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월드컵 최연소 출전선수 - 노먼 화이트사이드

시북(허지수) 2011. 2. 11. 01:19

 얼마 전 만난 친한 지인이 제 블로그를 한참 보더니, 글은 최소 2-3일에 하나씩 써야지 라며 구박을 주고, 덧붙이면서 현역 선수들 이야기도 많이 써달라며 적극적으로 조언을 해줍니다. '좋아 한 번 그래볼까' 라는 마음은 약간 있지만, 그러다보면 또 일이 더욱 커질까봐 두려워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하. 오늘은 문득 생각난 김에 추억의 월드컵 스타 노먼 화이트사이드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꽤 재밌는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 출발합니다.

 프로필

 이름 : Norman Whiteside
 생년월일 : 1965년 5월 7일
 신장/체중 : 188cm / 80kg
 포지션 : FW, MF
 국적 : 북아일랜드
 국가대표 : 38시합 9득점


 일찍 뜬 별은 참 일찍 지고 말았다는 - 노먼 화이트사이드 이야기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 출신인 화이트사이드는 14살 때, 맨유 스카우터의 눈에 띄어서 유소년 클럽에 입단하게 됩니다. 일찍이 맨유전설 죠지 베스트를 발굴했던 그 스카우터이니 만큼, 또 한 명의 천재 선수를 발견한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리고 그의 눈은 꽤나 정확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린 신동 화이트사이드는 무섭게 커갔고, 1982년 4월 - 만 16세의 나이로 잉글랜드리그 데뷔전을 치르게 됩니다.

 맨유가 80년대 당시 강팀의 지위는 잃어버린 상황이었음에도, 이 화제의 소년 덕분에 잉글랜드 전역이 떠들썩해집니다. 190에 가까운 큰 덩치에다가, 완성된 듯한 피지컬의 강인한 모습은 꽤나 압권이었고, 당당한 태도도 팬들의 기대와 호기심을 사로잡습니다. 북아일랜드 감독도 이 신동을 국가대표로 발탁해버리지요. 덕분에 1982년 6월 월드컵에 참가하는 영광을 함께 합니다.

 게다가 감독은 첫 경기부터 화이트사이드를 주전으로 기용하는 과감한 전술을 씁니다. 이 젊은이는 옐로카드를 받아오지만, 꽤나 팀에 박력있는 공헌을 하였으며, 뜻밖에 북아일랜드가 선전하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북아일랜드는 1차리그를 통과하고, 2차리그까지 진출하였습니다. 화이트사이드의 기록 17세 41일의 나이로 월드컵 무대에 출장했다는 것은 역대 최연소가 되었지요. (잠깐 참가한 게 아니라, 주전으로 5경기를 모두 소화했다는 것도 의미있습니다) - 물론, 월드컵 최연소를 기록하려면, 운도 따라줘야 겠지요 :) 4년마다 열리니까요.

 여하튼 신세대 공격수는, 10대 때부터 많은 주목을 받으며 장래의 스타 후보로 기대를 받습니다만, 그 이후의 이야기들은 꽤나 안타까운 부분도 있습니다. 우선 맨유에는 80년대 간판 공격수 마크 휴즈(http://suparobo.kr/621)가 뜨고 있었지요. 뛰어난 공격재원들 속에서 확실한 위치를 자리잡지 못한 화이트사이드는 이후 미드필더로 전향하며, 강력한 킥력을 무기로 활약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멋진 골들을 종종 기록하면서 확실한 이미지를 남겨주며, 당대 맨유의 인기선수 중 한 명임은 분명합니다. 86년 월드컵에도 참가해서 득점을 올리기도 했고요.

 그런데 1986년 맨유의 호랑이 퍼거슨 감독이 오면서 많은 것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퍼거슨은 규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기멋대로 활동하는 선수를 기피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부터 호화로운 성공을 맛보고 만 21세에 월드컵에 2번이나 출장한 젊은 스타 화이트사이드는 사생활이 문제가 있었습니다. 잦은 음주에... 게다가 (어린 시절부터 너무 혹사했다 라는 의견도 있는데, 여하튼) 몸이 많이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무릎, 아킬레스건 등 여러 번 다리 부상으로 고생하기 시작합니다. 자연히 출장기회가 줄어들었지요.

 1989년 20대 중반의 나이로 에버튼으로 이적하는 화이트사이드 입니다만, 현역 통산 13번이나 수술했다는 무릎은 이미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의사는 "계속 무리하게 축구하다간 영원히 걷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합니다. 모처럼 재기를 꿈꿔보나 했지만, 에버튼 생활은 아주 짧게 막을 내려야만 했습니다. 결국 만 26살의 나이로 현역은퇴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빨리 떴던 별은, 정말 빨리 지고 말았습니다. 아쉬운 일이었지요. 아마 당시의 맨유팬이라면, 영원한 젊은 스타로 기억될 이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몸이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꾸준한 훈련을 통해서 다듬고, 또한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운동을 계속 해나갈 때, 오래도록 활약할 수 있는 것이지요. 자신의 재능만 믿고, 술 담배를 좋아해서, 혹은 지나치게 무리하며 스스로를 망친 젊은 선수들은 꽤 있습니다. 자기 관리가 물론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이처럼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아쉬움에 해본 소리고, 본인 스스로는 "활약했던 날들이 짧았던 것은 아쉽지만, 그 활약들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지난 날을 회상합니다. 현재는 다리의 치료에 관련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Big Norm" 화이트사이드의 영상을 덧붙이며 오늘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님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살다보면 때로는 일이 뜻하는 대로 안 풀릴 때도 있고, 고민이 많을 때도 있을 줄 압니다. 그런데 모든게 일사천리로 시작부터 완벽하게 잘 되는게 꼭 좋은 건 아닙니다. 차분하고 꾸준하고 성실하게 노력해 나갈 때, 롱런하는 인생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럼 건강 유의하세요.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