 1984년, 유로 84에도 출장해서 덴마크를 무려 4강까지 이끄는 등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덴마크는 승부차기까지 가서 아쉽게 스페인에게 패했지만, 유로84에서 덴마크의 맹활약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라치오에서, 그리고 유럽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미카엘 라우드롭은, 1985년 라치오에서 유벤투스로 복귀하게 됩니다. 이제 강호 유벤투스에서 미카엘 라우드럽은 한 실력 보여주면서 활약하게 되었지요 :)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 당시 유럽에서 유일하게 월드컵 첫 출장하게 된 팀이 있었으니 바로 덴마크 국가대표팀이었습니다. 하기사 덴마크는 세계에서 면적 131위, 인구 108위 정도인 작은 나라입니다. 인구도 약 500~550만명 정도입니다. (일인당 GDP는 최고수준입니다만 ^^) 유럽으로 한정해 본다면, 대체적으로 인구와 축구실력은 어느정도 비례하는 경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첫 출장한 덴마크가 뭐 그리 잘할까 하는 우려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유로84 4강팀이니 무시못할 실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86년 월드컵 뚜껑을 열어보았는데...

 

 우루과이를 6-1 로 대파, 강호 서독도 2-0 으로 완파, 스코틀랜드에게도 1-0 승리. 헉... 3전 전승이었습니다. 특유의 공격적 템포의 축구로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도무지 월드컵 첫 출장한 팀이라고 보기 어려운 굉장한 파괴력을 자랑했습니다. (당시 서독은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멤버가 좋았습니다. 그런 서독마저 제치고 조 1위!) 그런데 덴마크는 이번에도 또 16강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원수(?)가 있었으니 바로 스페인이었습니다. 전반전에 먼저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기세를 올렸던 덴마크 였으나, 스페인의 에이스 공격수 부트라게뇨에게 무려 4골을 허용하면서 1-5 로 대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돌풍을 일으켰던 덴마크 축구는 아쉽게도 16강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작지만 강한 나라 덴마크의 파괴력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1989년, 20대 중반이 된 덴마크의 에이스 미카엘 라우드롭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무대를 옮깁니다.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한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그의 진가는 더욱 빛이 납니다. 미카엘 라우드롭은 호마리우, 스토이치코프, 과르디올라, 쿠만 등의 인기 슈퍼스타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었고, 바르샤는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팀으로 전성기를 누리게 됩니다. 리그 4연패를 달성합니다. FC바르셀로나에서 공격적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미카엘 라우드롭은 다채로운 패스를 선보이면서 수 많은 어시스트를 창조합니다. 어릴적부터 뛰어났던 드리블 실력도 좋았고, 강력한 슛을 날리는 등 실제로 골도 직접 넣기도 하면서 공격을 매끄럽고 아름답게 만들어 나갔습니다.

 

 아니, 그런데 대사건이 발생하고 맙니다. 1994년이었습니다. 미카엘 라우드롭이 바르샤의 숙적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게 된 것입니다! 세상에나... 바르샤 팬들은 경악했습니다. 우째 이런일이! 이 사건 이후로, 지금까지도 바르샤 → 레알마드리드 이적은 엄청난 비난(!)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루이스 피구 등)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미카엘 라우드롭은 필드를 아름답게 지휘하며 그 멋진 실력을 발휘, 레알 마드리드를 우승으로 이끕니다. 결과적으로 그는 개인으로는 프리메라리가 우승트로피를 5년 연속으로 들어올렸지요 :)

 

 왜 도대체 미카엘 라우드롭은 엘 드림팀을 버리고, 레알 마드리드의 앞잡이(!)가 되어서 바르샤를 울렸던 걸까요. 설에 의하면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첫째로는 요한 크루이프와 불화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둘째로 본인 스스로 "아무리 성공한다고 해도 같은 곳에 오래 있으면 환멸을 느끼게 된다" 라는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여하튼 바르샤 서포터들은 그의 이적을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고, 미카엘 라우드롭은 엄청난 비판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글쎄, 저 역시도 한 때 바르샤 티셔츠 입고 다니는 바르샤팬이고, 이 사건을 어떻게 봐야할지 감히 말하기 어렵습니다만, 사족을 붙이자면 꽤나 가슴아픈 일이라는 것. 한편으로는 개인의 새로운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기도 합니다. 배신자 취급을 받으면서 욕 무지 먹던 미카엘 라우드롭 이었지만, 성공과 편안함에 안주하고 싶지 않았던 그 마음하나만은 진심이라고 믿고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래도 조금 밉네요. (웃음)

 

