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열두살 샘 (Ways to Live Forever, 2010) 리뷰

시북(허지수) 2016. 11. 4. 03:08

 

 열심히 글쓰기, 영화보기를 해나가다가 마침내 잠깐 한계반응이 오고 말았습니다! 해야 할 리스트는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자신감이 바닥나 버린거지요. 이럴 때는 웃으며 버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무한도전, 런닝맨, 나혼자산다 등의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해가며, 시간을 견뎠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책 속에서 답을 발견합니다. "이 길은 말이야, 인생과도 같단다. 비가 올 때도 있지만, 또 활짝 갤 때도 있어. 하지만 더 가다 보면 또 비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지. 중요한 건 계속해서 달리는 거야...(꾸뻬 씨의 인생 여행 중에서)"

 

 열두살 샘 이라는 멋진 영화는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불공평할 수가 있지? 난 백혈병이라고 해! 왜 신은 어린 아이들에게 병을 주는 걸까? 정답이 없는 질문! 저도 참 아팠던 어린 시절을 보내서 같은 질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리를 제대로 쓸 수 없었던 몇 년이 있었고, 그 덕에 조금은 특이한 가치관을 가질 수 있었으며, 책과 도서관에 중독(!)되어 있습니다. 영화에서 긍정적인 녀석인, 샘은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해 보기도 합니다. 사실은 냉정히 말해 이유랄 것도 없지요. 인생은 본디 불공정한 경주인 게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각자의 재능에 감사하면서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결론이 제 오랜 소신입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면 후회하지 않아!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보자! 이 때부터, 샘의 인생은 참 많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너무나 신기한 일인데, 저도 일기장에 적어놓았던, 메모장에 남겨놓았던, 하고 싶었던 일들이 많이 이루어 졌습니다. 우주가 도와줘서 그런 것은 당연히 아닐테고요. (웃음) 말하는대로, 적어놓은대로 사람의 인생 문이 열리는 것을 믿게 됩니다. 별일 없이 산다고 말할 수 있다면, 정말 별일 없답니다. 그렇게 건강해 질 수 있다는 것.

 

 혹자는 반문할 것입니다. 왜 그러면 열두살 샘의 인생에 기적이 찾아오지 못했는가? 바라는 것이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네, 맞는 말입니다. 바란다고 다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여전히 다리를 절뚝입니다. 하지만, 그 대신에 제 인생을, 제 다리를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불편한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샘은 백혈병에 걸렸습니다. 이제 샘의 버킷리스트를 들어주기 위해서 사람들이 힘껏 움직입니다. 절친 펠릭스, 그리고 좋은 부모님은 샘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의 최선을 다하고 싶어합니다. 제가 제일 좋았던 장면은 샘, 펠릭스, 그리고 예쁜 사촌 꼬마 아가씨, 셋이서 술잔을 나누는 장면입니다. 불건전한 10대가 되었다면서, 신나하지요. 꼬마 아가씨가 다가와 입맞춤을 선물할 때, 샘은 얼마나 두근두근 설레였을까요. 너무 예쁜 인생의 한 장면입니다.

 

 힘든 일도 일어나지만, 분명히 좋은 일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절대 잊어선 안 됩니다. 삶에 치이고, 너무 힘들어, 목표가 당장 흐릿해 지면서, 좌절을 느낄 수 있지만, 거기에서 머물러서도 안 됩니다. 신나게 살아 있음을 즐길 수 있을 때까지, 다시 또, 계속해서 전진하는 게 중요한 것입니다. 비만 내리는 인생은 없기에!

 

 이 영화는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일을 꼬-옥 한 번 적어보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아픈 아이의 이야기지만, 그런 이야기라도 전달하는 무게와 힘이 있을 수 있음을 놀라울 만큼 탄탄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새로운 계획들을 다이어리에 소중히 기입합니다. 이제껏 이루지 못했던 꿈들입니다. 그러나 긴 시간을 노력하면 반드시 할 수 있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무엇이든 계기가 중요한 법입니다. 작은 계기로도 사람은 달라져 가기도 하니까요.

 

 추신. 그러고보니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도 각자가 편지에 정성껏(?) 적은 바대로, 프로젝트가 실행되기도 했지요. 우리는 스스로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한 번 물어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그리고, 그렇게 실행해 나가도록 매일을 격려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한 걸음씩만 가도 충분합니다. 살아 있는 동안 충분히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할 수 있기를. / 2016. 11. 04.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