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포르투갈이 낳은 세계적 윙어 콘세이상

시북(허지수) 2011. 3. 9. 23:00

 축구 경기 중 가장 신나는 일을 꼽으라면,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팀이 지고 있다가, 역전으로 이기는 것! 응원하던 팀이 이렇게 이기면 정말 신나겠지요. 둘째로는, 강팀을 만나서도 당당히 경기를 펼쳐서 큰 점수차이로 이겨버리는 것, 역시나 무척 신나겠지요. 지난 주말 리버풀 vs 맨유 경기를 보면서, 그 날 리버풀이 세 골이나 넣어서 이겼기에, 경기장의 팬들은 너무 행복한 밤을 보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맨유팬들이라면, 속상하고요 ㅠㅠ) 유로 2000에 참가한 포르투갈도 지난 유로96 챔피언 독일을 만나게 되자, 꽤나 힘든 경기를 예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의 주역 콘세이상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서론 참 길군요 (웃음)

 프로필

 이름 : Sérgio Conceição
 생년월일 : 1974년 11월 15일
 신장/체중 : 178cm / 78kg
 포지션 : MF, FW (윙어)
 국적 : 포르투갈
 국가대표 : 56시합 12득점


 오른쪽 날개로 대활약을 펼치던 콘세이상의 이야기

 콘세이상은 이른바 포르투갈 황금세대의 멤버도 아니었고, 축구커리어의 시작은 93년 포르투갈 2부리그 였지요. 그리고 1996년이 되어 포르투갈의 명문팀 포르투에 입단하며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97, `98년 포르투가 2년 연속 우승하는데, 주력으로 활약했으며, 국가대표로도 발탁되었지요. 덕분에 90년대 후반 돈 많던 부자클럽 라치오가 콘세이상을 거액을 주고 데려오게 됩니다.

 전성기 시절 콘세이상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윙어 였습니다. 필드를 많이 뛰어다녔고, 날카로운 돌파력과 빠른 크로스, 그리고 골결정력까지 뛰어났던, 걸출한 측면 재원이었지요. 한마디로 상대팀은 콘세이상을 막아야 경기를 보다 쉽게 풀어갈 수 있었지요.

 비에리, 살라스, 베론 등이 뛰고 있었던 부자군단 라치오에서도 콘세이상은 측면을 지배하면서, 멋진 활약을 보여주었고, 리그 우승에 크게 공헌했습니다. 그렇게 맞이한 유로2000에서, 포르투갈은 드디어 일을 냅니다! 조별리그 초장부터 잉글랜드를 박살내더니, 독일을 맞이해서는 콘세이상이 현란한 득점포를 날려주며, 유로 역사상 4번째가 되는 해트트릭을 달성합니다. 독일은 0-3 참패를 당하고 맙니다. 피구에, 루이코스타에...  하여간 공포의 포르투갈 덕분에, 축구강호 잉글랜드와 독일이 조별리그 동반 탈락의 굴욕을 맛보지요. 거침없이 4강까지 올라간 포르투갈입니다만, 아쉽게도 프랑스와 혈전 끝에 1-2로 패배했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리자, 16년만에 월드컵에 참가한 포르투갈의 지위는 "우승후보"로까지 격상됩니다. 그러나 포르투갈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무거워 보였습니다. 미국전에서는 패배했고, 한국과의 중요한 경기에서는 거친 플레이를 연발하다 퇴장 당하는 선수도 있었고, 불운이 겹쳐 찾아옵니다. 피구의 결정적 프리킥은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가고, 콘세이상의 감각적인 슈팅마저 골대를 맞고 튕겨 나갑니다. 반면, 박지성은 20대 초반의 나이가 무색한 침착한 한 방으로 모든 것을 잠재워 버린 바로 그 경기입니다. 포르투갈은 탈락합니다.

 포르투갈의 침몰도 그렇지만, 콘세이상도 2001년 명문 인터밀란에 몸담으며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중심선수 이길 원했으나, 팀은 항상 주전으로 그를 쓸 수는 없었지요. 이후 2004년까지 콘세이상은 팀을 옮겨다니며, 중심선수로 뛸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벨기에리그에서 대활약을 펼치면서 드디어 부활하지만, (`05 벨기에리그 최우수선수이자 스탕다르 리에주 캡틴이었습니다) 30대가 넘은 콘세이상은 이제 대표팀 멤버가 아니었지요. 대표팀은 이제 신세대 스타들인 데코와 C.호날두가 뛰고 있었고요.

 콘세이상은 쿠웨이트와 그리스리그를 거쳐서, 2009년 현역 은퇴를 발표합니다. 많은 나이에다가, 부상으로 인해 더 이상 뛰기란 힘들었겠지요. 덕분에 저도 이렇게 은퇴한 콘세이상을 쓰고 있고요 :) 마치면서 동영상을 덧붙입니다. 미뤄왔던 정리인데, 이로써 한 명 또 해결 ^^ 독자님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