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책

바위를 들어올려라 리뷰

시북(허지수) 2015. 7. 25. 11:08

 

 저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사상을 참 좋아합니다. 오래 전, 왜 일하는가 라는 책에서 그는 핵심을 매우 간단히 정리해 말하곤 했습니다.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 이런 식이지요. 그리고 이번 신간 바위를 들어올려라는 그 두꺼운 분량과는 다르게, 역시 기본적인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직하게 살아갈 것, 공과 사를 철저히 구별할 것, 선한 동기를 가질 것 등을 말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무엇보다 감탄한 것은 "철학의 힘"을 보여준 것에 있습니다.

 

 세라믹을 만드는 제조업을 오랜 기간 하다가, 오로지 철학에 의지해서 완전히 새로운 분야인 통신업에 뛰어드는 것을 볼 때, 사람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것이 기회다 라고 판단되었을 때는 무모해 보일만큼 과감하게 뛰어들고 밀어붙여 나가는 모습이 상세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임원들이 하도 반대를 하니까, 나중에는 찬성하는 사람 몇 명만이라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고뇌하는 그 모습에서 경영자의 길이 얼마나 고독하고 힘겨운가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 이 책에서 특히 와닿았던 대목을 몇 개 소개해 보겠습니다.

 

 저자 : 이나모리 가즈오 저 / 유윤한 역 / 출판사 : 서울문화사

 출간 : 2015년 04월 27일 / 가격 : 20,000원 / 페이지 : 528쪽

 

 

 스스로를 극단으로 내몬다는 것. "곤란한 상황을 만나도 결코 도망쳐서는 안 된다. 어려운 상황에 부딪혀 괴로워 발버둥치는 가운데에서도 어떻게든 이겨내야지 하고 절박한 마음을 먹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극단으로 스스로를 내몰아보라." (p.127) 이나모리 가즈오는 여유로울 때 떠오른 아이디어 보다는, 위급한 순간에 제대로 된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실현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필사적으로 매달려 보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주어진 일에 미쳐 있는 단계. 그런 단단한 마음가짐을 가질 때, 우리는 우직한 한 걸음을 "제대로" 걷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점에는 숨은 미덕이 또 있음을 알려줍니다.

 

 최대한 자신을 내몰아서 노력했다면, 자부심이 생긴다는 점. 이 때부터는 잘 되고, 안 되는 것은 하늘에 맡기는 수 밖에 없다며 내려놓는 마음이 따라온다고 합니다. 마음의 편안함을 얻는 비결이 다름 아닌, 극단으로 내몰며 일하는 자세에 달려 있다는 이야기는 마음 속 깊숙이 간직하고, 실천하고자 합니다. 사실은 이 점에서 매우 부끄러웠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대목을 생각해 보면 더욱이 스스로가 부끄럽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가, "아, 그때 좀 더 노력했어야 하는데" 이다. 이렇게 후회하거나 마음고생하는 처지가 되어서, 병이 생기기까지 한다. 그러므로 간단히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어중간한 노력입니다. 해야 할 것은 극단까지 노력해 보는 진지한 자세인 것.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꿈과 현실 사이의 거리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입니다. 여기서의 답은 명확합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멋진 결과를 거두려면 사소한 노력을 지루할 정도로 반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위대한 일은 사소한 노력이 꾸준히 쌓여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집중해야 할 것은 먼 꿈이 아니라, 오히려 오늘 사소한 노력을 게으르지 않게 쌓아가고 있느냐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지루하고 하기 싫을 때는 독창적인 궁리를 거듭해 보라고 권합니다.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 보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요. 저의 경우는 독서만 하기에는 심심할 때가 있어서, 여건이 될 때는 주로 좋아하는 배경음악을 틀어놓고, 음악을 즐기면서 독서를 할 때가 많습니다. 음악감상과 독서라는 두 가지 멋진 취미를 같이 하는 기분이 들어서 참 행복해집니다. 그리고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래의 비결은 몇 번이고 곱씹을 가치가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사소한 노력을 더해가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 속에서 독창적인 궁리를 계속해 개량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중소 영세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단 하나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p.103) 일본 100대 기업에 들어가는 대기업을 이루어낸 핵심 비결은, 하루하루의 사소한 노력과 개선하는 작업을 이어가는 것. 결국 철저한 기본이 가장 강조되고 있습니다.

 

 기본 중의 기본은 그렇다면 무엇일까요? "사고방식을 플러스"로 갖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물론 타고난 능력도 중요하고, 또 일에 헌신적으로 매달리는 열정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그러나 사고방식이 부정적이라면, 우리는 아무것도 이루어 낼 수 없다며, 먼저 어떻게든 할 수 있다 라고 자신감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때 중요한 것은 자신의 현재 능력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무엇인가를 시작하려 할 때에는 먼저 인간의 능력이 무한하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항상 자신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용기를 내서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p.223) 이 두꺼운 책을 한 줄로 요약해보며 이번 리뷰를 마칩니다.

 

 반드시 길이 열린다고 생각할 것. 하루하루 사소한 노력을 할 것. 스스로를 극단까지 내몰 것. 저는 잊지 않겠습니다.

 - 2015. 07.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