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엘 모로 (El Moro)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시북(허지수) 2011. 5. 13. 16:54

 박지성 선수가 유럽 무대에서 멋진 활약을 펼쳐나가는 것이 참 좋은 요즘입니다. 챔피언스리그 같은 큰 무대에서도 활약하고 좋지요. 챔스에서 뛰어보는 것은 많은 선수들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일단 소속팀이 리그에서 상위를 차지해야만 출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서로 다른 5개의 팀에서 챔스리그를 뛰었던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스페인의 모리엔테스 입니다. 2004년 챔스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는 모리엔테스 이야기 출발합니다.

 프로필

 이름 : Fernando Morientes Sánchez
 생년월일 : 1976년 4월 5일
 신장/체중 : 186cm / 80kg
 포지션 : FW
 국적 : 스페인
 국가대표 : 47경기 27득점


 챔스리그 통산 39골의 명공격수 -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이야기

 17살 때, 라리가에 데뷔한 모리엔테스는 알바세테를 거쳐서, 레알 사라고사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많은 주목을 받습니다. 스무살에 불과한 어린 나이임에도 2년 연속 두 자리수 득점을 올렸고, 1997-98시즌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합니다. 1998년 3월 국가대표로 발탁되었고, 월드컵 무대도 경험합니다. 98년 신예 스페인 공격수 모리엔테스는 국가대표로 6시합 7득점을 올리며 화려한 출발을 알리지요.

 레알 마드리드 시절, 모리엔테스는 라울과 궁합이 정말 좋았고, 리그에서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펄펄 날았습니다. 2000년 챔스리그에서는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올리며 우승에 공헌했고, 부상으로 고생한 2001년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두 자리수 득점을 기록하는 안정적인 선수로 평가받았습니다. 많은 우승을 경험하는 황금기였고, 젊은 나이에 많은 인기와 영광을 누렸지요.

 큰 키를 살린 헤딩 슛도 잘 하고, 강력한 슈팅력으로 전방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해내는 선수였습니다. 전술적인 이해도가 높았고, 게다가 지단, 피구, 라울 등 스타선수들과 호흡도 잘 맞았습니다. 혼자서 다 해결하기보다는 팀플레이를 생각하며, 찬스에서는 어시스트도 제법 볼 수 있었지요. 당시 스페인에서, 아니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공격수라고 불린 모리엔테스 였으니까요. 전방에 모리엔테스-라울, 그리고 중원에는 피구 등의 화려한 스타군단, 골키퍼는 카시야스! 인기 많은 부자군단 레알의 위용이었지요 :) 또한 모리엔테스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도 참가하는데, 한국과의 경기에서 스페인은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모리엔테스는 결정적인 골을 기록하는 듯 하였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고 말았지요.

 그런데 월드컵이 끝나고, 모리엔테스는 예상 외의 복병(?)을 만나게 됩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지구방위대 정책으로 호화군단이 만들어 지는 가운데, 급기야 브라질의 괴물 호나우두까지 레알의 유니폼을 입게 되지요. 결국 주포는 호나우두의 몫으로 넘어갑니다. 모리엔테스는 출장 기회를 잃고 프랑스의 AS모나코로 임대를 갑니다.

 억울함의 표시였을까요. 슬픔의 표출이었을까요. 모리엔테스는 모나코에서 그야말로 발군의 득점력을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립니다. 모나코는 2003-04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진출할 수 있었고, 주포 모리엔테스는 챔스리그에서만 9득점을 올리며, 대회 최우수 공격수로 선정됩니다. 에피소드로, 준우승을 차지한 당시 모나코는 공교롭게도 8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났는데, 인정 사정 없이 홈경기나 원정경기에나 모리엔테스의 득점포가 불을 뿜었고, AS모나코가 승리를 거둔 일화도 유명합니다 :) 그러길래, 왜 임대 보내가지고...

 2004-05시즌 레알 마드리드로 복귀한 모리엔테스지만, 이번에는 잉글랜드에서 잘 나가던 오언을 영입하는 지구방위대 레알. 그 명성에 비해 자꾸 벤치에 있는 일이 많아지자, 모리엔테스는 과감하게 시즌 도중에 리버풀로 이적해 버립니다. 리버풀에서는 다소 부진하며 기대만큼 활약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리버풀에서도 챔스리그 출장을 할 수 있었던 모리엔테스 입니다.

 2006-07시즌 라리가의 발렌시아로 이적한 모리엔테스. 이제 30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특유의 존재감은 살아있었지요. 모리엔테스와 다비드 비야의 조합은 충분히 멋졌고, 발렌시아도 챔스리그에 진출한 강팀이었지요. 발렌시아 유니폼을 입고, 또 챔스리그에 등장한 모리엔테스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9시합 7득점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리그에서도 4년만에 두 자리수 득점인 12골을 넣는 등, 오랜만에 들려오던 모리엔테스의 부활 소식이었지요. 그러나 이후 나이와 부상 영향 탓에, 서서히 폼이 떨어지며, 발렌시아 공격은 비야가 원톱을 맡게 변해갑니다.
 
 모리엔테스는 현역시절 챔스리그 통산 (104시합 출장) 39골... 역대 10위 안에 들어가는 기록이자, 라울, 인자기, 델피에로 등과 함께 챔스리그의 남자로 불릴만도 합니다 :) 2009년 발렌시아를 떠나 현역 마지막은 마르세유에 몸담았다가, 2010년 8월 마침내 현역은퇴를 발표하며, 현재는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지요. 마르세유 시대에서도 베테랑 선수로 챔스리그에 출장한 바 있습니다. 이리하여, 레알, 모나코, 리버풀, 발렌시아, 마르세유까지 무려 5팀의 유니폼을 입고 챔스리그에서 뛰었던 모리엔테스의 기구한 운명이 되었지요.

 국가대표 통산 47시합 27득점도 뛰어난 수치입니다만, 모리엔테스는 어딘지 모르게 국대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큰 기대를 받고 출발했으나, 정작 결정적인 무대마다 활약할 기회가 펼쳐지지 못한 느낌이 있습니다. 2002년 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고, 2006년 월드컵에서는 리버풀 시대의 부진 탓에 대표팀 엔트리에서 빠져버렸지요. 그리고 스페인에서는 이제 뜨는 별, 비야와 토레스가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동영상을 덧붙이며 오늘 이야기는 여기에서 정리합니다. 라울과 그렇게 죽이 잘 맞던 모리엔테스 였고, 커리어에는 부상과 부진, 여러 팀을 옮겨다녀야 했지만, 그럼에도 모리엔테스는 잘 생긴 외모와 뛰어난 실력, 헌신적인 플레이스타일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지도자 공부를 하고 있다는 소리도 있기 때문에, 훗날 모리엔테스 감독으로 만나볼 수도 있는 일이겠고요. 그럼 마칩니다. 독자님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