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덴마크의 특급공격수 프레벤 엘케어

시북(허지수) 2008. 6. 2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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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ben Elkjær Larsen : From www.hellasverona.it

 오늘은 덴마크의 레전드 공격수 엘케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980년대 덴마크의 대표적인 공격수 였으며, 월드컵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유럽최우수선수상을 받을 뻔 했던, 골잡이 엘케어 편으로 출발~

 프로필

 이름 : Preben Elkjær Larsen (국내에선 엘케어 라르센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생년월일 : 1957년 9월 11일
 신장/체중 : 183cm / 73kg
 포지션 : FW
 국적 : 덴마크
 국가대표 : 69시합 38득점
 주요기록 : 1985년 유럽최우수선수상 투표 2위 (1위는 미셸 플라티니)

 엘케어 이야기 - 부제 : 다이나마이트 덴마크 축구! 유럽에 이름을 휘날리다.

 엘케어는 그 실력과 활약들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엘케어는 덴마크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레전드입니다. 오늘은 덴마크 축구이야기를 살짝 겸해서 엘케어 이야기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우선 엘케어가 어떤 공격수였는지 살펴볼까요.

 엘케어는 파워풀하고 다이나믹한 공격수였습니다. 힘이 매우 좋았고, 저돌적이었습니다. 힘있게 돌진해서 강렬한 왼발슛을 날리며 많은 골을 넣었습니다. 거침없이 돌격하고 상대수비수를 압도하는 그 모습 덕분에 버팔로 라는 별명도 붙었습니다. 80년대 덴마크 공격의 선두주자 엘케어의 본격적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어릴적부터 축구를 해왔던 엘케어는 1976년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19살이었음에도, 15경기에 출장해 7골을 넣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듬해 곧바로 타국으로 가서, 선수생활을 이어갑니다. 그가 갔던 곳은 1.FC쾰른, 그러나 엘케어는 포지션 경쟁에서 밀리면서 1년만에 독일팀을 떠나서 벨기에행을 선택합니다.

 벨기에 로케렌 팀에서, 엘케어는 드디어 재능이 꽃피기 시작합니다. 6년 연속 두자리 수 득점을 기록했으며, 190시합에 출장해 98골이나 넣는 멋진 활약을 펼쳤습니다. 폴란드의 명공격수 루반스키와 호흡을 맞추면서 많은 골을 넣었으며, 20대 중반에 주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시간이 흘러서 1984년이 되었습니다.

 84유로가 개최됩니다. 20년만에 유로에 참가한 덴마크는 초장부터 플라티니의 프랑스에 패하면서, 역시 유럽의 높은 벽을 실감하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80년대 덴마크 축구는 뭔가 달랐습니다. 공격축구가 무엇인지 화끈하게 보여줍니다. 2번째 경기에서 유고를 5-0 으로 대파하더니, 마지막 벨기에전에서는 전반에 두 골이나 허용해놓고도 무서운 기세로 경기를 뒤집어버립니다. 종료 6분을 남기고 엘케어의 장렬한 역전골이 터집니다. 3-2 그림같은 역전승! 덴마크는 4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유럽을 깜짝 놀라게 합니다. 4강 상대는 스페인이었습니다. 접전 끝에 1-1 무승부, 승부차기가 이어지는데... 선수들이 모두 골을 성공시키면서 PK 4-4 그리고 덴마크의 마지막 키커 오늘의 주인공 엘케어의 실.축.이 이어집니다. 스페인 승리~ 덴마크 탈락! 덴마크는 열정적이지만 조용한 축구응원문화로도 유명합니다. 실축한 선수에게 비난을 퍼부었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덴마크에게 축구란 축제였습니다.

 엘케어는 비록 결정적인 실축을 했지만, 그래도 그의 뛰어난 활약과 움직임은 큰 주목을 받습니다. 그래서 1984년에 이탈리아의 베로나팀으로 이적하게 됩니다. 그리고 베로나 팀에서 진짜 놀라운 모습을 펼쳐나갑니다. 엘케어와 베로나 멤버들은 84-85시즌 놀라운 로켓스타트를 보여줍니다. 개막전부터 내리 3연승, 게다가 리그 5경기에서는 초호화멤버였던 유벤투스까지 격파하면서 상승세를 탔고, 이후 14경기 연속무패행진을 달립니다. 결정적인 경기에서도 엘케어의 귀중한 골이 터졌고, 80년대 강호 AS 로마도 꺾습니다. 1984년 연말 유럽최우수선수 시상식이 열립니다. 1위는 유로우승을 이끌었던 프랑스의 전설 플라티니, 2위는 프랑스의 레전드이자 우승청부사 장 티가나, 3위는 유로에서도 팀에서도 빛나는 활약을 펼쳤던 엘케어였습니다.

