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영화 아일랜드 (The Island, 2005) 리뷰

시북(허지수) 2016. 8. 25. 00:53

 

 인간 복제를 테마로 하고 있는 2005년 영화 아일랜드를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극중에서 홍체 인식으로 집안의 대문을 여는 씬이 있었는데요. 요즘 TV 광고로 2016년 홍체 인식 스마트폰이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어서, 그 교차점이 흥미로웠네요.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전기 자동차 라든지, 무인 자동차 라든지, 여러가지 오랜 연구 개발의 결과물이 하나씩 등장하겠지요. 그 중에서 돋보이는 것은 역시 평균수명의 대폭 연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오래 살 수 있게 되었지요.

 

 그리고, 마침내 극소수의 부유층들은 신의 영역에 도전합니다. 필요한 장기를 내가 필요한 순간에 이식할 수만 있다면? 그 때를 대비해서 세포를 잘 보관하고, 유지시킬 수 있기를 원합니다. 이 위험천만한 프로젝트에 막대한 돈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복제인간으로 자라난 주인공들에게 초점을 맞춥니다. 참 멋진 링컨은 이렇게 묻습니다. "왜?" 호기심왕 답습니다. 그리고, 매력적인 조던양과도 친하게 지내지요. 이런 것들은 사실 인간의 통제를 아슬아슬하게 넘어서고 있습니다. 즉, 근본적으로 인류가 복제된 인간을 자유롭게 통제하기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사실 복제인간 회사는 고객들을 상대로 사기를 쳐왔습니다. 당신의 장기는 식물인간의 형태로 유지되어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말이에요. 그러나 극중의 표현은 꽤 재밌습니다. 식물인간의 형태로는 장기들이 살아 숨쉬지 못하고, 건강을 잃어버린다는 겁니다. 그래서 결국 이들은 매우 위험천만한 일을 벌입니다.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거지요. 복제인간들을 차례대로 깨어나게 만든 후, 이들을 정해진 일들을 하고, 일과를 감시 감독하게 됩니다. 물론, 이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영화는 대형 사고가 일어나게 됩니다.

 

 링컨과 조던의 탈주가 이어지지요. 복제인간 회사는 한편으론 그동안 꼼수를 써왔습니다. 너희들 지루하더라도 조금만 참고 지낸다면, 지상천국과도 같은 멋진 공간 아일랜드로 가게 되니까, 그 때까지 희망을 가지고 즐겁게 버티라고 희망고문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링컨은 첫 번째로 깨닫게 되었지요. 아일랜드? 그런 것은 헛소리일 뿐이야, 아일랜드로 간다는 것은, 곧 복제인간의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하고 말았거든요. 다소 허술했던 보안이 문제였습니다. 지하벙커에서 2,500명이나 되는 복제인간 인력을 제한된 소수가 관리하기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죽음을 넘어서, 지하 벙커에서 탈주한 링컨과 조던은 황량하고 드넓은 세계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운좋게도 좋은 친구의 도움을 받아서 자신의 스폰서, 다시 말해 자신의 실물을 만나러 LA행 기차를 타게 됩니다. 세상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기 때문에, 조던 양이 각종 여자 옷에 대해서 매우 관심을 나타내는 대목은 참 웃긴 장면이었습니다. 소녀 수준의 호기심 앞에, 예쁜 옷들이라니! 이런 것들은 일종의 본능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한편 매우 놀랍게도 링컨은, 회사에서 주입되지 않았던 기억이 뇌에 들어 있음이 밝혀집니다. 그는 운전을 멋지게 할 줄 알았으며, 심지어 라틴어 단어까지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수년 동안이나, 가짜 기억을 주입 받아왔지만, 뇌는 자연스럽게 발달되면서, 요트를 그릴 줄 아는 등 자신의 실물을 완전히 빼닮아 갔던 것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자신의 실물과 1대 1로 마주하는 장면이 압권입니다. 제 3자가 보기에는 도저히 누가 진짜인지를 알아볼 수가 없었으니까요. 복제인간 링컨은, 번개같은 아이디어로 자신의 실물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영화는 마지막으로 가면서, 흑인 특수부대원이 복제인간 회사를 완전히 배신하면서 매우 극적인 전개를 맞이합니다. "저들도 사실은 사람이 아니냐?" 라고 묵직하게 한 마디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 곳 회사에서는 복제인간을 제품으로 부르기만 했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네요. 그렇게 이 회사는 완전히 박살나고, 흰 옷을 입은 많은 복제인간들은 자유를 맞이하게 됩니다. 가짜가 아니라, 진짜 가능성의 땅 아일랜드로 진입하게 된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조던 역의 스칼렛 요한슨양이 참 예쁘게 나오는데, 그런 어여쁜 처자와 함께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꿈에 그렸던 아일랜드"임을 영화는 메시지로 던져주고 있습니다. 반짝이는 햇살 아래의 입맞춤이 아름다웠습니다. 하루, 거기에 천국의 비밀이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살기 위해서 무슨 일이든 저지른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토록 추락할 수 있는 것이 또한 사람의 윤리의식 입니다. 나 하나 살아남기 위해서, 각종 독한 말들과, 정당하지 않은 일들을 선택하지 않기를... 위험한 미래가 다가오더라도, 끝까지 바른 선택을 하면서, 자신을 아끼고, 남을 도우며 살아간다면 참 좋겠습니다. / 2016. 08. 25.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