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선생님의 신작이니까, 표현의 기술을 별다른 고민도 없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뭐가 담겨 있지? 그런 식이지요. 책의 표현 한 대목이 정말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느 누리꾼의 말이었지요. 나는 진보 보다는 "권력의 개들을 제압할 줄 아는" 자유를 이야기 하는 유시민이 더 통쾌하다는 것이죠! 명확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유시민 선생님의 문체도 참 마음에 듭니다. 표철 논란에 대해서도 너무 솔직합니다. "제가 가진 지식과 정보 중에 스스로 만든 게 얼마나 되나 생각해 봤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거의 없더군요. 지식과 정보만 그런 게 아닙니다. 글 쓰는 데 동원하는 어휘도 누가 만들었는지 알 도리가 없고, 즐겨 쓰는 표현과 문장도 사실은 다 어느 책에선가 본 것이에요."

 

 이 석 줄의 문장이 저를 얼마나 자유롭게, 또한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었는지 모릅니다! 매우 감사해요. 저도 같은 비판을 절친에게 몇 번씩 받아왔습니다. 블로그 주 카테고리였던 축구이야기에는 아예 해외에서 번역해 가져온 글이라고 미리 못 박아 놨을 정도에요! 그럼에도 절친은 계속해서 물었습니다. 한국사 이야기는 완전 최태성 선생님꺼잖아! 영화 이야기는 영화 속 표현을 누설해서 글로 남기고, 이번에는 세바시 프로젝트 까지 그럴 꺼냐! 저는 완전히 방어모드로 일관하면서 겨우 조그맣게 반박하죠. 그래도... 오롯히 글로 남겨놓고 싶어서... 이래저래 주눅이 확 들었습니다.

 

 실은 그 뒤로는 평소 글쓰는 블로거라는 말 잘 안 합니다. 다만 매일 글을 남기려고 홀로 다짐할 뿐이었죠. 그러다 이처럼 유시민 선생님의 너무 반가운 표현을 본 것입니다. 남의 이야기라도, 잘 발췌 요약할 줄 안다면, 나쁜 게 아니야, 대신에 남의 것이라고 꼭 표시를 해두렴. 그 정도라면 용기 백배 입니다. 꽤 많이 해와서 능숙하니까요. 이제 블로그 약 10년차, 계속 훈련해 쓰기의 달인이 되어보겠어! 랄까요. 아, 아직도 유머는 능숙하지 못하네요!

 

 저자 : 유시민 / 그림 : 정훈이 / 출판사 : 생각의길

 출간 : 2016년 06월 08일 / 가격 : 16,000원 / 페이지 : 368쪽

 

 

 그럼 왜 쓰는가? 에 대해서 제 나름의 답을 해보려 합니다. 한 권의 책에 대해서, 혹은 한 편의 영화에 대해서 리뷰의 형식을 빌어서 이야기를 남겨놓으면, 그것으로 더 몸 속 깊이 세포에 남는다는 느낌이 저는 참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영화를 열심히 보았지만, 정작 기억을 더듬어 떠올리려 한다면, 당황스럽게도 별로 떠오르는게 없다는 것을 깨닫지요. 인간 기억력이 가지는 맹점 같은 겁니다. 그럴 때, 과거에 써놓았던 리뷰를 찾아서 한 번 더 읽어보면, 아 그땐 그랬지! 그런 내용에서 감명 받았었지! 라고 조금은 쉽게 접근할 수 있지요.

 

 이건 일종의 우표 수집가가 우표를 모아서 혼자 뿌듯해 하는 것과 비슷한 감정일테죠. 나만의 소중한 도감을 채우고 완성하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한 권의 좋은 책, 한 편의 깊은 영화 속으로 침잠해(*=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서 깊이 사색하거나 자신의 세계에 깊이 몰입함) 들어가는 것이 저는 행복합니다. 요즘에는 아예 영화를 보면서도, 아 이 대목을 리뷰에 담아봐야지 할 때도 종종 있으니까요.

 

 이 책에서 발견한 그런 대목들 아! 이거다 싶은 표현들을 소개하자면, "저는 자유롭게, 그리고 정직하게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경제적으로 타인에게 의존하지 말아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의존하면 비굴해지거든요. 마음 내키지 않는 글을 써주면서 돈을 받는다면 작가로서 서글퍼진다는 것! (p.27)" 저는 전업작가의 경험은 없기에, 글을 일하는 시간 외에 따로 내어서 씁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쓰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자유롭게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여행 같다는 생각입니다. 아 내가 이런 것을 좋아하는구나! 라고 발견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부자로 살아갈 욕심은 적지만, 좋은 책과, 좋은 영화를 옆에 두고 살아가고 싶은 욕심은 많습니다. 아! 저는 욕심쟁이!

 

 악플에 대해서 대처하는 방법은 정훈이 만화의 3컷을 보고 엄청 웃었습니다. 저도 보통 저렇게 대응하거든요. 관심에 감사합니다 ^^ 라고 해놓고, 이모티콘 달지 말까나... 이러고. 물론, 다른 분들에 비하면 매우 청정한 블로그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인터넷 활동을 하면서 타고난 운이 무척 좋은 편입니다. 예전에는 제 블로그가 비난을 받자, 누군가 대신 와서 제 대신 실드를 쳐주는 실로 훈훈하고 감동적인 장면도 있었기에, 나는 악플에는 신경쓰지 않고, 내 길을 가자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오만해 보일 수 있겠지만, 무관심에도 상처받지 말고, 글을 꿋꿋히 쓰자 라고 욕심을 내보기도 하지요. 때가 되면, 누군가가 읽어주시겠지 라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정신승리법이네요 :)

 

 이 책에서 공감을 표하고 싶은 대목 두 가지 정도를 가져오고 리뷰를 이제 마치려 합니다. 참 재밌게 금방 읽었습니다. 유시민 선생님! 매년 흥미롭고 재밌는 글 내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바꾸려면 우리 자신이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덜 어리석어져야 합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덜 어리석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는 누군가가 있어서 내 글을 읽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슴에 품고 말입니다. (p.102)"

 

 "책을 많이 읽는 데 집착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단 한 권을 읽더라도 책 속으로 젖어 들어야 합니다. 내게 재미있는 책,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책, 내가 감동받는 책을 읽으면서 사는 게 최선입니다. 보고 싶은 것만 듣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독서보다는 기대하지 않았던 것을 만나고 평소 생각하던 것과는 다른 이야기도 듣는 독서가 낫습니다. 날이 갈수록 귀하게 다가오는 것은 배움보다 느낌이었어요. 느끼는 책 읽기에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날 저는 움직이기로 결심했습니다. 오래되었지만 꼭 읽고 싶었던 한 권을 공공도서관 지하서고에서 용기내어 빌려옵니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입니다. 내게 알맞는 좋은 책들을 읽으면서 살아가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에 얼마나 또 크게 감동받았는지요. 무명블로그라도 얼마든지, 정말 얼마든지 괜찮으니까, 계속 열의 있게, 하루 한 걸음씩 꾹꾹 써내려가고 싶습니다. / 2016. 08. 22. 무명! 리뷰어 시북.

 

by 시북 2016.08.22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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