 1985년 만년하위팀 베로나에게 기적같은 일이 찾아옵니다. 15승 13무 2패. 패할줄 몰랐던 이 해의 베로나는 놀랍게도 세리에 A 우승을 따냅니다!!! 이것은 지금까지도 베로나팀의 유일한 우승트로피 입니다. 최근 3부리그까지 강등당한 베로나에게도, 이러한 빛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엘케어의 멋진 활약이 큰 공헌을 했음은 물론입니다. 이 시절 유럽에서도 가장 실력있던 공격수로 평가받던 엘케어의 비극은, 신의 경지에 있던 미셸 플라티니와 동시대를 살았다는 것이겠지요. 1985년 유럽최우수선수상 투표. 유벤투스를 챔스우승으로 이끌었고, 세리에A 득점왕을 차지했던 그 미셸 플라티니가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으로 이 상을 수상합니다. 2위는 베로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엘케어 였습니다. 엘케어는 어찌보면 실력에 비해서 운이 없어서 그 명성이 다소 묻혀버린 것 같습니다. 아쉬운 일이었지요.

 엘케어라는 멋진 공격수도 있었고, 미하엘 라우드롭도 있었고, 덴마크 축구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1986년, 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 오릅니다. 그리고 덴마크는 첫 월드컵 출장부터 세계를 놀라게 합니다. 첫 경기, 엘케어의 결승골로 월드컵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둡니다. 그리고 우루과이전, 거침없는 덴마크의 공격에 공격이 이어집니다. 무시무시한 기세를 자랑하는 덴마크의 화력이었습니다. 엘케어는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경기 결과 6-1. 압승입니다.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해놓고도, 막강 서독에게도 2-0 완승을 거둡니다. 3전 전승이었습니다. 이 당시 덴마크 축구의 멋진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의 충격은 대단했는데, 사람들은 다이나마이트 라고 평가하기도 했고, 혹자는 네덜란드의 재림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월드컵 첫 출장해놓고, 정말 가볍게도 16강에 진출합니다.

 덴마크는 특유의 몰아치는 공격축구로 응원도 대단히 많이 받았지만, 16강에서 스페인을 만나서 역으로 수비에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선제골을 넣고도 1-5 로 대패하면서 탈락하고 맙니다. 그래도 덴마크 축구는 이 때의 인상적인 활약으로 인해서 세계에 이름을 날리게 됩니다. 유럽에서도 작은 나라이지만, 축구만큼은 잘 찼던 덴마크는 이후에 유로 6회 연속 본선 진출, 유로92 우승 등의 큰 족적을 남기게 되지요. 1998년, 2002년에는 각각 월드컵 8강진출, 16강진출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최근들어서는 다소 주춤합니다만, 여하튼 덴마크 국가대표팀이 본격적으로 세계에 이름을 날리게 되던 80년대 그 시절, 엘케어는 덴마크의 간판 공격수로서 멋진 활약을 펼친 레전드 였습니다.

 한편 88년 유로에서 덴마크는 요즘말로 "죽음의 조"에 속했는데, 서독, 이탈리아, 스페인과 한 조였습니다. 결국 조별리그 탈락, 엘케어도 이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물러납니다. 절대 기죽는 법이 없던 엘케어는 국가대표로 69시합 38득점의 뛰어난 기록을 남겼습니다. 이후에는 고국 덴마크로 돌아와서 2시즌을 보내고, 현역에서 은퇴했습니다. 엘케어는 은퇴 후 잠시 코치생활도 했습니다만, 지도자의 길보다는 해설자의 길을 선택해서 지금까지도 해설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챔피언스리그 해설이 주담당이라고 합니다.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덴마크팀이 챔스리그에서 활약하는 것도 신선하고 좋을텐데 말입니다. 명문 빅클럽만이 대부분 승리하는 것이 챔피언스리그의 현실이니 (최근 10년간 우승팀을 보시면 빅클럽 나눠먹기인가? 하고 착각이 들 정도)... 허허. 물론 빅클럽끼리의 빅매치도 재밌지만, 이변도 재밌는거 아니겠습니까, 똘똘뭉친 지방클럽과 동네스타 한 두 명이, 국가대표 스타 군단인 거함을 침몰시키는 그것도 축구의 매력이지요.

 이제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덴마크 선수들의 환상적인 10개의 골모음 영상을 유튜브에서 발췌해 덧붙입니다. 엘케어의 골도 두 개나 포함되어 있는데, 시원하게 돌진하는 엘케어의 저돌적인 모습에 반할지도 모릅니다. 조심하시길 (웃음) 애독해주시는 분들에게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