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분노의 질주: 더 세븐 (Fast & Furious 7, 2015) 리뷰

시북(허지수) 2017. 3. 23. 02:28

 

 분노의 질주 7편은 정말 재밌고, 신나는 액션 영화! 이렇게 묘사할 수 있겠지요. 자동차로 펼쳐나갈 수 있는 극한의 세계를 보여주는 다양한 장면들이 놀라웠습니다. 게다가 어느덧 시대도 많이 발전해서 감시기술로 인하여 전개되는 시나리오도 신선했습니다. 이전 분노의 질주 시리즈들이 자동차에 집중을 맞췄다면, 이번 7편은 호화로운 액션 블록버스터의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악역 데카드 쇼 역시 등장부터 수류탄을 던지며, 이번 복수극이 간단치 않음을 거칠게 예고하고 있네요.

 

 실은 - 액션 영화가 재밌으면 뭐 그게 최고지, 무슨 느낀 점까지 한 번 생각해 봐야되는가! 라고 항변하고 싶습니다. 심지어 저는 액션 영화 리뷰에는 아직까지 별로 능숙하지 못합니다. 자동차가 어떻고, 가격이 어떻고, 시속이 어떻고, 그냥 머리가 아파옵니다. 그런데, 분노의 질주가 가지고 있는 "우리는 패밀리잖아" 라는 그 감성을 매우 좋아한답니다. 이번 편에서는 천재 해커 램지까지 합세하게 되니 범죄와의 전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습니다. 적이 헬기를 타고, 드론으로 미사일을 날려도, 우리는 질주하며, 도시를 누비며, 끝까지 가는 모습이 멋집니다. 그 독특한 동료애를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지...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영화는 데카드 쇼가 등장해 일본에 있던 한을 없애는 충격적인 장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데카드 쇼는 정예 중의 정예로 묘사되고 있어서, 신출귀몰 하다는 한자표현이 어울릴테지요. 하마트면, 도미닉의 평화로운 집까지 습격당해 주인공들 몽땅 저승갈 뻔 했습니다. 알려진바대로, 이 영화는 사고로 사망한 배우 폴 워커의 유작이기도 한데, 브라이언 오코너가 극에서 대활약을 펼쳐나갑니다. 도미닉은 브라이언을 두고서 용기 있는 동료 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지요.

 

 스토리가 섬세하고 치밀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일직선에 박력 넘치지요. 어쩌면 이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저것 고심하며 재거나 따지지 않거든요. 시원한 청량제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예컨대 데커드 쇼를 추적하기 위해서 해커 램지를 구해내는 장면을 보면 이렇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경비가 심해 보이는 곳으로 정면으로 돌진하는 거야. 설마 이 곳으로 오겠어? 하는 그 코스로 진행해가면 반드시 램지를 만나게 되는거지.

 

 장면은 변환되어 고공에서 자동차들이 낙하산을 타고 적의 한복판으로 쳐들어가는 흡사 만화같은 작전이 실제로 시행됩니다. 철저하게 대비해놓은 적들은 기관포를 쏘는 등, 강하게 저항하지만, 우리 도미닉 팀들은 너무~ 굉장한 멤버들이라서요. 방탄차를 앞세우며 총알은 견뎌내고, 찰떡 호흡으로 버스문을 뜯어내더니, 브라이언이 특공대원처럼 들어가 화려한 액션 무술을 선보이며, 램지 구출에 성공합니다. 그 중에서도 도미닉이 램지를 데리고 절벽 밑으로 자동차를 밀어붙이는 씬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정반대로 움직이는 묘수가 탁월합니다. 이로써 신의 눈 기술을 얻게 되는가 싶었는데...

 

 이야기 무대가 갑자기 아랍에미리트로 옮겨집니다. 기술 장치가 아랍왕자에게 팔려나갔다는 것. 수도 아부다비빌딩 저 높은 곳, 그리고 거의 40억원 육박하는 슈퍼카 속, 거기에 하필 신의 눈 핵심 장치가 보관되어 있네요. 어휴. 아랍의 파티에 도미닉 일행들은 예쁘게 갖춰입고, 또 다시 막무가내 돌진입니다. 기억에 이상이 생겼었던 레티양은 여기서는 또 어찌나 잘 싸우는지... 여경호원들을 쑥대밭 만들어 버립니다. 게다가 도미닉은 슈퍼카를 몰고, 빌딩을 옮겨다니는 또 한 편의 곡예주행을 선보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의 눈 기술은 끝내 데카드 쇼에게 넘어갑니다. 죽음마저 겁내지 않고, 소수의 아군만 유인해 내는 그의 독특하고 치명적인 전략에 도미닉이 당하고 말았네요. 이제 위험에 처한 것은 도미닉 팀입니다. 마지막으로 LA를 무대로 하면서, 세계를 오가며 길었던 싸움을 끝내려는 도미닉 일행.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서 데카드 쇼를 궁지로 몰아넣고, 1대 1 길거리 싸움 방식으로 액션을 펼쳐나갑니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 데카드 쇼는 이 싸움에서 패배하며 감옥행! 도미닉은 죽을 뻔 하지만, 다시 심장이 뛴다는, 뻔하지만 감동적인 이야기!

 

 저는 누구나 찾아내 버린다는 신의 눈이라는 아이디어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감시기술이 극한까지 올라가면 이런 미래는 그리 멀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아이디어가 한국영화 조작된 도시에서도 선보인 바 있고요. 빈 라덴을 잡는데 10년이나 걸렸다면, 기술혁명으로 2시간이면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은 재밌고 놀라운 일이네요. 또 해커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달랐던 램지도 깜짝 놀랐네요. 램지는 컴퓨터 뿐만 아니라, 사람 분석(?)에도 재능이 있어서, 도미닉 팀을 스캔해 주는데 재치가 좋았습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통찰은 참 훌륭한 덕목인 것 같습니다.

 

 시리즈 영화를 7번째로 만들면서, 점점 재밌게 만들어 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지요! 2017년 올해 나오는 8편 역시 기대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이상 별 볼일 없는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겠습니다. 추천하기 좋은 재밌는 액션 영화 입니다. / 2017. 03. 23.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