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중원의 지휘자 데메트리오 알베르티니

시북(허지수) 2008. 11. 5. 20:35

Demetrio Albertini


 AC밀란의 레전드이자, 상징이며, 심장과도 같았던 알베르티니. AC밀란의 부회장은 최근 20년 동안 가장 훌륭했던 밀란의 선수로 프랑코 바레시, 파올로 말디니, 코스타쿠르타. 그리고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알베르티니를 꼽기도 했습니다. 중원의 지휘자 알베르티니 이야기로 출발합니다.

 프로필

 이름 : Demetrio Albertini
 생년월일 : 1971년 8월 23일
 신장/체중 : 180cm / 77kg
 포지션 : MF
 국적 : 이탈리아
 국가대표 : 79시합 3득점

 레지스타(연출가)의 대명사 알베르티니의 이야기

 중원에서 뛰어난 상황 판단력으로 경기를 조율하던 알베르티니. 그의 재능은 엄청났습니다. 훌륭한 시야, 감각적인 패스,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겸비했으며, 또한 정신력도 강해서 알베르티니가 있는 것만으로도 주위에 큰 영향을 줄 정도였습니다. 사람들은 이탈리아 판타지스타의 선구자인 지안니 리베라가 재림했다면서 알베르티니의 재능에 찬사를 아끼지 않기도 했습니다. 파올로 말디니 등과 함께 90년대 밀란 시대를 짊어졌던 인기스타 알베르티니의 이야기를 살펴봅시다.

 데메트리오 알베르티니는 어린 시절부터 축구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10세 때 이미 AC밀란의 입단테스트에 합격했으며, 불과 17살 때 세리에A 에서 데뷔를 할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던 아이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젊은 시절부터 이름을 날렸던 추억의 대스타 지안니 리베라와 비교도 되면서, 알베르티니는 큰 기대를 한몸에 받았는데...

 하지만 그 시작이 찬란하지만은 않았습니다. 80년대 후반 AC밀란은 당대 최강의 팀으로 군림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렌지삼총사 및 바레시, 말디니 등 호화 레전드 멤버로 구성된 당시 AC밀란은 무패우승을 거두기도 했고, 연거푸 챔스우승을 따내기도 하는 등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알베르티니의 출장 기회는 데뷔 후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재능과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기회는 찾아오기 마련이지요. 알베르티니는 잠깐동안 다른 팀으로 임대되는데 여기서 본격적으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1년만에 AC밀란으로 돌아와서 드디어 1991년부터 주전선수로 곧장 자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1991년, 이탈리아 국가대표로도 부름을 받습니다.

 알베르티니의 실력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대단했습니다. 존재감과 안정감이 탁월했으며, 팀의 밸런스를 잘 잡아서 공격과 수비의 기점이 되는 역할을 멋지게 해냅니다. 빼어난 패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때때로 중거리슛을 멋지게 날렸으며, 정확한 프리킥과 페널티킥에도 능숙했습니다. 94년 월드컵 때는 불과 22살의 나이로 승부차기 2번째 키커를 맡을 정도였습니다. 승리에 다방면으로 큰 공헌을 해나가는 선수가 바로 알베르티니였지요.

 90년대 밀란에서 알베르티니는 멋지게 열정을 불태우면서, 무려 406시합에 출장합니다. AC밀란 역대 TOP10에 들어가는 기록적인 출장수 입니다. 리그우승만 5회!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경험했으며, 밀란의 한 시대의 축으로 왕성하게 활약을 펼쳤습니다. 신앙심이 독실한 선수로도 알려져 있는데, 사생활이 깨끗해서 주위로부터 평판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경의를 표하는 의미로서 가톨릭 사제 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그의 형은 진짜 사제라고 합니다 :)

 한편 월드컵, 유로 등 굵직한 주요 대회에도 알베르티니는 참가하면서 활약을 펼칩니다. 젊은 시절부터 대표팀 감독에게 큰 신뢰를 받기도 했으며 알베르티니가 이탈리아의 심장 으로까지 평가받기도 했지요. 재밌는 이야기로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알베르티니가 부상 등의 이유로 출장하지 못했고, 그 해 2002년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게 되었는데 알베르티니의 공백이 생각보다 커서 이탈리아가 제 힘을 못 썼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탈리아가 한국에게 깨지고, 토티는 헐리우드 배우라면서 욕먹은 그 추억의 월드컵 이야기 입니다. 허허. 확실히 이탈리아가 정확도가 떨어지는 뻥뻥 차는 롱패스 대신에 알베르티니의 침착한 조율과 탁월한 패스가 하모니를 이루었다면, 이탈리아가 더 매섭게 활약할 수도 있었는지도 모르지요.

 이후에는 나이도 들었고, 이제 30대를 넘긴 알베르티니는 AC밀란을 떠나는 모험을 감행합니다. 스페인으로 건너가 AT마드리드에 몸담게 된 알베르티니는 높은 테크닉과 풍부한 전술시야를 자랑하며, 매력적인 활약을 펼치며 나이를 잊은 채 건재를 자랑합니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더비 경기에서는 경기 종료직전 화려한 프리킥으로 골을 작렬!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면서 스타 다운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요. 현역 마지막은 라치오, 아탈란타를 거쳐서 FC바르셀로나에서 5경기를 출장하면서 2005년에 현역에서 은퇴하게 됩니다. 은퇴 후 감독이 되고자 공부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또한 이탈리아 축구연맹 부회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글쎄 뭐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니까 알베르티니를 감독으로 만날 날이 올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

 알베르티니의 여러 별명 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그에게 참 어울리는 별명이 "지휘자"인 것 같습니다. 중원의 지휘자! 뛰어난 존재감으로 공수를 조율하며 경기를 만들어 나가던 알베르티니. AC밀란 레전드 반열에 반드시 그 이름이 들어가는 명선수 알베르티니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며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준비된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끝으로 유튜브에서 발췌한 그의 기념 영상을 덧붙입니다. 시원한 골장면과 현역 마지막 장면이 함께 담겨져 있습니다. 애독해주시는 분들에게 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