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벨기에가 낳은 명캡틴 - 마르크 빌모츠

시북(허지수) 2010. 12. 22. 09:18

 우리를 꽤 골탕먹이는 것 중 하나가 FIFA랭킹입니다. 이웃나라 일본이 이상하게 순위가 높아보이고, 한국은 유독 저평가 받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이란도 60위권이라니...! 그런데, 유럽의 붉은악마 "벨기에" 라는 나라를 살펴보면, 더욱이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그래도 올라갔다 내려갔다 주가지수 같은 느낌이라도 있다지만, 벨기에는 2003년 16위를 찍은 이후 줄곧 50-60위권을 왔다갔다 하고 있고, 실제로도 월드컵이며, 유로며 예선통과를 못하고 있지요. 2012 유로 역시 예선통과가 어려워 보입니다. 공 잘 차는 일류선수들이 많이 없기 때문이겠지요. 오늘은 또 한 번 과거 벨기에 축구스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빌모츠 이야기 입니다. 출발!

 프로필

 이름 : Marc Wilmots
 생년월일 : 1969년 2월 22일
 신장/체중 : 184cm / 85kg
 포지션 : MF, FW
 국적 : 벨기에
 국가대표 : 70시합 28득점


 한일월드컵 당시 브라질의 간담을 서늘하게 해버렸던 - 빌모츠 이야기

 빌모츠는 1990년 벨기에 올해의 영플레이어 상을 수상할만큼, 벨기에의 미래를 책임질 만한 촉망받는 선수였습니다. 1991년부터 5시즌을 벨기에의 강호 스탕다르 리에주에서 대활약을 펼쳐나가지요. 이런 젊은 영건에게 관심을 가진 팀이 있으니 독일 분데스리가의 샬케04 였습니다. 1996년 샬케04로 이적후에도 팀의 UEFA컵 우승에 공헌하고, 샬케의 새로운 주역선수로 성장했습니다.

 강력한 피지컬과 빠른 스피드, 끝없는 움직임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 였고, 현역 시절 야생 멧돼지라는 꽤 무서운 별명이 따라붙습니다. 공격에서는 중거리슈팅이나 골결정력이 있었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 또한 정신력도 뛰어나, 투쟁심이 대단했습니다. 한 마디로 벨기에산 미친 존재감 정도로 표현하기 좋겠네요 (웃음) 중요한 장면에서 승부를 내버리는 특유의 강인한 모습이 인상적이지요. 세계적 지명도는 없을지 모르겠지만, 유럽에서는 꽤나 이름을 날리던 스타였습니다.

 국가대표로는 1998년 월드컵에 참가해서 2골을 넣었고, 유로2000은 꽤 씁쓸한 맛을 남기고 맙니다. 당시 월드컵 5회 연속 출장을 자랑하고 있었고, 또 유로 개최국으로서 자존심이 있었던 벨기에지만, 유로2000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맛봅니다. 개최국이 토너먼트에 못 올라간 게 처음 있는 일이었지요. 벨기에는 꽤 잘했지만, 터키의 하칸 쉬퀴르에게 2골을 내주면서 패배했던 게 컸지요. 여하튼 벨기에 내에서는 큰 비난이 일어나지요, 빌모츠 너 뭐한거냐, 팀을 잘 이끌었어야지...!

 그러나 스타가 여기서 주저 앉을 수 없었지요. 2002년 한일월드컵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유럽예선을 치열하게 펼친 벨기에는 캡틴 빌모츠가 많은 골을 기록하며 팀을 구해냅니다. 예선 2위로 플레이오프에 참가했고, 플레이오프에서 강호 체코를 박살내면서, 6회 연속 본선출장에 성공합니다!

 한일월드컵에서도 빌모츠의 격이 다른 움직임은 화제가 됩니다. 조별리그 전경기에서 득점을 올리면서 16강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우지요. 당시 맞붙었던 일본 선수 역시, 빌모츠는 움직임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놀라움을 표현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16강에서 만난 상대가 브라질이었다는 것과 분전했지만 사상 최강의 선수들인 히바우두와 호나우도에게 연속으로 골을 내주면서 0-2로 패배했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빌모츠는 브라질 골문을 향해 헤딩을 날리고 골망을 흔들었지만, 하필이면 파울 판정이 나면서 논란의 노골이 되고 말았습니다. (훗날 주심이 오심이었다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여하튼 우승국 브라질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벨기에의 붉은 악마도 꽤나 화제였습니다. 국가대표로 70시합 28득점을 기록하고, 2002년 대표팀에서 은퇴합니다.

 이후 핵심을 잃은 벨기에는 그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컵이고 유로고 진출하지 못하고 있지요. 마음 아픈 일입니다. 유튜브에 가보면 마르크 빌모츠를 기념하는 멋진 영상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안타까운 댓글을 같이 볼 수 있지요. 벨기에 청년은 말합니다. 지금 벨기에에 그가 필요하다... 한편에서는 가장 저평가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평하기도 합니다. 이제 그의 영상과 함께 글을 마쳐야 겠습니다.

 팀의 정신적지주이자, 강인한 선수의 상징이었던 빌모츠. 벨기에의 선배격인 엔조 시포(http://suparobo.kr/600)의 천재성이나 화려한 테크닉은 없을지 몰라도, 엄청난 운동량과 승리를 위한 투지는 참으로 빛나던 명선수 였습니다. 애독해 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