 이후 미카엘 라우드럽은 일본 제이리그 빗셀 고베팀과, 네덜란드 리그의 아약스를 거쳐서 1998년에 현역에서 은퇴하게 됩니다. 1998년, 그의 현역 은퇴 무대는 바로 월드컵이었습니다. 덴마크의 두 번째 월드컵 참가이야기. 한 번 함께 보실까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미카엘 라우드롭도 이제 34살이 되었습니다. 모처럼 월드컵 본선에 덴마크는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만, 작은 나라들이 종종 그렇듯이(...) 덴마크는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미카엘 라우드롭에게는 이것이 선수생활 마지막 무대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각오가 남달랐습니다. 조별리그에서도 한 골을 넣었고, 덴마크는 간신히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면서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16강전부터 아프리카의 강적 나이지리아를 만났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우승도 했었고, 떠오르는 강호로 평판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맞붙어보니 나이지리아는 덴마크에게 밀리면서 1-4 로 대패하고 말았습니다. 덴마크는 멋지게 8강전까지 올라갔습니다.

 

 와우! 사상 첫 8강 진출이었습니다! 그리고 8강전에서 브라질을 만났습니다. 우승후보 브라질과 탈락후보 덴마크와의 8강전. 미카엘 라우드롭은 경기에 앞서서 남자다운 최후의 멘트를 날립니다. "나의 선수인생 마지막 상대가 브라질이라면 이렇게 멋진 일은 없다." 이것이 마지막임을 직감하고, 그는 각오를 다지고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여기서 소년만화처럼 덴마크가 이겼다면, 그것도 좋았겠지만... 하하.

 

 경기 시작. 선제골을 넣었던 것은 다름 아닌 덴마크였습니다. 불타는 각오가 남달랐던 덴마크였지요. 그러나 베베토, 히바우두가 전반에 연속으로 골망을 가르면서 경기는 2-1로 브라질이 역전하면서 앞서갑니다. 후반전, 덴마크는 축구지존 브라질과의 사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상대수비수의 실책을 틈타, 오늘 주인공 미카엘 라우드롭의 동생인 브라이언 라우드롭이 동점골을 넣었습니다. 2-2! 아직 경기는 모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브라질에는 왼발의 마법사 히바우두가 있었으니, 이윽코 히바우두의 멋진 롱슛이 덴마크의 골망을 끝내 가르고 맙니다. 3-2... 명승부 끝에 덴마크는 8강에서 탈락했습니다. 이 경기는 멋진 승부로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냈습니다. 최근에는 덴마크는 월드컵도 유로도 이름을 못 내밀고 있습니다. 덴마크의 도전은 그래도 계속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도 나름의 로망 아니겠습니까. 하하. 덴마크는 피터 슈마이켈 등을 앞세워서 대타로 참가했던 유로92에서 엄연이 우승했던 팀이기도 합니다. 작지만 강한 나라, 멋진 팀 그것이 바로 덴마크 국가대표팀입니다.

 

 미카엘 라우드롭은 현역 은퇴후에는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덴마크에서 감독생활을 5년간 하다가, 2007년부터는 프리메라리가의 헤타페 팀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헤타페 팀은 UEFA컵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거침없는 도전을 해나가다가, 끝내 얼마전 바이에른 뮌헨과 멋진 명승부를 펼친 끝에 아쉽게 8강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지도자로서의 미카엘 라우드롭의 새로운 도전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한편, 그의 아들들도 현재 덴마크 유소년 국가대표팀에 소속되어 있다고 하니, 과연 어떻게 커갈지 그것도 조금은 흥미롭습니다.

 

 현역시절, 유벤투스, FC바르셀로나, 레알마드리드 쟁쟁한 명문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미카엘 라우드롭, 그는 덴마크의 축구영웅이라고 높은 평가를 아낌없이 하고 싶습니다. 창조적이고 화려한 축구를 구사하던 멋진 명선수인 그는 분명 덴마크의 레전드였습니다. 부디 그가 앞으로도 명승부를 펼쳐나가는 멋진 지도자로서 대성하길 바라봅니다. 그는 수비적인 축구에 반발했던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졌으면 졌지, 결코 문닫고 축구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화끈하지요. 하하. 오늘 썼던 글은 어느 때보다 길어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사람은 꼭 멋진 명장이 되어주길 하는 개인적인 바람도 있고 해서 조금은 더 신경을 썼던 것 같네요. 언제나처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시대지요. 유튜브 영상 함께해 주세요!

 

 2008. 04. 30. 초안작성.

 2019. 12. 07. 가독성 보완 및 동영상 업데이트 / 축구팬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