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셀틱의 투장으로 불리는 닐 레논 이야기

시북(허지수) 2011. 5. 3. 13:09

 축구는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드리블도 남들처럼 잘 못하겠고, 대포알 슈팅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열심히 할 마음은 누구보다도 있습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축구에서나, 인생에서나, 열심히 뛰는 것만큼 중요한 게 어디있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목적지를 명확히 바라보면서, 달려나가는 인생. 성공할 수 있을까요? 예, 있습니다. 때로는 재능보다는 열정이 더 중요한 법이니까요. 2011년 현재 셀틱 감독인 닐 레논 이야기 출발합니다 ^^

 프로필

 이름 : Neil Francis Lennon
 생년월일 : 1971년 6월 25일
 신장 : 175cm
 포지션 : MF
 국적 : 북아일랜드
 국가대표 : 40시합 2득점


 셀틱을 사랑하던 꼬마, 결국 모든 것은 이루어진다 ★ 닐 레논 이야기

 10대 소년 닐 레논은 셀틱에 꽂힌 아이였고, 축구를 참 하고 싶었지요. 연습생으로 맨체스터 시티와 계약합니다. 80년대 맨시티는 별로 호화롭지 않았지요, 강등과 승격을 반복하던 힘겨운 팀이었고, 닐 레논의 출장 기회는 단 1경기 뿐이었습니다. 기회가 없으면, 그는 뛸 곳을 찾았습니다. 리그는 그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릅니다. 잉글랜드 하부리그의 크루 알렉산드라(Crewe Alexandra)라는 팀에서 오랜기간 축구생활을 합니다. 이런 팀이 있었나? 생각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잉글랜드의 3부리그에서 승격, 강등을 왔다갔다 하는 팀이니, 모르는 게 당연합니다...

 무명팀이었지만, 닐 레논은 여기서는 당당한 주연이었으며, 착실하게 20대 초반을 보내며 축구 실력을 쌓아갑니다. 1994년 북아일랜드 국가대표로도 발탁된 신참이었고요. 1996년 20대 중반의 닐 레논에게 기회가 찾아옵니다. 같은 북아일랜드 출신의 마틴 오닐, 레스터시티 감독이 닐 레논을 발견하고, 우리팀으로 와달라고 요청합니다. 그에게는 대단한 찬스였지요. 덕분에 잉글랜드 2부리그의 레스터시티로 이적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1996년 레스터시티는 1부리그 승격에 성공합니다! 닐 레논은 잉글랜드의 3-4부리그 선수였다가, 순식간에 EPL에서 뛰는 선수가 됩니다 :)

 단순히 행운이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절대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여하튼, 모든 것은 기묘하리만큼 레논에게 멋지게 환경이 맞아떨어져 나갑니다. 레스터 시티에서 마틴 오닐 감독은 명장 소리 듣는 인기감독이었고, 실력도 EPL에서 중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홈팬들의 아낌없는 지지를 받습니다. 그 사이에 리그컵 에서 2번이나 우승하는 쾌거도 달성하며, UEFA컵에도 나갔습니다. 우승과는 언제나 거리가 한참 멀었던 약팀의 활약에 팬들은 마틴 오닐이 제발 다른 팀으로 가지말라며 현수막도 걸고 감독을 참 아꼈지요. 레스터 시티 같은 팀에서 좋은 감독, 좋은 선수들과 뛰며 닐 레논은 한층 승리를 위한 집념을 몸에 익히게 되었겠지요.

 2000년 결국 마틴 오닐 감독이 셀틱으로 이적하게 됩니다. 셀틱은 스코틀랜드의 명문이고, 수 많은 우승이 있었지만, 정작 90년대의 셀틱이라면 우승이 1번 밖에 없었지요. 마틴 오닐이 셀틱의 화려한 명성을 살리려면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였지만, 과연 어땠을까요. 하하. 그리고 그 분이 가신다는데, 가만 있을 닐 레논이 아닙니다. 당장 셀틱으로 팀을 옮기게 됩니다. 당연했지요. 닐 레논은 어린 시절부터 셀틱을 사랑하는 아이였으니까요.

