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강호들이 진검승부를 가리는 UEFA유로 대회에서는 1996년부터 대회 MVP를 발표해오고 있습니다. 96년 마티아스 잠머, 00년 지네딘 지단, 08년 사비 등 수상자들도 잘 알려져 있는 스타들이지요. 그런데 2004년 MVP는 그리스의 자고라키스가 수상한 바 있습니다. 그리스가 오랜기간 축구에서는 변방이다보니, 자고라키스 역시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요. 오늘은 그의 이야기를 살펴볼까 합니다 ^^

 프로필

 이름 : Theodoros Zagorakis
 생년월일 : 1971년 10월 27일
 신장/체중 : 175cm / 73kg
 포지션 : MF
 국적 : 그리스
 국가대표 : 120경기 3득점


 유로2004 최우수선수에 빛나는 자고라키스 이야기

 그리스 카발라 출신인 자고라키스는, 1988년 고향인 카발라FC에서 소박하게 축구선수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리스의 하부리그였지요. 소속팀은 2부리그, 3부리그를 오갔지만, 자고라키스는 성실하게 경험을 쌓았고,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중심선수로 자리잡습니다. 어린 자고라키스를 영입한 것은, 1부리그의 PAOK팀이었지요. 그리스 1부리그에도 빠르게 적응한 자고라키스는, 마침내 1994년 그리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94년 당시 그리스는 사상 첫 월드컵 진출을 달성했지만, 세계 무대의 벽은 높았지요. 그리스는 한 골도 못 넣었고, 10골을 내주면서... 3전 전패 당하며 짐을 싸야 했습니다. 이후 한동안 그리스는 계속 해서 국제 주요 대회에서 예선 탈락하며,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상황은 이러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고라키스는 대표팀에서도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선수로 자리 잡는데 성공했고, 1997년 EPL로 진출하기에 이릅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레스터시티 유니폼을 입고 3년동안 활약하는데, 중심선수로는 자리잡지 못했다는 평입니다. 주로 컵대회에 출장하고 그랬었지요. 계약기간이 끝나자, 2000년 다시 그리스로 복귀하며, 아테네에 몸담았습니다. 아테네에서 컵우승을 차지했고, 핵심선수로 인정받았습니다. 여기까지는 크게 특별할 것은 없고, 끝없이 한 걸음씩 걸어가는 한 선수의 이야기였지요. 그렇게 유로 2004가 되었습니다.

 주장은 오늘의 주인공 자고라키스가 맡았지요. 개막전인 포르투갈과 그리스의 경기가 열리자, 많은 사람들이 포르투갈의 승리를 점쳤지만, 이긴 것은 그리스였지요. 집중력이 단연 돋보이던 그리스는 2-1로 포르투갈을 잡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그리스는 흡사 잡초같은 근성과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토너먼트에서 계속 이겨나갑니다. 지역수비 보다는 대인수비에 집중하고, 공격도 길게 띄워서 플레이 하는 경우가 많은 그리스는 전형적인 수비축구를 하는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강력한 조직력과 집중력이 더해지자, 그리스는 굉장히 탄탄해졌지요.

 자고라키스는 중원의 핵심적인 선수로서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헌신적인 수비를 선보였고, 특유의 뛰어난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프랑스를 잡는 귀중한 어시스트도 선보였고요. 그리스는 토너먼트에서 한 골도 내주지 않으면서 1-0 승리를 계속하더니, 마침내 감격의 우승을 이룩합니다. 자고라키스는 활약을 인정받아 2004년 유로MVP에 올랐고, 유럽최우수선수 5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한 마디로 국민적 영웅이 된 것이지요. 30대 중반에 이르러서, 그 이름을 세계에 알린 남자 자고라키스, 10대 시절 그리스 2부리그, 3부리그를 전전하던 남자. 이것을 생각해본다면, 성실함 보다 강력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지도 모릅니다.

 대회가 끝나자, 베테랑임에도 러브콜을 받은 자고라키스는 세리에의 볼로냐에서 한 시즌을 뛰었고, 이후 PAOK에서 두 시즌을 더 보내고 현역 은퇴를 선언합니다. 자고라키스의 국가대표 첫 득점이 자신의 101번째 출장경기에서 나오기도 했는데, 언제나 팀플레이에 철저한 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대표팀에서 120시합을 출장했고, 역대 최다 출장 기록을 달성합니다. 또한 절반 이상을 캡틴으로 뛰었고요. 그리스 레전드 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가 아닐까 싶네요.

 두 개의 동영상 링크를 덧붙이며 오늘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외부재생이 안 되는 것들이라 ^^)
하나는 EPL시절 맨유를 상대로 골을 넣는 영상이고 ▶ https://www.youtube.com/watch?v=W6F60RCmFBY
또 하나는 유로2004에서 거함 프랑스를 잡는 영상이지요. 캡틴 자고라키스를 놓친게 프랑스의 실책이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eEyCEHg5Jnk

 그리스 축구는 종종 벙커축구, 재미없는 축구 등으로 비판받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어떤 팀일지라도, 조직력과 집중력이 뒷받침되면 무슨 일도 해낼 수 있다는 축구드라마로 생각되기도 하고요. 해석이야 개인마다 다를지라도, 여하튼 다가오는 유로2012에서는 또 어떤 명장면들이 생겨날지 기대가 됩니다! 애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by 시북 2011.06.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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