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전설들을 막은 클라우디오 젠틸레

시북(허지수) 2008. 8. 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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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io Gentile : From Wikipedia


 이탈리아는 수비축구로 유명하지요. 클라우디오 젠틸레는 1982년 월드컵 우승주역 중 한 명으로, 80년대 최고의 스타들인 마라도나와 지코를 봉쇄했던 전설적인 수비수입니다. 또한 유벤투스의 전설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젠틸레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프로필

 이름 : Claudio Gentile
 생년월일 : 1953년 9월 27일
 신장/체중 : 178cm / 71kg
 포지션 : DF / MF
 국적 : 이탈리아
 국가대표 : 71시합 1득점

 거머리가 따로 없다, 끈적한 수비의 달인 젠틸레

 유벤투스에는 1953년생인, 동갑내기 철벽 수비수가 있었습니다. 한 명은 전설이 되어버린 가에타노 시레아, 그리고 한 명이 바로 젠틸레 였습니다. 이들이 버티고 있던 유벤투스의 수비진은 바위와도 같았고, 유벤투스는 황금시대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젠틸레는 유벤투스에서 11년 동안 부동의 수비수로 활약하면서, 세리에 A 우승 6회, UEFA컵, 그리고 UEFA컵위너스컵까지 따냈습니다.

 젠틸레는 맨마크 수비가 당대 최고클래스였습니다. 악착같이 달라붙어서, 지독하게 선수를 막아냈습니다. 에이스 킬러로도 명성이 높았습니다. 교묘한 반칙도 서슴치 않았기에, 악명높은 수비수이기도 했습니다. 집요하고 끈적끈적한 수비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북아프리카 리비아 출신인 젠틸레는 두 팀을 거쳐서, 1973년 유벤투스로 이적하게 됩니다. 유벤투스에서 부동의 수비수로 활약을 펼쳐나갔고, 1975년에는 20대 초반의 나이로 국가대표로 발탁됩니다. 1978년 월드컵에 출장한 젠틸레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수비수 중 한 명답게 모든 시합에 출장하면서 4강에 공헌하게 됩니다.

 그렇게 1982년 월드컵이 되었습니다. 이탈리아는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 간신히 2차조별리그까지 진출해 나갔습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순전히 철통같은 수비의 힘이었습니다. 2차리그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한 조였고, 이탈리아가 이 난관을 돌파하리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여론도 좋지 못했습니다. 2차조별리그 첫 경기 아르헨티나전, 젠틸레에게 특명이 내려집니다. 마라도나를 철저히 막아라!

 젠틸레는 마라도나를 미친듯이 물고 늘어집니다. 툭하면 반칙이고, 잡고 늘어지고, 마라도나를 녹초로 만들어버립니다. 혹자는 이 때의 젠틸레를 두고서 더티 수비의 진수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칭찬인지, 욕인지... 여하튼 마라도나를 철저하게 봉쇄했던 이 작전은 성공을 거둡니다. 놀랍게도 이탈리아가 아르헨티나를 2-1 로 물리치면서 이변을 만들어 냅니다.

 이탈리아의 다음 경기는 황금의 미드필더라고 평가받던 최고의 팀, 예술 축구 브라질과의 경기였습니다. 경기는 물러설 곳이 양쪽 다 없어서인지 팽팽했습니다. 이탈리아의 파올로 로시가 선제골을 터트렸고, 바로 얼마 후 브라질의 지코 - 소크라테스의 황금 콤비가 예술적인 동점골을 넣습니다. 브라질의 지코(지쿠)는 정말 전설적인 에이스 다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거머리 젠틸레 선수는 특명을 받고 경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지코를 지독하게 수비하라는 것이었지요. 또 젠틸레가 지코에게 끈덕지게 달라붙습니다. 이 인상적인 모습은 지금도 인터넷 상에 사진으로 잘 남아있습니다. 구글에서 Claudio Gentile 라고 검색하면, 지코와 함께 찍은 젠틸레의 모습을 바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여튼 얼마나 끈질기게 달라붙었길래... 이렇게 화제가 되었을까 싶습니다. 젠틸레는 물론 경고까지 받았지만, 지코를 끝까지 괴롭히는데 성공합니다.

 이탈리아의 파올로 로시가 해트트릭을 작렬시켰고, 이 경기에서 웃은 것은 이탈리아였습니다. 남미의 양 거두, 마라도나가 이끌고 있던 아르헨티나, 지코가 버티고 있던 브라질. 모두 이렇게 통한의 패배를 당하고 맙니다. 물론 로시의 맹활약도 대단했지만, 젠틸레의 거칠고 악명높은 거머리 대인수비도 승리에 엄청난 공헌을 했습니다. 결국 1982년 이탈리아는 결승까지 진출해 나갔고, 끝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합니다. 1차 조별리그까지 3무 였던 이탈리아였습니다. 역시 축구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랬던 이탈리아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몽땅 잡고, 결승에서 서독까지 물리치면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결승전까지도 젠틸레는 키플레이어가 되는 선수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음은 당연합니다. 가장 나빴던 수비수라고 혹평을 받기도 하고, 그래도 악착같은 명수비수라고 칭찬을 받기도 하는 그대 이름은 클라우디오 젠틸레!

 이제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젠틸레는 이탈리아와 유벤투스의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할 때, 자주 이름이 오르는 단골손님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만큼 수비하나는 끝내주게 끈질겼던 선수로 평가받습니다. 젠틸레는 은퇴 후에는, 2000년부터 오랜 기간 이탈리아 U-21 대표팀감독으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나중에 또 감독생활을 하게 될 것 같기도 한데, 뭐 그것은 두고봐야 알 수 있겠지요. 언제나 즐겁게 애독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