 닐 레논, 그리고 마틴 오닐 감독의 셀틱 시절이 시작됩니다.

 닐 레논은 사실 공격적인 면에서는 별로 볼품이 없었습니다. 화려한 드리블 기술도 없고, 정확한 슈팅도 없으며, 긴 패스는 닐 레논에게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직 거칠게 수비하고, 고함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기만 했습니다. 어떻게든 물고 늘어지는 근성을 보여주었고, 팀 동료에게 패스로 공을 건네주는 역할을 열심히 담당했지요. 그야말로 한 가지를 잘하는 위대한 선수, 훗날 캡틴이 되는 닐 레논이었지요. 그 한 가지는 바로 뜨거운 열정, 한 마디로 투혼이었습니다.

 셀틱에서 2000-2007년까지 오랜시간 활약했지만 득점은 3골을 넣었던 게 전부였고,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한 날에는 스스로도 매우 놀라서 기뻐했다는 일화도 있지요 (웃음) 퇴장은 얼마든지 각오한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닐 레논의 플레이는 셀틱 서포터들에게는 큰 자랑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팀 선수라고 해도, 닐 레논은 봐주는 법이 없습니다. 수비를 대충한다며 젊은 동료선수에게 마구 고함을 치고, 그라운드 위에서 승리를 위해서 열의를 불태우는 모습 때문에, 그는 화려한 플레이는 전혀 없어도 아주 큰 사랑을 받았지요. 한 마디로 존재감 발군의 그라운드의 전사랄까... 하하.

 21세기가 되며 셀틱은 명문 부활을 알립니다. 2001,2002,2004년 연거푸 우승을 차지하면서 스코틀랜드 지존의 자리를 되찾아 온 것입니다. 중원에서 부지런하게 뛰어다니며 고함치는 30대 아저씨 닐 레논은 이제 셀틱의 명물이자, 빼놓을 수 없는 핵심선수가 되었습니다. 그는 필시 어린 시절 꿈을 이룬 남자일 것입니다. 2005년 셀틱의 감독이 고든 스트라칸으로 바뀌는데, 바뀐 셀틱 감독도 이러한 닐 레논을 절대적으로 신뢰했으며, 캡틴으로 임명합니다.

 하부리그에서 뛰던 열정적인 축구 청년이, 훗날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던 팀의 캡틴 완장을 차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참 축구드라마도 재밌습니다. 셀틱도 역시 잘하며 2006년과 2007년 연거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30대 중반이 훌쩍 넘어도 축구를 놓을 수 없었는지, 선수생활 막바지에는 잉글랜드의 2부리그, 3부리그를 마다하지 않으며 현역생활을 계속합니다. 보다 못한 고든 스트라칸 셀틱 감독이, 닐 레논을 셀틱으로 데려와 코치로 앉혀버립니다. 이제서야 현역에서 은퇴하게 되었지요 (웃음) 닐 레논 코치는 참 신기합니다. 또 다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2009-10시즌 고든 스트라칸 감독이 떠나자, 새로 취임한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얼마 안 가 짤리고 맙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닐 레논 코치라도 일단 임시로 감독 대행이라도 시켜야지!!! 그런데 또 닐 레논이 감독하니, 팀이 잘 됩니다. 하기야, 현역 시절부터 우리편에게도 수시로 고함치는 그 열정이 감독해도 어디가겠습니까, 결국 2010-11시즌 닐 레논은 30대 후반의 나이로 정식 감독으로 임명됩니다. 이렇게 감독 생활도 시작되었지요. 하하.

 축구는 화려함이다! 맞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닐 레논 같은 투지 넘치는 인물을 생각한다면, 축구는 뜨거운 심장으로 열정적으로 뛰는 것이다! 라고 표현해도 충분히 좋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장문의 글이었네요. 닐 레논이므로, 골장면이 없는 관계로 (웃음) 오늘 이야기는 영상 없이 여기에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애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종종 우리가 어디에 있느냐 보다는, 어떤 태도로 있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