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모로코의 명수비수, 누르딘 나이벳

시북(허지수) 2010. 10. 24. 20:43

 대하소설을 쓰셨던 조정래 선생님은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로 "열심히 노력하라"는 뻔한(?) 대사를 조언한 적이 있습니다. 글쓰기 비결이, 그냥 쓰고, 계속 쓴다고 말하는 그 모습이 아주 오래도록 인상에 남았었지요. 저같은 졸필이 좀 더 글을 잘 쓸려면, 열심히 하는게 사실 정답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열심히 안 할 때가 많지요. 턱없이 게으르지만, 많은 분들의 응원으로 축구선수 소개가 200명이 되었네요. 부족함 투성이지만, 종종 재밌게 보았다는 분들의 성원을 받을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욕심 같아서는 200명 째는 역시 호나우도지! 라고 오래전에 정해두었었는데... 고심 끝에, 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숨은 명선수에게 관심을 끄고, 유명선수만 계속 조명하면 곤란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모로코의 수비수, 나이벳을 소개할까 합니다. 이렇게 가다보면, 또 300명이 되는 날이 오지 않겠습니까. 하하.

 프로필

 이름 : Noureddine Naybet
 생년월일 : 1970년 2월 10일
 신장/체중 : 186cm / 75kg
 포지션 : DF
 국적 : 모로코
 국가대표 : 115시합 2득점


 아프리카 최강의 리베로로 불리는 - 누르딘 나이벳 이야기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최초로 월드컵 16강을 밟은 팀이지요. 1998년에는 세계랭킹 10위까지 올라간 적도 있고요. 이런 모로코의 명문팀 카사블랑카에서 축구를 시작한 나이벳은 90년대 초반 리그 3연패에 공헌하였고, 1992년 아프리카 챔스리그도 따냅니다. 국가대표로 발탁되었고, 이윽코 나이벳은 유럽무대에 도전하게 됩니다. 첫 도전이 시작된 곳은 프랑스 클럽팀 낭트! 그 후 낭트와, 리스본을 거쳐서, 1996년 드디어 나이벳은 스페인의 라리가 데포르티보에 몸담게 됩니다. 이 때부터 나이벳의 활약은 더욱 유명해지고, 사람들의 이름에 오르기 시작합니다. "저 친구 수비를 영리하게 잘 하는데~", 전성기시절 라리가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탑클래스의 중앙수비수로 인정받게 되는 나이벳입니다.

 통솔력과 수비라인을 컨트롤 하는 실력이 발군이며, 공격적인 센스도 겸비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패스와, 헤딩력도 자랑이지요. 끈덕지고 거칠게 수비하는 타입이라기보다는, 상황 판단력과 위기 관리 능력이 뛰어나서, 틈이 보이면 재빠르게 공을 빼앗아 내고 공격으로 연결시켜 나갑니다. 상대팀에서는 여러가지로 골칫거리 였던 나이벳입니다 :) 중앙에 나이벳이 버티고 있으면, 수비적인 안정감이 월등히 좋아지곤 했습니다. 데포르티보에서의 첫 시즌,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 나이벳은 팀에 큰 힘이 되었으며, 데포르티보는 그 시즌에 리그 최소 실점(30실점)을 기록하며, 3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둡니다. 한편 나이벳은 94년, 98년 월드컵에도 참가하였으나 아쉽게도 16강 진출은 실패했습니다. 오랜 세월 모로코팀 캡틴을 맡았으며, 115시합 출장은 모로코 역대 최다 기록입니다. 비록 수비수라서 조명은 상대적으로 덜 받았지만, 그는 공헌도 면에서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명수비수 였지요.

 데포르티보에 지장으로 알려진 이루레타 감독이 부임하면서, 전술적인 움직임이 돋보이던 데포르티보는 마침내 1999-2000시즌에 대망의 라리가 우승을 달성하기에 이릅니다! 이후 데포르티보는 무시못할 저력을 보여주면서, 챔피언스무대에서 맨유, AC밀란, 아스날, 유벤투스 등의 강호와 치열한 명승부를 펼쳤고, 세계에 이름을 날리곤 했습니다. 강호들도 한 번씩 데포르티보에게 일격을 당하며 쓴 맛을 보곤 했었지요. 이 황금기 시절을 팬들은 "Super Depor"라고 부르며 환호합니다. 당시 수비의 핵심선수로 활약했던 인기스타가 바로 누르딘 나이벳입니다! (여담으로, 맨유가 트레블을 기록했던 1999년에 수비보강차원에서 나이벳을 영입을 고려했으나, 나이벳의 무릎 부상으로 인해 신중한 검토 끝에 결국 맨유는 실베스트르(프랑스)를 선택하게 됩니다.)

 선수생활의 막바지인 2004년에는 아프리카 컵대회에서 고국 모로코를 결승까지 이끌면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또한 2004-05시즌에 토트넘에 이적해서, 부상과 씨름하면서도 열심히 수비를 합니다. 2006년에 현역에서 은퇴했습니다. 이제 이야기를 정리할까 합니다. 나이벳은 수비도 일품이지만, 공격에도 종종 참가해서 상대팀을 위협하는 것이 참 인상적인 리베로였다고 생각합니다. 마치면서 조회수가 7만이 넘은 나이벳 영상을 덧붙입니다. 애독해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