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 (A Hard Day's Night, 1964) 리뷰

시북(허지수) 2017. 2. 18. 01:58

 

 약 1시간 30분, 흑백으로 펼쳐진 오래된 영화인데도 별로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유쾌하고, 건강하고, 신난다는 기분이 들게 해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비틀즈의 열광적인 팬은 아닙니다. 다만 음악을 좋아하고, 기타를 약간 다룰 줄 아는 평범한 사람 정도? 그래서 비틀즈의 명곡들이 펼쳐지는 장면들은 마치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청춘을 즐겁게 보내는 모습에서는 살짝 위안을 얻기도 했습니다. 나도 저렇게 걱정 없이 사는 것 참 좋아했었지 라면서 말이에요.

 

 이 영화에서는 노년의 할아버지가 나와서 극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는데요. 영화 후반부에 메시지로 우리에게 삶의 진실을 던져줍니다. 너무 그렇게 책만 들여다 보지 말아라! 아니? 도대체 독서가 왜요? 저도 사실 이 이야기를 아버지에게도 들었고, 또 은사님에게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책 좀 그만 읽지 그래?

 

 그렇지만 저는 애독가로서의 삶을 포기할 수 없고, 아침에 눈을 뜨면 또 도서관을 산책하게 됩니다. 지금은 책만큼이나 영화도 매우 좋아하지만 말이에요. 아무튼, 왜 책이 나쁜 걸까요? 책보다는 삶을 경험해 보라는 겁니다. 간접경험도 매우 소중하지만, 사실 직접 경험도 매우 유익하다는 것. 이들의 노래에는 책이 아닌 실제적인 삶이 담겨 있었습니다. 노래 가사가 마치 시처럼 다가왔고, 발랄하고 경쾌하다는 점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영화는 아이돌이 된 비틀즈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들이 지나가자 마자, 소녀 팬들이 막 따라오기도 하고요. 간신히 소녀 팬들을 피해서 기차에 올라타고 콘서트를 다니는 모습이 와우 멋집니다! 콘서트 장에서는 팬들이 행복에 겨워 하는 장면도 압권이지요. 음악은 분명 대단한 힘이 있고, 울림이 있는 것이라 믿습니다. 참, 덧붙여 저는 글을 쓸 때, 음악을 매우 즐겨 듣는 편이기도 하고요.

 

 자 그럼 잊지 못할 비틀즈의 명반의 가사들을 들어볼까요. 힘든 하루를 보냈고, 나는 완전히 지쳐서 쉬고 싶을 때가 있다는 겁니다. 영어 제목 그대로 하드 데이즈 나이트 입니다. 그런데 이 때 반전이 일어납니다. 내게는 사랑스러운 그대가 있다는 것. 그래서 다시 삶은 "아름다운 연주"가 될 수 있다는 것! 다른 말로는 관계의 힘이라고 쓸 수 있겠지요. 우리는 가족관계, 친구관계, 애정관계 등 관계 속에서 삶을 살아갑니다. 그래서 좋은 관계가 주는 힘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소중합니다.

 

 다음으로 이런 곡도 있습니다. 당신과 함께 춤을 출 수 있다면, 나는 더 아무 것도 원하지 않아. 춤을 춘다는 것은 교감하고 소통하고 서로의 호흡을 맞추는 것 아니겠어요. 그렇게 즐거운 밤을 보내게 된다면 이것으로 희열은 충분하다는 그 발랄하고 멋진 센스에 감탄했습니다.

 

 젊음은 무엇일까에 대해서 비틀즈가 보여주는 자유스러움에는 놀랐습니다. 중요한 공연 리허설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가만히 있지를 못합니다. 잠깐의 시간동안 그냥 밖에 나가서 신나게 노는 선택을 합니다. 옷의 디자인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견해를 아낌없이 펼치며 현 시대를 맹공 합니다. 마치 새 시대의 아이콘을 보는 듯 합니다. 우리는 쟤네들에 관심 없다구, 우리만의 길을 선택할꺼야.

 

 돈으로는 당신을, 사랑을 살 수 없다는 가사는 괜히 뭉클합니다. 비틀즈의 노래들이 오래도록 사랑 받는 이유는 이처럼 무엇인가 특별함을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정성이 듬뿍 묻어 있고, 진심을 예찬합니다. 예컨대 지금 듣고 있는 비틀즈의 "I Want To Hold Your Hand" 는 그냥 손잡고 싶어 라며 솔직하잖아요. 좋아하는 마음을 숨길 수 없다는 진정성이 세월을 거스르며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이제 해외 리뷰를 참고한 비화 몇 개를 더 밝힌다면, 제작 당시에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어 흑백의 다큐멘터리 처럼 찍고, 저예산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그러나 대히트한 영화가 되었지요. 음악을 그대로 담고 자유로운 영혼을 솔직하게 그려낸게 히트 요인이겠지요. 게다가 1964년 당시에는 문물 발달이 요즘처럼 최신시대가 아니었답니다. 그래서 뮤지션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콘서트를 갈 수 밖에 없었지요. 그렇기에 사진으로만 보던 비틀즈가, 드디어 영화에서 실물로 생동감 있게 움직이며 그것도 마지막에 10분씩이나 연주를 신나게 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감동받고 환호를 남겼다는 후일담입니다.

 

 어느 날, 지친 일과를 마치고, 케이블TV에서 발견 후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리뷰 쓰기도 제법 망설였습니다. 비틀즈에 대해서 아는 것 1도 없으면서, 내가 뭐라고 무슨 말을 쓴단 말이에요! 다만 한 가지는 소중히 느꼈습니다. 나도 참 자유로운 영혼을 찬사하는구나! 앞으로도 삶을 신나고 정중하게 맞이해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입니다. 이것으로 짧은 리뷰 마치겠습니다. / 2017. 02. 18. 비틀즈 노래 너무 좋은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