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34 바케로 - 90년대 FC바르셀로나의 캡틴

시북(허지수) 2019. 12. 6. 15:39

 

 축구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분들도 한 가지 질문 앞에서는 모두 다른 답을 내놓곤 합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게다가 보통 대답은 "직접 플레이를 보았던 선수"들 중에 손꼽게 됩니다. 저만해도 90년대 선수하면, 클린스만이나 바티스투타, 호나우두 같은 특급골잡이 부터 떠오르곤 합니다. 이웃 블로거 바셋님께서 스페인 하니까 바케로가 떠오른다고 합니다! 와우! 꽤나 의외의 인물이었고, 호기심에 또 자세히 살펴보았지요. 2010무렵 스페인이라면, 싸부엉이 사비도 있는데!!! 이 글은 2010년에 초안을 작성한 글이고, 2019년에 가독성을 갱신한 글임을 밝혀둡니다!

 

 프로필

 

 이름 : José María Bakero Escudero
 생년월일 : 1963년 2월 11일
 신장/체중 : 175m / 71kg
 포지션 : MF
 국적 : 스페인
 국가대표 : 30시합 7득점


 수 많은 우승들과 함께 하던, 사랑받은 캡틴 - 바케로 이야기

 

 서론에 이어 바셋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작은 키에 다부지고, 엘레강스한 움직임이 일품이다, 샤비와 비슷하다 라는 평을 해주셨는데... (어이 오늘은 여기까지 내용을 날로 먹고 있잖아요!) 사진을 잠깐 스쳐본 지인은 "어 메시아냐?" 라고 덧붙입니다. 바케로가 비록 세계적인 명성은 다소 낮고, 엄청난 인기스타는 아니었을지라도, 적어도 바르샤 팬들에게는 "캡틴 바케로"로 통하는 90년대 중요한 선수였지요.

 

 엘레강스하다 라는 말을 좀 풀어서 바케로를 설명하자면 - 바케로는 시야가 매우 넓었으며, 정확하게 틈을 파악해서 멋진 패스를 찔러주는게 특기였지요. 위치를 선정하는 감각도 뛰어났고요. 이 부분은 흡사 사비와 비슷하지요. 경기장 내내 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바케로의 매력입니다. 그래서 공을 받았을 때, 명확하게 공을 연결해 버립니다. 팀의 중요한 연결고리를 자처했지요. 때로는 공격할 시간을 벌고자 차분하게 백패스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축구생활을 시작했는데, 초기에는 공격수로 활약하였습니다. 데뷔 4년만에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며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았고, 소시에다드에서 기복없고 한결같은 활약을 하는 것을 인정받아서, 1988년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바르샤의 요한크루이프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바케로의 위치를 재조정하게 됩니다. 매우 성공적인 포지션 이동이었지요. 전방에는 스토이치코프나, 미카엘 라우드롭 등 이 있었고, 중원에는 사령탑 과르디올라가 활약하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서 바케로는 연결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원래 공격수 출신이다보니, 득점감각이나 공격적 재능도 있어서, 필요할 때 골을 터뜨리는 것도 잘했고요. 팀을 잘 통솔하던 능력을 높이사서, 93~96년까지 FC바르셀로나의 캡틴을 맡았습니다. 요한크루이프의 엘드림팀의 정신적 지주 같은 선수였고, 승부 때 마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팬들로부터 사랑도 많이 받았습니다. 4번의 리그우승과 1번의 챔스우승을 함께 했습니다!

 

 1994년 월드컵에도 출장했는데, 등번호 10번을 달고 있었지요. 스페인은 8강에서 이탈리아에게 패했습니다만, 여하튼 국가대표로도 잠깐 활약했던 바케로 였습니다. 1995-96시즌 크루이프감독이 팀을 떠나고, 이제 30대 중반이 되었던 바케로는 자신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이듬해 96-97시즌 도중에 바르샤를 떠나게 됩니다. 9만명에 달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훌륭했던 캡틴의 마지막 경기를 보고자 몰려들었고, 바케로는 캄프누에서 후반전 교체 출장해서 골을 기록하면서 유종의 미를 아름답게 장식합니다. 수만 관중의 기립박수가 함께 하지요. 현역 마지막은 멕시코 클럽에서 한 시즌을 보내고, 은퇴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좀 특이하게 축구를 하는 팀입니다. 과감한 역습도 종종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빠른 역습이나 다이렉트함 보다는, 정확한 패스와 전방으로 천천히 압박해 들어가는 포스가 굉장하지요. 때로는 선수 전원이 패스를 돌리고, 상대방의 빈틈을 파악해서 효과적으로 공략해 버리면서, 찬스를 만들어 냅니다.

 

 누군가는 선수들의 위치를 조율하고, 정리하는 사람이 필요하지요. 바로 그 역할을 바케로가 담당했습니다. 2010년대의 사비처럼 말이지요. 이러한 특이한 스타일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한 때는 바케로가 뛰던 때가 좋았지... 라고 회상하는 팬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바케로가 뛰던 때가 추억이 될만큼, 바르샤는 21세기에 화려한 성적들을 올려왔고요. 그러다보니, 더욱이 바케로의 존재감은 많은 이들에게 잊혀져 가겠지만, 누군가에는 여전히 엘레강스한 선수로 기억되고 있는 것을 보니... 역시 저마다 마음 속의 최고의 선수는 다 있는 법입니다!

 

 마치면서 그의 바르샤 마지막 장면이 담겨 있는 영상을 살짝 덧붙입니다. 작은 키로 헤딩도 잘 하고, 열심히 움직이면서, 승리에 공헌하던 90년대 바르샤의 캡틴 바케로. FC바르셀로나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런 선수도 있구나 라고 생각해 주신다면 좋을 것 같네요. 부족한 글임에도 즐겁게 애독해 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초안작성 2010. 11. 11. 가독성보완 및 영상업데이트 2019. 12. 06. 축구팬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