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책을 만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어머니가 정신장애로 아프신 이후로는, 의사 선생님들의 책을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도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정신장애는 주변 사람도 좀처럼 견디기 힘든, 참 마음 아픈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의사 선생님들의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의 위로를 얻을 때가 있습니다. 예컨대 김현철 선생님은 인생은 누구나 원래 불행에 (훨씬) 가까운 것이라는 프로이트의 말을 소개해 줍니다. 김병수 선생님의 책에서는 직장생활 눈물 쏟고, 다 힘든 일이 있음을 보고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산다는 것은 이토록 만만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좋은 책 한 권을 발견하고 싶은 욕심에 30분 째, 도서관을 헤매입니다. 누가 썼나, 누가 추천했나, 무슨 내용인가를 살피는 작업입니다. 좀 냉정하게 말하면, 책들은 비슷한 내용이 담겨 있을 때도 많거든요. (차라리 좋은 책, 두 번, 세 번 읽는 게 더 좋다는 격언도 있습니다.)

 

 그렇게 찾은 책이 김현철 선생님의 추천사가 담긴, "사람은 누구나 다중인격" 일본의 지식인 다사카 히로시 선생님 책입니다. 이 책은 제게 "난 이거 못 해, 라는 자기한정 속에서 살아가지 마라" 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숨은 인격을 꽃피워, 큰 그릇 다중인격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방법들이 매우 구체적이라 즉각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은 참 유익합니다. 책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자 : 다사카 히로시 / 역자 : 김윤희 / 출판사 : 인플루엔셜

 출간 : 2016년 03월 25일 / 가격 : 14,300원 / 페이지 : 232쪽

 

 

 저는 취미생활이 약간 많습니다. 가방에는 늘 읽을 책을 넣어다니며, 영화를 참 좋아하기도 합니다. 야구, 축구를 역시나 좋아하고요. 특히, 한 때 게임 동호회를 적극적으로 운영할 만큼, 게임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타 연주를 하며, 매일 음악 듣느라 헤드셋을 끼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글쓰기 그래도 거의 10년 가까이 해오고 있네요.

 

 이렇게 노느라(?) 온 힘을 쏟은 청춘의 시절! 저는 그 대가로 사회적 상층 부류에 들어가진 못했습니다. 대신 젊은 날 꿈! 돈 보다는 시간이 넉넉한 삶은 아직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좋은 말로는 다재다능, 나쁜 말로는 그러다 밥 굶어 죽는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선택장애죠. 예컨대 신작 게임을 잔뜩 장만해 놓고, 아무 것도 플레이하지 못할 때 있었습니다. 삶을 온전히 마주하는 법을 몰랐다고 쓰겠습니다.

 

 본론입니다. 내 인격은 일관성 있는 근사한 하나여야 한다고 그동안 생각해 왔기 때문입니다. 친절하고, 다정하며, 교사 다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선의 나를 이미지화 시킨거죠. 거기에는 이런 내 안의 판사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매주 블로그에 게임 공략을 올린다고? 유치하고 말이 돼? 하지만 내 안의 심층인격은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신났던 것을 하나씩 유산으로 남겨놓자. 그게 뭐 좀 못하면 어때, 창피하면 어때, 미움 받아도 이젠 괜찮아!

 

 (심층인격을 꽃피우기 위해) "단적으로 말하자면 나에게 서툰 일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다른 말로 하면 내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과감히) 해보는 것이고요.(p.153) / 특정 직업 세계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을 보면 어떤 분야든지 서툴고 힘든 일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p.154)" 그리고 나타나는 사례는, 쾅 하고 충격을 줍니다. 본사 발령이 너무 싫었던 박사 연구원은, 이같은 현실 때문에 연구소 기둥에 몸을 묶어서라도 떠나지 않으려는 마음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의지에 반해서 서툴다고 생각되는 일을 하게 된 결과, 숨어 있던 인격이 표출되고 감춰졌던 재능을 꽃피우게 되는 겁니다. 인생의 결정적인 전기가 되었던 거죠.

 

 이 대목을 읽는 순간, 저는 10년 운영한 블로그에서, 숨기고만 싶은 흑역사, 게임 공략가 내 모습이 겹쳐졌습니다. 첫 번째 시도는 2008년, 두 번째 시도는 2011년, 두 번이나 애써봤는데 그럼에도 마무리가 안 되었습니다. 자기합리화도 대단히 빨랐습니다. 내 길이 아닌가보다. 접어두자. 앞선 문단을 살짝 재인용하자면, 공략을 다시 쓰는 게 너무 싫어서, 저는 영화 리뷰, 독서 리뷰로 하나 하나 채워나가려 했습니다. 그 편이 훨씬 근사해 보이니까요. 뭐, 어차피 이 계열 리뷰들도 재능은 없어서 공감 하트는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만.... 제 블로그에 방문 유입이 아직 많은 것은 순전히, 오래되어서 글이 많이 쌓여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을 뿐입니다.

 

 결론입니다. 서툰 일을 할지라도, 원하지 않던 일을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이 자신의 숨겨진 인격과 재능을 이끌어 내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거예요. 나에게 게임 공략가의 재능이 숨겨져 있을까? 왜 그토록 회피해 왔을까? 답을 이제는 쓸만큼 솔직해 지겠습니다. 편하게만 살고 싶었던 겁니다. 남의 행복보다는 내 입장을 우선시 하는, 점점 자기중심형 인간으로 변해갔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어머님이 정신장애로 아팠기 때문에, 현실이 너무 힘들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고 난 후, 동호회 단톡방에서 앞으로 공략도 쓰며, 책도 읽고, 게임도 하는, 열심히 재밌게 사는 모습이 되겠다고 선전포고(!)를 단단히 했습니다. 책에 담겨 있는 뜻밖의 멋진 구절을 필사합니다. "성공을 거둔 사람은 악한 마음이 생겨도 악한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p.197)" 안 되겠다는 약한 마음에 결코 지지 않기를. 삶의 기회는 꼭 오기 마련이라고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기를.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었던 기적에, 저는 감사합니다. (*그리고 서툰 공략은 드디어 6년의 세월을 뚫고 재개 되었습니다!) / 2017. 08. 26. 리뷰어 시북

 

by 시북 2017.08.26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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