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3 SRPG 중 가장 재밌었던 전장의 발큐리아 리뷰를 해볼까 합니다. 사실은 할 때는 열중해서 열심히 깨느라고 정신이 없었는데, 돌아보니 여운도 많이 남고, 생각할 거리도 풍성했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작품의 메인테마는 "현대에는 없어지고 있는 사람과 사람의 유대" 라는 것. 어쩐지 근사하지 않나요. 하하. 사실 국내에 정식 발매가 되지 않은 작품이다보니, 수 년 전 거금으로 구입해서 플레이 했습니다. 기대가 매우 컸었기에,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과연 명성대로의 수준급 작품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로 출발해 봅니다.

 게임명 : 전장의 발큐리아
 기종 : PS3 / 발매 : 세가
 발매일 : 2008년 4월 24일
 판매량 : 약 60만장 (전세계 기준, 베스트판 포함)
 플레이타임 : 약 30시간
 개인적평가 : ★★★★★


 시뮬레이션 RPG 이면서도, 행동 시에는 마치 FPS 게임처럼, 이동과 조준을 긴장감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 전장의 발큐리아가 자랑하는 가장 큰 특징입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너무 긴장한 탓인지, 조작하는데 익숙해 지지 않아서 고생을 했습니다. 제가 발컨트롤계의 거장이고 (웃음), 게임방식을 잘 파악하지 못한 탓에, 쏟아지는 총탄 세례를 받고 게임 오버를 당한 것도 수 차례!!! 덕분에, 뭐냐 이 피곤한 게임 방식은! 이라면서 구입 초창기 몇 달간 봉인해 둔 것도 사실입니다.

 이대로 봉인할 수는 없겠다 싶어서, 꾸역꾸역 공략을 찾아보면서 진군 루트 등을 파악하고 재도전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치 지휘관이 된 것 처럼, 전략을 세우고, 중요한 지점으로 정확하게 이동시키면서, 적들을 하나 둘 격파해 나가는 느낌. 그야말로 전율이 올 만큼 짜릿합니다. (※과거 파이어엠블렘, 택틱스오우거 사자의 궁전에서의 긴장감을 오랜만에 느꼈다고 해야할까요.) 한 시나리오를 한 바탕 싸우고 나면, 손에 땀도 나고, 뿌듯함도 있고, 무척 즐거웠습니다. 물론 레벨 노가다 등도 가능하니,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최근에는 레벨 노가다를 좋아하지 않아서, 레벨을 올릴 때 종종 쓰는 유격전투 모드를 거의 한 번씩만 클리어 하고 진행했습니다 :)

 칭찬할 점은 역시 밸런스겠지요. 정찰병, 돌격병, 전차병, 저격병, 지원병, 탱크 까지 다양한 병과를 이용해서 진행해야 합니다. 각각의 특징이 있고요. 병과 레벨을 올리면 클래스체인지도 할 수 있고, 총도 개조할 수 있고, 디테일하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맵에 잘 맞는 배치와 운용이 가장 큰 핵심요소 겠지만요. 앞으로도, 세 가지나 더 칭찬해야 겠습니다. 수채화 풍으로 그려지는 화면이 예쁘고요. 택틱스오우거 등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사키모토씨의 장엄하면서도 분위기를 잘 전하는 사운드가 일품이고요. 눈물 짓게 만드는 스토리가 참 좋았습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트로피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점, 정식 발매되지 않았다는 점 (*언어가 일본어) 정도... SRPG를 좋아한다면, PS3계의 숨은 명작이라고 감히 강추할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외부에서의 평가도 매우 높은 작품입니다. 일본 아마존에서 평균 별점 ★★★★☆ 를 찍고 있는 작품이고, 해외에서도 찬사가 쏟아집니다. IGN 9/10, PS3 2008 전략게임상 등을 수상했고, 심지어 최근 10년 중에 세가가 가장 잘 만든 RPG 라는 평까지 들었지요. 시리즈 물도 아닌 작품으로서, 매우 성공적인 신화를 써내려갔고, 덕분에 후속편이 PSP로 발매, 전장의 발큐리아 애니화 까지 진행되었고요.

 그래픽, 사운드, 밸런스, 긴장감 모두 훌륭한 수준이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큰 매력을 느낀 것은 스토리라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차별과 편견에 맞서는 것, 삶과 죽음을 대하는 것,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이야기 하는 것은 커다란 힘이 느껴졌습니다. 더럽고 냄새나는 인종이란 없다, 인간은 전쟁의 도구가 아니다, 남과 다르다고 해서 배제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다르더라도 소중한 존재임은 변함없기에, 사랑하면서 살아간다는 그 강한 시나리오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성우 연기도 어찌나 좋은지요. 고백하건데 진행하면서 여러 번 눈물을 훔쳤습니다. 특히 중 후반부에 그러합니다. 만약 이 작품을 하실 꺼라면, 끈기를 가지고 진행해 보시길 권합니다. 초반부에 약간 진입장벽 같은게 있었습니다.

 어쩌면 전장의 발큐리아를 통해서 위로 받았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초반부터 소대를 이끌어 가는 것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는 듯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것은 함께 살아감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근본에서 타인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것이 있어야 그 공동체에서 유대의 싹이 피어날 수 있음을 정중하게 이야기 하고 있으니까요. 이런 이야기가 와닿았던 것은, 주연 캐릭터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살리기 위한 많은 묘사를 해놓았기 때문입니다. 적의 장군까지도 심리적 묘사를 매우 잘해놓았기에, 밀도 높은 전개감이 근사했습니다. 가슴이 미어지는 고통 속에서도, 주저 앉지 않고, 서로의 끈을 믿으며, 차분하게 전진해 나가는 모습.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 장면들이었습니다. 고통 뒤에는 마침내 행복의 꽃이 핀다는 행복한 결말 까지도 눈물 짓게 하는 작품. 전장의 발큐리아에 대한 찬사 리뷰였습니다. 시련 뒤에 피는 꽃은 참으로 근사합니다. 인생이 그러하듯... 말이지요. / 2012. 01. 리뷰어 시북.



by 시북 2012.02.0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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