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시 2011년도 강의의 내용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15분의 이야기들, 그 매력 속으로 빠져봅니다.

 ※ 6회 원본 강의 주소를 함께 첨부합니다. 아래 본문은 제 느낀 바대로 편집 및 요약되어 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DPapoMGWSHY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나라의 세금이 공평하게 제대로 걷혀져서,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르게 쓰이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 손 들어봐주시겠어요? 아무도 없으시나요? 강연을 여러차례 했음에도, 손을 번쩍하고 높이 드시는 분을 보지 못했습니다. 왜 이렇게 된걸까요.

 

 나라는 세금을 거둬들이는 세입과 세금을 쓰는 재정지출이 있습니다. 세입부터 살펴볼께요. 삼성특검결과 이건희 회장의 공식비자금 규모가 4조5천억으로 밝혀졌습니다. 상속세 얼마나 냈을까요, 단 한 푼도 안 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씨가 수조원대의 자산가가 되어서 삼성그룹을 승계하는 과정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낸 세금, 증여세 16억원이 전부입니다. 삼성그룹 뿐인가요. 한화, 씨엔우방, 신한그룹, 태광그룹, 심지어는 금융기관인 신한지주회사, 국세청장들까지 수십억, 수백억, 수천억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밝혀졌고요.

 

 그런데 이분들에게 명백한 탈세혐의가 적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푼의 가산세도 물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 지하철, 기차 무임승차 하면 몇 배인지 아시죠? 30배 입니다. 저도 최근에 알았는데요. 급식을 공짜로 먹으면, 음식을 훔쳐먹는 도식을 하면, 이 때는 50배 과태료 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작은 무임승차에 대해서는 칼같이 수십배의 과태료와 벌금을 매기면서, 명백한 탈세혐의에 대해서는 세금 한 푼 물리지 않고 있습니다.

 

 또 어떻습니까? 부동산보유세, 실효세율이 0.1% 정도입니다. 미국의 경우는 1.15%나 되고요. 부동산 양도차익거래의 95%는 사실상 과세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부동산 임대소득 주변에 제대로 신고하시는 분들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주택양도차익을 예를 들어 6억을 남기면 단 한 푼의 세금이 없는데, 우리가 연봉 수천만원을 벌게 된다면, 1년에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포함해서 넓은 범위의 세금을 수백만원씩 내게 됩니다. 주식으로 대박을 쳐서 1억원의 차익을 남겼을 때도 단 한푼의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각종 부패 비자금의 원천인 건설은 어떻습니까. 공공건설사업이 한 해 100조원 규모 이상으로 벌어지는데, 비자금 규모가 10조에서 20조 규모는 거뜬히 될 것이며, 탈세규모만 해도 수조원에 이릅니다. 간이과세제도를 이용한 자영업자들의 탈세도 굉장히 심각합니다.

 

 지하경제규모는 또 엄청나서, 남유럽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보다 지하경제규모가 더 큽니다. 최소한의 조세형평성도 무너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는 2008년에 경제 위기 극복을 한다며 감세정책안을 내놓았습니다. 이른바 부자 감세지요. 감세정책은 기본적으로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이것이 국세수입의 3대 축인데요. 이 3대 축 가운데, 직접세인 소득세, 법인세를 깎아주는 정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안그래도 취약한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상속세 같은 것들을 대폭 깎아줬습니다. 취등록세도 감면해줬습니다.

 

 정말 우리가 감세정책을 할 만한 상황이었을까요? 소득세율을 따져보면 뒤에서 두 번째 입니다. 감세정책의 원조나라인 미국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두 배 정도 되고요. 복지선진국이라고 하는 핀란드, 스웨덴 경우에는 50%가 넘는 세율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세율이 얼마나 높다고, 여기에서 더 깎아버린 걸까요.

 

 이번에는 법인세율을 보겠습니다. 얼마 전 신문에서, 삼성이 한국을 떠난다면 이라는 칼럼이 있었습니다. 주요 논거 중에 하나가 법인세율이 높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보시면 한국은 OECD국가들 가운데 뒤에서 9번째 수준 밖에 안 됩니다. 낮은 수준이었던 겁니다.

 

 또 우리보다 법인세율이 더 낮은 나라들을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는데요. 터키,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우리 보다 잘 사는 나라들인가요? 세율 멋대로 낮춘다고 다 좋아지는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오히려 우리보다 경제력이 높은 수준의 나라인 미국과 일본이 법인세율이 가장 높은 나라들입니다. 그들 나라에서 기업들이 경쟁력이 없습니까? 아니지요.

 

 그렇다면, 감세정책을 한 결과 어떻게 되었을까요? 감세정책의 목표 중 하나가 서민경제 지원이었습니다. 상위 5분위, 즉 상류층의 세금부담은 이리하여 2008년 이후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하위 40%의 세부담은 반대로 2008년부터 현저하게 올라갔습니다. 그러면, 살림살이에 쓰는 돈은 어떨까요?

