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잉글랜드의 명드리블러 맥마나만

시북(허지수) 2008. 6. 2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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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McManaman : From bbc.co.uk

 오늘은 애독자님의 요청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였던 명드리블러 맥마나만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맥마나만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다가, 유튜브에서 맥마나만의 베스트영상을 보고 나서 감탄에 감탄을 하고 말았지요. 누군가 이런 인상적인 댓글까지 달아놓았더군요. "리버풀의 긱스" 자자, 여하튼 어서 이야기로 떠나봅시다.

 프로필

 이름 : Steve McManaman
 생년월일 : 1972년 2월 11일
 신장/체중 : 183cm / 68kg
 포지션 : MF
 국적 : 잉글랜드
 국가대표 : 37시합 3득점

 인상적인 활약, 그리고 비운의 2인자... 맥마나만

 맥마나만은 1990년 리버풀에서 데뷔하면서 본격적으로 축구선수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91년부터 주전선수로 자리를 잡으면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윙어로 활약하면서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해 나갑니다. 리버풀에서 10년 동안 몸담았는데, 통산 46골 104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주전으로 출장한 것이 약 8년이었는데, 그럼 8년 동안 104 어시스트? 그렇습니다. 산술적으로도 시즌평균 10개가 훌쩍 넘는 어시스트를 기록했지요.

 테크닉이 훌륭했던 맥마나만은 패스만 잘했던 것이 아닙니다. 멋진 골도 많이 넣었으며, 결정적으로 맥마나만의 진가는 바로 드리블 실력에 있었습니다. 측면에서 드리블 돌파로 찬스를 만드는 모습이 일품이었습니다. 잉글랜드의 레전드선수인 스탠리 매튜스(=발롱도르 초대수상자, 최초의 전문윙어로 평가받기도함)도 맥마나만의 환상적인 드리블 테크닉에 반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맥마나만은 실력을 인정받아 국가대표로도 발탁되어서, 유로96에 참가하게 됩니다.

 메이저대회 였음에도, 24살의 파릇파릇한(?) 맥마나만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이 당시만 해도 잉글랜드 대표의 중심선수였습니다. 실제로도 향후 잉글랜드의 한 축을 담당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가 컸었습니다. 유로 96에서 잉글랜드는 폴 개스코인의 환상적인 골, 시어러의 확실한 득점력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4강까지 진출했으나, 토너먼트의 강자 독일에게 패하면서 아쉽게 우승을 놓치고 맙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것이 맥마나만의 국가대표 전성기 추억이 되고 맙니다.

 이후에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은 감독이 바뀌고, 베컴이 새롭게 떠오르면서 각광받기 시작합니다. 맥마나만은 벤치신세를 지키는 일이 많아집니다. 맥마나만은 기교적인 실력에 비해 안정감이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잘할 때는 놀랄 만큼 잘했지만, 한편으로는 안 되는 날은 실력을 전혀 발휘못해서 국가대표에서 점차 밀리게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글쎄요. 허허. 또 한가지 맥마나만은 수비와는 거리가 있는 공격적인 윙어인데 반해서, 베컴은 수비에 열심히 가담하는 선수라서 스타일도 상반되지요. 여하튼 맥마나만은 베컴에게 밀리면서 2인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98년 월드컵에서 맥마나만은 교체멤버로 20분도 채 뛰지 못했습니다. 아쉬웠던 국가대표 커리어였습니다.

 1998-99시즌이 끝나자, 맥마나만은 정들었던 고향 리버풀을 떠나게 됩니다. 그래도 여전히 세계적인 선수로 평가받던 맥마나만이었고, 그를 데려오고자 유벤투스, AC밀란, 레알마드리드 등 명문 빅클럽들이 움직였습니다. 결국 맥마나만은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고향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첫 시즌, 맥마나만은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냅니다. 특히 유명한 것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발렌시아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였는데... 맥마나만은 후반전에 결정적인 쐐기골을 터뜨리면서 승부에 큰 공헌을 합니다. 3-0 레알의 챔스우승! 리버풀 시절, 맨유라는 거대한 벽에 밀려 이제까지 리그우승 한 번 못해보았던 맥마나만이었지만, 챔스리그 우승을 커리어에 넣게 됩니다. 짝짝짝. 이후에도 라리가 우승 2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한 번 더 경험하게 됩니다만... 레알 마드리드의 지구방위대 계획(갈락티코 정책)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습니다. 초특급스타들인 루이스 피구가 레알 마드리드로 오고, 지네딘 지단이 레알 마드리드로 옵니다. 피구가 왔을 때는, 과감하게 오른쪽 미드필더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위치를 바꿔서까지 출장기회를 잡아나갔으나, 지단까지 오게 되니 별 수 없이 다시 벤치를 지키는 일이 많아집니다. 이렇게 점점 맥마나만의 입지는 좁아지기 시작했고, 게다가 2003년에는 데이비드 베컴까지 레알에 가입합니다.

 -_-... 지못미 맥마나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그의 주전자리는 이제 없었습니다. 그를 두고 비운의 2인자라고 불리는 까닭입니다. 혹자는 맥마나만을 두고 고연봉 벤치선수의 대표적 선수이자, 갈락티코 정책의 대표적 희생양이라고 평합니다. 좀 안타까운 상황을 대표한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닌 듯 합니다 ㅜㅜ...

 이 당시 맥마나만의 벤치신세를 안타까워해서 여러 클럽팀들이 오퍼를 보냈으나, 본인이 완고하게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종의 선수로서의 자부심 같은 게 아니겠습니까, 어떻게든 최고의 팀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하는... 혹자는 그냥 빨리 이적해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쳤으면 어땠을까 하고 아쉬워 하기도 합니다.

 2003-04시즌 리그 절반도 되지 않는 15경기만 겨우 출장하게 된 벤치멤버 맥마나만은 이제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게 됩니다. 다시 잉글랜드로 돌아와서 맨체스터 시티에 몸담습니다만, 이제 세월이 흘러 30대가 훌쩍 넘어버린 맥마나만은 예전만큼의 포스를 보여주지 못합니다. 부상으로도 고생을 하게 됩니다. 끝내 2005년 현역에서 은퇴하게 되었습니다. 한 때 잉글랜드의 새로운 희망이라 불리던 천재 윙어 맥마나만 선수였습니다만, 참 안타깝게도 그는 실력만큼 뭔가 따라와주었던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로 인해서 큰 명성을 날리지도 못했지요.

 대단히 인상적이었던 맥마나만의 플레이 덕분에, 그래도 그를 기억하는 많은 팬들이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보았던 맥마나만의 베스트 플레이 모음집은 그가 어떤 선수였는지 무엇보다도 잘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 영상을 끝으로 오늘의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리버풀의 긱스... 그가 레알의 긱스, 잉글랜드의 긱스가 될 수 없었던 것이 조금은 아쉽네요. 맥마나만, 그는 최고의 2인자 였을까요? 아니, 꼭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전히 맥마나만은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잉글랜드 선수로 기억될 것임을 믿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애독해주시는 분들에게 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자~ 이제 꼭 한 번 보세요. 맥마나만 베스트 동영상! 짜릿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