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96 그레노리 삼총사와 군나르 그렌

시북(허지수) 2020. 7. 21. 14:28

 

 AC밀란 하면, 레전드가 많지만, 역시 오렌지삼총사가 유명하겠지요. 그리고 그보다도 더 이전에 스웨덴 출신의 그레노리 트리오도 종종 회자되곤 합니다. 군나르 노르달 같은 엄청난 기록의 소유자도 있지만, 나머지 두 명의 선수 군나르 그렌, 닐스 리드홀름 역시 훌륭한 선수임이 분명합니다. 조명은 상대적으로 덜 받았지만, 남은 두 선수도 한 번 살펴볼까 합니다. 우선 군나르 그렌부터 출발해 볼까요. 긴 분량은 아니겠지만, 어떤 선수였는지 살펴보는 일은 좋을 것 같네요!

 

 프로필

 

 이름 : Gunnar Gren
 생년월일 : 1920년 10월 31일 (1991년 작고)
 신장/체중 : 175cm
 포지션 : FW / MF
 국적 : 스웨덴
 국가대표 : 57시합 32득점

 

 그레노리 삼총사의 그레(Gre) - 군나르 그렌의 이야기

 

 1940년대 스웨덴에서 가장 공을 잘 차던 선수 중 한 명이었던 군나르 그렌. 그는 45년 스웨덴 올해의 선수에 빛났으며, 47년에는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스웨덴이 자랑하는 뛰어난 선수였습니다.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더욱이 멋진 활약을 펼쳤는데, 결승의 유고슬라비아전에서 2골을 넣었으며, 총 7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우승멤버로서 금메달을 당당히 목에 걸었지요. 국가대표로 57시합 32득점이라는 걸출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1949년 같은 스웨덴의 군나르 노르달 이라는 선수가 AC밀란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었지요. 이 때 노르달은 그렌을 데려오자고 추천합니다. 그렌의 멋진 공격 센스라면 여기에서도 통할 것이라 생각했겠지요. 그리고 이 선택은 정말로 멋진 결과를 가져다 줍니다. 군나르 그렌은 이렇게 (지인따라 강남가는) AC밀란으로 오게 되었는데... AC밀란시절 그렌은 노르달, 리드홀름과 함께 그레노리(Gre-No-Li)트리오의 1명으로 이름을 날립니다. 왜 이렇게 유명해졌느냐 한다면,
  
  1949-50시즌에는 노르달의 35골 기록과 함께 AC밀란은 118골이라는 경이적 골폭풍을 몰아치면서, 강팀의 포스를 보여주더니, 급기야 이듬해인 1951년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놀라웠지요!!! 지금 AC밀란의 이미지라면 "뭐 우승 정도야!" 라고 생각되지만, 당시 이 리그우승은 1907년 이후 무려 44년 만에 따낸 값진 쾌거였지요. 밀란의 팬들은 그렌을 두고 "교수"라는 별명으로도 불렀습니다.

 

 또한 당시 재밌는 이력으로는 1952년에 잠깐 AC밀란의 감독겸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신망 받는 면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겠지요. AC밀란에서 4시즌을 보내었고, 133경기 38득점을 기록합니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득점력이 빈약한 느낌이 든다고요? 하하, 통상적으로 군나르 그렌은 공격수로 표기되지만, 현대 축구의 관점으로 보자면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포지션이라고 합니다. 한편 그렌의 경우 AC밀란에서 4시즌을 보낸 후, 피오렌티나와 제노아에서도 잠깐씩 뛰었던 이력이 있습니다. 1956년부터는 현역 마지막을 스웨덴리그에서 보냅니다.

 

 1958년 FIFA월드컵에도 참가합니다. 이 때 그의 나이는 만 37세 였지요. 그럼에도 중심선수로 활약하면서, 준우승에 공헌했습니다. 그 해 10월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도 은퇴합니다. 은퇴 후에는 지도자 생활을 하는데, 주로 스웨덴 클럽 등을 맡았습니다.

 

 정확히 어떤 스타일의 선수 였는지 알기에는 지금의 자료로서는 부족한 면이 있지만, 그는 스웨덴이 낳은 가장 탁월한 선수 중 한 명임에는 분명합니다. (시야가 넓은 선수이며, 패스가 뛰어났다고 알려져 있으며, 또한 어린 시절인 13살 때 부터 눈에 띌 만큼 뛰어난 축구센스가 있었다는 기록이 존재합니다) 군나르 그렌의 경우는 정말로 그의 업적을 기념하며 동상이 Gamla ullevi 스타디움 바깥에 세워져 있습니다. 바로 이렇게 말이지요.

 


  지금처럼 영상이 발달한 시대가 아니므로, 그렌의 훌륭한 센스나 패스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없겠지만, 그는 이렇게 나마 지금까지도 레전드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으니, AC밀란 팬들이나 스웨덴의 고국 팬들에게는 소중했던 선수로 기억되겠지요. 그럼 오늘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애독해 주시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드립니다. 그 시절의 희귀한 영상이 있어서 참고용으로 갱신해 놓습니다.

 

 2010. 08. 10. 초안작성.

 2020. 07. 21. 가독성 보완 및 동영상 추가 - 축구팬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