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힘. 2015년 6월 우리동네 도서관 선정 추천도서! 저는 이 책이 보자마자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시원시원한 그림과 예쁘고 담백한 코멘트들이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조금씩 여러 차례에 걸쳐서 빌려보았고, 때때로 그림에과 글에 많은 위안을 받곤 했습니다. 그 때마다 역시 예술은 참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술을 하는 친구에게 "선함"에 대해서 묻자 이렇게 답변이 돌아옵니다. 선함은 반드시 선함에게서만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악한 모습이 있는 양면적 모습 사이에서도 얼마든지 선택되어지는 것이라고. 그렇게 인간을 역동적으로 해석하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선택할 줄 아는 인간, 앞으로 가는 인간, 그 모습이 저는 좋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시꺼먼 그림은 강렬하게 한 방 먹이는 그림입니다. (p.287) 왜 이런 그림까지 실려 있을까요? 왜 김선현 선생님은 이 그림을 엄선하며 실었을까요? 죽음을 고찰하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메멘토 모리였던가요, 우리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 그렇다면 하루를 어떻게 맞이해야 좋은 것일까, 저의 젊은 날을 되짚어보면, 늘 그런 고민 투성이의 인간이었고, 해답은 종종 "즐겁고 기쁘게" 라고 명랑하게 나오곤 했습니다. 맑고 아름다운 정신의 J 선생님은 "사랑하면서 예쁘게 살기로" 결심하였는데, 어떤 선택이든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대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면 후회가 확실히 덜 남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야기 계속합니다.

 

 저자 : 김선현 / 출판사 : 8.0(에이트 포인트)

 출간 : 2015년 03월 02일 / 가격 : 18,800원 / 페이지 : 368쪽

 

 

 가장 기뻤던 대목은 여기 입니다.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실망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 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소설 빨간 머리 앤 중. 그림의 힘 p.233)" 그렇게 우리가 무엇인가에 대하여, 기대하는 마음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는 표현이 저는 좋습니다. 예컨대 영화관에서 조명이 꺼지면서 영화가 막이 오르는 대목이 좋습니다. 처음 보는 책에 선물받은 소중한 책갈피를 끼워넣으며 한 글자, 한 줄씩 읽어내려가는 그 순간이 좋습니다. 실망하면 뭐 어떤가요. 그래도 힘을 내고, 다음으로, 그 다음으로 가는 그 느리고 정직한 한 걸음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머리만 빠른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점을 이번 시간에 꼭 반성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 보일까, 어떻게 하면 적절한 변명을 댈 수 있을까를 빠르게 생각하는데 능했습니다. 그렇게 관계를 대하다보니, 이제껏 좋은 친구도 몇 명 사귀지 못했습니다. 마음 먹은 것을 해내는 힘은 한없이 허약해서, 중도 포기한 것은 이루셀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배웁니다. 그래도 괜찮아. 그런 자신도 사랑하고, 하루를 성실함으로 채워넣어보라고 위로를 받습니다. 자꾸 가식으로 덮지 말고, 내어놓고 울어봐도 좋다는 것.

 

 오래된 성당 사진 (p.251) 을 통해서 내가 얼마나 현재와 떨어져 있었고, 과거와 가까웠는지를 되짚어 보는 시간도 귀중했습니다. 다행히(?) 이제는 현실과 매우 근접한 사진을 골랐는데요, 여전히 좋았던 과거를 부러워 하는 모습도 있었으니, 이제 마음을 잡고, 오늘의 현실을 바라봐야 함을 깨닫고 마음을 조용히 추스르게 됩니다. 뚜렷한 것을 바라보고, 할 수 있는 영역을 바라보고, 오늘을 살게 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분류가 특이한데요. 미술이면서도, 자기계발의 영역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하여튼, 좋은 책이니 홍보를 대신 열심히 꼭꼭 하고 싶습니다. 추천!

 

 마음챙김의 개념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현실에서 지금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렇게 살아가다보면,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수면의 질이 높아지며, 혈압이 내려간다고 밝혀졌습니다. 여기에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 하나 보태자면, 저도 열심히 글읽고, 글쓰고, 피곤한 상태에서 곧장 잠이 들면 깊이 자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음 날도 개운해지지요. 반대로 행동은 안 하면서, 괜히 걱정으로 누워있다보면 잠도 안 오고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는 안 좋은 패턴이 발견되곤 합니다. 어머님이 아프셔서 의학 정보를 최근 가까이 접하게 되는데요. 의사 선생님은 세련되게 표현해 주곤 합니다. 혹시 종종 뒷목이 뻐근하고 한거 말이지요? 그거 요즘 많은 경우에 스마트폰 자꾸 봐서 그런 거니까, 스마트폰은 가급적이면 덜 만지도록 하세요. 어쩌면 아예 없는 게 신체건강에는 더 도움이 많이 될테니까요. 얼마나 뜨끔했던지요!

 

 김선현 선생님의 당부 말씀을 오늘은 꾹꾹 눌러놓고 싶습니다. "일할 수 있게 허락된 매 순간을 소중히 하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전념하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그 가운데 어떤 변화나 희망도 생기지 않을까요."

 

 둘째로, "살아갈 가치가 있는 삶은 바로 검토하는 삶이라는 것! 나를 들여다보고 스스로의 삶을 검토함으로써 마음의 균형을 찾아보자는 것" 이처럼 나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건강한 자기애 라고 부를 수 있겠네요. 저도 여기에는 조금은 자신이 있습니다. 이제와 되돌아보니 꽤 많이 걸어왔구나 싶은겁니다.

 

 말하자면, 책 리뷰 100개, 영화 리뷰 한 200개, 축구 이야기 한 300편, 뭐 그런 식으로 쓰고나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쓰고 싶어집니다. 남들의 어떤 "반응" 보다는, 내가 정직하게 써내려갔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 그래야 나중에 읽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글이 되겠지요. 시류나 유행에 휩쓸리거나, 편승하는 것이 어쩐지 싫었습니다! 자기만의 길을 가는 예술가 같은 스타일이 좋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이 대목은 제게 "큰희망" 그 자체였습니다.

 

 "어떤 영향이든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요. 두려워 말고 인생을 그려봐요. (p.360)"

 어머니가 양극성 정동 장애 (조증 삽화가 현저했던 제1형), 이른바 조울병으로 무척 괴로웠던 수 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신 장애 등급을 받았고, 사회 복지 관련 바우처 카드를 받았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정신건강의학 관련된 서적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긴 싸움에서 이제는 절대로 지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그러면서도 자기관리를 위해서 남는 시간에는 다양한 영화도 보고, 여가 활동을 여전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요. 19세기 인상주의 시대에 체념하지 않고 여성으로서 활약한 베르트 모리조 같은 예술가가 있습니다. 나는 한 해 수백만원의 병원비 앞에서도, 그 무엇에도 체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가족이 힘을 합치고, 국가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이겨나갈 가능성 앞에 다시 서는 것입니다.

 

 여전히 세상은 반짝반짝 빛이 나므로, 즐거운 일들이 펼쳐질 것이므로, 내일에 대해서 기대할 수 있으므로.

 그런 행복함을 상상하면서 이 글을 마무리 하면 좋겠다 싶습니다. 꼭 우리 힘을 내며 버텨나갑시다. / 2016. 06. 04. 리뷰어 시북

 

by 시북 2016.06.04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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