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책

유혹하는 글쓰기 리뷰

시북(허지수) 2016. 9. 2. 10:49

 

 스티븐 킹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영화 때문이었습니다. 쇼생크 탈출, 미스트, 샤이닝, 그린마일 등 다양한 영화의 원작이 바로 그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많은 소설을 쓰면서 세계적 작가라는 것도 이 책을 읽게 된 동기였습니다. 스티븐 킹의 글쓰기 비법을 천천히 읽어보고 싶었지요. 특별한 비법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네요. 자 이제부터 그 창작론의 대비결을 소개합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래서 꼭 알아둬야 하는 비법!

 

 "글쓰기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귀중한 교훈들은 스스로 찾아 익혀야 한다. 이런 교훈을 얻는 것은 서재문을 닫고 있을 때가 대부분이다. (p.293)" 다르게 써본다면, 자기만의 세계에서 한 권, 한 권, 곱씹어서 읽어보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글이 마음에 들든, 안 들든 가능한 자꾸 써봐야 합니다.

 

 저자 : 스티븐 킹 / 역자 : 김진준 / 출판사 : 김영사

 출간 : 2002년 02월 20일 / 가격 : 12,000원 / 페이지 : 358쪽

 

 

 글쓰기의 목적에 대해서는 제법 감동적이었습니다. 저자는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기 위해서 글을 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행복해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글을 쓰고 있노라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인데, 사실 꽤 공감이 갔던 대목입니다. 저는 블로그에서 약간의 글쓰기를 해오고 있지만, 한 편의 포스팅을 마치고, 발행하는 순간이 제일 기쁩니다. 언젠가 누군가 읽어주시겠지 라는 생각에 괜히 혼자 들뜨곤 하지요. 그래서 저는 오래 놔둬도 유익한 글을 발굴해 나가는 게 참 기쁜 일입니다.

 

 발굴이라! 스티븐 킹은 소설 쓰기를 화석을 건져 올리는 일에 비유하곤 했습니다. 화석을 찾은 후에, 고스란히 잘 캐내는 행위가 소설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도 미리 정해놓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저 주인공들이 원하는대로 밀어붙여가면서 소설을 쓴다는 것입니다. 아! 그래서 뻔한 결말이 나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추리소설이라면 역시 반전이 있는 것도 좋은 일일테니까요. (가령, 쇼생크 탈출, 미스트 같은 영화는 후반부가 너무 매력적이고 인상적이었습니다.)

 

 글쓰기에서 주의사항도 있었는데 저는 이 점이 참 마음에 와닿았네요. "정말 심각한 잘못은 낱말을 화려하게 치장하려고 하는 것으로, 쉬운 낱말을 쓰면 어쩐지 좀 창피해서 굳이 어려운 낱말을 찾는 것이다. 그런 짓은 애완 동물에게 야회복을 입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애완 동물도 부끄러워하겠지만 그렇게 쓸데없는 짓을 하는 사람은 더욱더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p.141)" 저자의 시원스러운 일갈 정도 됩니다. 쉬운 단어로, 읽기 쉬운 글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원칙은 저도 소중하게 공감하고, 잘 따르려고 합니다. 평이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쓰기 입니다.

 

 이 책 유혹하는 글쓰기 - 창작론의 핵심을 잘 요약해 놓았습니다. "작가가 해야 할 일은 자기 연장통 속의 연장들을 사용하여 각각의 유물을 최대한 온전하게 발굴하는 것이다." 결국 자기가 잘 아는 이야기를 마음 껏 써보라는 소리로도 들렸습니다. 물론, 때로는 자료 조사도 필요하고, 자기가 잘 모르는 미지의 분야도 다룰 수 있어야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자기의 스타일 대로, 스토리를 밀고 나가는 것이 소설 쓰기라고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책 앞부분에 나와있는 제법 긴 이력서, 스티븐 킹이 성공하기 까지 자서전 형식으로 쓰여있는 글에서는 희망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 이런 거장도 처음에는 그렇게나 많은 거절 쪽지를 받는 거구나. 그래서 거절에 실망할 필요는 없는거구나를 유쾌하게 배웠습니다.

 

 글쓰기에서 최선의 능력을 발휘하려면 연장통을 골고루 갖춰놓는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연장통을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팔의 힘을 기르는 것이 좋다는 것이지요. 힘겨운 일이 생기더라도 버텨내고, 다시 필요한 연장을 집어들고 곧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

 

 저는 몇 가지 연장이 생각났습니다. 작업용 음악 같은 도구가 떠올랐고, 늘 가방에 함께 있는 한 권의 책을 떠올려보기도 했습니다. 어찌되었던 글쓰기에는 다양한 도구가 필요하네요. 제일 좋은 도구는 책을 꾸준히 읽고, 또 꾸준히 쓰면서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이라 생각해 봤습니다. 그렇게 즐겁게 글쓰기를 해나갈 때, 삶은 더 밝아지리라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즐겨 쓰는 카프카의 매력적인 문장을 남겨놓으며, 이번 리뷰 마칩니다. "작가라는 존재는 책상에 의존한다. 광기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절대 책상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 책상과 책을 가까이 하는 독자이자, 작가가 되기를! / 2016. 09. 02.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