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프랑스의 멀티플레이어 실뱅 윌토르

시북(허지수) 2010. 12. 14. 14:49

 축구라는 것이 참 묘할 때가 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뜨리면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낼 때 보면, 그 선수가 정말 영웅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 지난 밤 우리 박지성 선수가 헤딩골로 맨유를 승리로 이끄는 것을 보면서 환호하고, 기뻐하곤 합니다. 문득 그런 남자가 한 명 생각납니다. 프랑스의 축구스타였던 실뱅 윌토르 입니다. 오늘은 윌토르를 살펴보겠습니다. 이야기 속으로~

 프로필

 이름 : Sylvain Claude Wiltord
 생년월일 : 1974년 5월 10일
 신장/체중 : 174cm / 74kg
 포지션 : FW
 국적 : 프랑스
 국가대표 : 92시합 26득점


 유로2000의 기적, 그리고 EPL에서 성공한 프랑스인! - 윌토르 이야기

 아버지가 머나먼 과들루프에서 프랑스로 이주해 왔기 때문에, 프랑스에서 태어난 윌토르.1991년 2부리그에 있던 스타드 렌에서 축구선수를 시작하는데, 10대 소년은 꽤 공을 잘 찼습니다. 1993년 8골을 넣었고, 소속팀도 1부리그로 승격하게 되었지요. 윌토르는 20대 초반부터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윙어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1997년 보르도 팀으로 이적하게 되면서 윌토르는 이른바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합니다.

 윌토르는 최전방 공격수로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확실한 슈팅력을 무기로 많은 골을 넣습니다.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1999년에는 22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합니다. 기라성 같은 프랑스 스타들을 제치고, 1999년에는 프랑스 올해의 선수상까지 받습니다. (그 앞뒤로 튀랑, 앙리, 지단, 비에이라 같은 선수들이 이 상을 받곤 했었지요) 단연 국가대표로도 발탁되었고요.

 국가대표로 처음으로 맞이한 큰 무대는 유로2000 이었습니다. 지단에 조르카예프에, 황금세대 프랑스는 무척이나 강했지요. 스페인을 박살내고, 포르투갈에게는 역전승을 거두면서 다시 한 번 우승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갑니다. 대망의 결승전이 남아있습니다. 이탈리아와 경기였지요. 선제골은 이탈리아가 넣었고, 경기는 그대로 끝날 것 같았습니다. 추가시간을 합해서 1분도 남지 않은 시간. 그 몇십초 사이에 모든 것이 바뀌었지요.

 다급한 골키퍼 바르테즈의 롱킥, 그리고 운명처럼 공은 수비수를 맞고 윌토르 앞에 떨어집니다. 윌토르의 감각적인 슈팅, 그림처럼 골망을 갈라놓습니다. 맹활약을 해나가던 이탈리아의 명골키퍼인 거인 톨도 역시 이 슛 하나를 막지 못했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땅만 쳐다봅니다... 기세가 오른 프랑스는 연장전에서 카테나치오를 무너뜨리고, 트레제게의 결승골로 2-1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두었지요. 프랑스는 사상 첫 월드컵-유로를 연속으로 제패한 팀으로 역사에 이름을 새깁니다. 윌토르도 당당한 주역이었지요.

 승리를 향한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많이 있습니다만, 윌토르가 보여준 휘슬 울리기 직전의 마지막 슈팅도 멋진 예일 것입니다. 아침에 속상한 일이 있었고, 점심에는 짜증나는 일이 있고, 오후에도 시달리다가, 저녁에 만신창이가 되어서 집에 도착했고, 주저 앉아 울고 싶은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의 인생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그 남은 시간들도 소중한 것입니다. 다시 힘을 내고, 웃고, 일어서는 것, 참 멋지지 않습니까. 하하.

 2000년 크나큰 주목을 받았던 윌토르는 EPL의 아스날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아스날은 고액 이적료를 주저하지 않았지요. 아스날에 와서 같은 프랑스 출신인 앙리와 함께 빠른 속도의 콤비네이션을 보여주면서 클럽팀에서 멋진 활약을 이어 나갑니다. 피레스도 있었고, 그야말로 프랑스 콤비들은 화려한 퍼포먼스로 리그 우승을 이끈 주역들이었지요. 윌토르는 아스날에서는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최전방 공격수, 세컨드 스트라이커, 윙어, 측면 미드필더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잘 소화해내는 것도 큰 장점이지요. 밝은 성격으로 동료들과도 잘 지내고,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패스를 주고 받는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2003-04시즌이 되자, 아스날은 신예선수들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요즘 박지성으로 인해 이름이 뜨고 있는 융베리(!) 등이 당시 황금기 아스날의 날개였지요. 윌토르는 30대 무렵 발목 부상도 있고 점점 출장 기회가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2004년 프랑스의 명문 리옹으로 과감하게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윌토르의 부활이 이어집니다. 리옹에서도 특유의 존재감을 발휘하면서 팀의 연속 우승에 큰 보탬이 되었습니다. 역시나 다양한 포지션을 오고가는 센스도 잊지 않았고요 :) 2006년 월드컵에서 전 경기에 출장하면서 준우승에 공헌하기도 했습니다. 2006년을 끝으로 국가대표를 물러납니다.

 유로2000 때 포스가 강렬해서인지, 늘 젊어 보이고, 신동 같았던 윌토르인데, 그것도 이제 벌써 10년전의 일입니다. 하하. 윌토르는 이제 만 36세를 넘었고, 이제 소속팀이 없는 상태입니다. 현역의 막바지이고, 은퇴 가능성도 언급되곤 합니다. 프랑스 국가대표로 92시합을 소화했고, 역대 Top10 안에 드는 기록입니다.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동영상을 덧붙입니다. 역시나 볼만한 멋진 영상이라 생각됩니다. 오늘은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 애독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도 또 다른 스타의 영상과 함께 찾아뵙지요. (웃음)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