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성실의 힘! 브라질의 제 호베르투 이야기

시북(허지수) 2011. 4. 14. 12:44

 1995년 8월, 강호 브라질의 국가대표로 발탁된 20대 초반의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제 호베르투"로 불리는 이 남자는 바로 대한민국과의 경기가 국대 데뷔전이었습니다. 수원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브라질이 1-0 승리를 거두고 돌아갑니다. 그리고 제 호베르투는 브라질의 소속팀인 포르투게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현지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젊은 브라질 국가대표, 그렇습니다, 유럽명문팀이 콜을 보낼 차례입니다 -_-; 아 이번은 처음부터 콜이 좀 쎕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부르거든요...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하하.

 프로필

 이름 : José Roberto da Silva Júnior
 생년월일 : 1974년 7월 6일
 신장/체중 : 172cm / 71kg
 포지션 : MF
 국적 : 브라질
 국가대표 : 84시합 6득점


 분데스리가를 호령한 브라질 미드필더 - 제 호베르투 이야기

 1997년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카펠로 감독이 라리가 시즌 중에 제 호베르투를 데려옵니다. 카펠로 감독도 급박한 상황이었지요. 14년 전, 이 맘때도 레알은 바르샤와의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었고 (웃음) 제 호베르투는 22살의 나이로 세계적 명문팀에서 존재감을 펼쳐야 했습니다. 그러나, 큰 활약은 볼 수 없었고, 얼마 후 감독도 바뀌었고, 다음 시즌부터는 주전 대우도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첫 번째 제 호베르투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고 97년 12월 브라질로 귀국해야 했습니다.

 1998년 제 호베르투는 두 번째 문을 두드립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으로 팀을 옮깁니다. 그리고 만능선수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레버쿠젠에서 중심선수로 자리잡습니다. 뭐랄까, 그의 플레이는 참 묵묵합니다. 우선, 측면 수비수에서 축구를 시작한 덕분에 수비를 잘 합니다. 헌신적이고 다양한 선수와도 호흡이 잘 맞습니다. 키핑력도 돋보이고요.
 
 국가대표에서는 훗날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아서 특유의 존재감을 보여주었고, 왼쪽 측면에서는 테크니션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드리블을 깔끔하게 잘하고, 정확한 크로스로 찬스를 만드는 것이 특기이지요. 프리킥도 잘 차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환상적이거나 지나치게 화려하지가 않습니다. 제 호베르투는 움직임 자체가 굉장히 충실합니다.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며, 팀 승리를 위해서 장인처럼, 달인처럼 움직입니다. 어쩌면 화려한 브라질과는 거리가 있는 타입이었지요.

 하지만, 이런 능력은 축구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누군가는 묵묵히 성실하게 플레이 하고 있어야 합니다. 제 호베르투는 그런 선수였고, 덕분에 분데스리가 최고의 왼쪽 미들이라는 평가까지도 종종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철저한 플레이는 자기관리에도 이어지는데, 평생에 맥도날드 한 번 가지 않고, 미네랄워터와 포도주스 말고는 절대 음료를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달인의 품격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만능선수 제 호베르투는 2001-02시즌 레버쿠젠에서 16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발군의 존재감을 보여주었고, 소속팀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진출했지요. 발락과 호베르투는 레버쿠젠의 스타였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경고누적으로 제 호베르투가 챔스 결승에 출장할 수 없었고, 팀도 레알에게 1-2로 쓰라린 패배를 맛봅니다. 아 아쉬운 레버쿠젠의 준우승이여!!!

 여하튼 발락과 제 호베르투는 나란히 2002년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팀을 옮기게 됩니다. 150억이 넘는 제 호베르투의 가치는 역시 분데스리가에서는 탑클래스입니다. 훌륭한 돌파와 이어지는 송곳 크로스로 어시스트, 어시스트... 바이에른 뮌헨에서 4번의 리그우승을 경험합니다. 완성된 선수가 보여주는 탁월한 플레이에 팬들은 참 기뻐했습니다. 화려함 없는 장인의 축구센스도 그 나름의 맛이 있지요.

 한편, 참 유감스럽게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브라질대표 멤버로 뽑히지 못했습니다. 워낙 브라질에 인재가 많다보니... 이로 인해 제 호베르투는 월드컵 우승을 커리어에 넣지 못하고 맙니다. 뭐, 개인으로는 무척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요. 2003년에 페레이라 감독이 브라질 대표팀을 맡게 되자, 제 호베르투는 다시 중용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원을 든든하고 훌륭하게 조율합니다. 호나우지뉴나 R카를로스는 덕분에 마음껏 공격을 펼칠 수 있었지요. 2006년 월드컵에 핵심멤버로 출장합니다만, 좋은 플레이에도 팀은 아쉽게 8강전에서 패배합니다. 2007년 국가대표에서 물러납니다.

 2009년 바이에른 뮌헨을 떠났고, 현재는 손흥민이 뛰고 있어서 친숙한, 함부르크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세월을 잊은 듯한 플레이, 패스가 살아 있다는 소리를 듣는 베테랑 선수가 되었지요. 그의 인상적인 플레이영상을 덧붙이며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것이 "단 한 가지 성실"이라고 했습니다. 성실한 태도가 결국 사람도 얻고, 실력도 얻는 비결이 아닌가 하는 어쩌면 당연한 생각을 해봅니다. 독자님들께 감사드리며 그럼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