 

 (당시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한국은 복지선진국 수준에 들어섰다고 말했고, 장관이 복지를 동남아에서 선탠하듯이 즐기고 있다라고 말했고,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복지수준이 과도해서 곧 나라가 망할 것처럼 심각한 포퓰리즘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또 살펴보면 OECD국가들 가운데 한국의 복지지출 수준은요, 꼴찌입니다. OECD평균이 21% 인데, 우리는 그 1/3인 겨우 7%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반면에 우리가 가장 많이 돈을 쏟아 붓고 있는 데는 토건, 개발 사업입니다.

 

 2006년에 20조원이던 공공건설 토목사업 발주액이, 2009년에는 약 51조원까지 늘어납니다. 예산을 많이 쓰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 들어와서 공공부채는 약 410조원 늘어났습니다. 현 정부가 과거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비난했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늘어났던 공공부채가 합해서 약 300조원인데요. 그거보다 100조원 이상 많은 공공부채를 2009년 이후로, 단 2년만에 급속도로 늘어나게 되버린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이들의 돈들이 다 어디로 갈까요,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들이 어디로 갈까요. 다 강바닥에 쳐박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 젊은 세대들이 88만원 세대로 전락해있는 이런 상황에서, 더 큰 충격이 저 멀리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의 쓰나미 입니다. 5년, 10년 정도 지나면요, 굉장히 큰 충격이 될 것입니다. 알려져있듯이 출산율 188개국 가운데, 186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령화 속도, 일본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데 36년 걸렸는데, 한국은 27년 밖에 걸리지 않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그리고 우리 젊은이들이 앞으로 각종 부양해야될 노인/청년 부양비율이 2020년, 2030년에 이르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어 있습니다.

 

 자, 우리 젊은이들이 이미 88만원 세대로 전락해있지요. 현 정부 공공부채 확정채무만 1200조에 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부동산 거품도 꺼지지 않은 나라에서, 공공부채도 잔뜩 늘려놓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요? 저는 나라 살림살이의 틀을 바꾸자고 주장합니다.

 

 그 틀을 어떻게 바꾸느냐? 시간관계로 자세하게 여기서 모든 과정을 설명드릴 수는 없지만, 조세 부분을 개편해, 세입 규모에서 50조원을 추가로 거둬들일 수 있고요, 세출은 불효불급한 토건 사업의 규모를 구조조정한다면, 약 50조원의 추가 세수를 마련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합하면 100조원에 이르게 됩니다. 이 100조원으로요, 지금은 중학교 때까지 의무교육이 되고 있지요. 이것을 국공립대학까지 무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5.5조원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조세개혁이 제대로 된다면, 5.5조원이 큰 돈이지만,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도 우리가 4대강 강바닥에 약 22조원, 국공립대학 교육을 무상으로 할 수 있는, 14년치의 등록금을, 강바닥에 퍼붓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대학생들은 (사립대 기준) 세계에서 매우 높은, 살펴보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대학등록금을 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사립대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 사립대 등록금은 미국의 국공립대학 등록금보다 더 비싸고요. 간단히 말해, 우리는 세계 최고수준의 등록금을 내고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졌는가? 우리가 고등교육 재정지출을 저렇게 형편없이 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정부가 쓸 돈을 쓰지 않고, 사립대들이 전체 대학의 80%를 차지하는데 서열구조에 안주해서, 등록금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대학생과 그 학부모들이 등골이 휘면서, 막대한 희생을 치르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나라 살림살이의 근본적인 틀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10년, 20년이 지나도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저는 그 변화를 위해 조그만한 씨앗을 뿌리는 심정으로, 세금혁명당을 제안했고요, 지금 6천명이 넘는 분들이 가입해 있습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은 물방울 입니다. 그런데 물방울 들이 모여서 결국 강물을 이루고요, 그렇게 바다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빗방울이 떨어지면 언젠가는 바위를 뚫습니다. 세금혁명당은 열려 있습니다. 함께 오셔서 강물이 되고, 바다를 이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7월 6일자 오늘의 영감 - 선대인 소장님의 강의 이후로,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이 나라를 청년들이 헬조선, 지옥불반도라고 칭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석훈 경제학자에 의해, 88만원 세대는 고발되었고, 이제는 최저임금도 지켜지지 않는 나라임을 많은 이들이 알고 비판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저임금이면서도, 매우 위험한 노동에 내몰리는 이 땅의 청년들이 얼마나 안타까운가요. 또는, 저임금이라서 장시간 노동해야 하는 고통은 얼마나 쓴가요.

 

 가난이 되물림 되고, 계층간 이동이 단절되면, 그 다음은 망국이 시작된다고, 저는 청춘의 시기 때, 책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책 제목도 기억나지 않지만, 내용만큼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작고한 신영복 선생님은 변방을 강조하시곤 했습니다. 변방에서 좋은 물결이 일어나고, 개혁의 깃발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그 이야기들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습니다.

 

 나라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이제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싫었다는 제 친구는 지난 선거에서 그래서 제3의 당을 찍어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당도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희망은 어디에서 발견해야 할까요. 한 사람, 한 사람을 그래도 희망이라고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복지선진국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라의 살림살이도 결국은 잘 아껴쓰고, 쓸데없는 것에 손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2020년까지도 불과 수 년 남았네요. 경제가 어려워서 범죄자가 되었다는 참혹한 뉴스를 더는 보지 않기를 희망해봅니다.

 

by 시북 2016.07.06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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