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브라질인이라 불리던 독일의 슈나이더 이야기를 하다보니, 문득 에메르손이 생각이 납니다. 이 친구도 위닝실력이 장난 아닙니다. 물론, 사실은 축구실력이 정말 대단했지요. 2000년대 초중반 현역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찬사를 받았던 브라질의 명선수 입니다. 그 이름이 어쩌면 생소하고, 덜 알려진 기분이 드는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 무대에서 부상으로 제대로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어쨌든 유럽 명문팀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여주었던 에메르손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프로필

 이름 : Émerson Ferreira da Rosa
 생년월일 : 1976년 4월 4일
 신장/체중 : 182cm / 80kg
 포지션 : MF
 국적 : 브라질
 국가대표 : 73시합 6득점


 브라질이 배출한, 최고클래스의 수비형 미드필더 - 퓨마 에메르손 이야기

 에메르손은 호나우지뉴 등이 활약한 브라질 명문클럽 그레미오에서 활약하면서 어린 시절부터 명성을 쌓기 시작합니다. 1996년 브라질 전국선수권 우승에 공헌하면서 주목받는 선수가 되었고, 1997년 만 21살의 신예로 독일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으로 이적하였습니다. 브라질 국가대표로도 발탁되었고, 거칠 것이 없었지요. 금방 분데스리가에 적응을 마쳤고, 1999-00시즌에는 5골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각광받는 미드필더로 인정받습니다. 99년에만 브라질 국대로 17경기나 뜁니다. 브라질의 젊은 국가대표에다가, 분데스리가에서 펄펄 날기 시작하니, 주가도 치솟았지요.

 당시 분데스리가 사상 최고 금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면서 AS로마로 이적하는 에메르손 이었으니 말 다했지요. 약 2천만 유로를 AS로마는 지불해야 했습니다. 로마로 오자마자, 에메르손은 부상을 당하면서 우려를 샀지만, 반년만에 복귀 후, 다시금 훌륭한 퍼포먼스를 발휘하면서 AS로마의 핵심선수로 자리잡습니다. 공격과 수비의 축이 되는 선수였지요. 로마에서 한 번의 세리에 우승도 경험했습니다. 카펠로 감독이 총애하는 선수였고, 팀의 두뇌 같은 역할을 합니다. 어쩌면 스페인의 과르디올라와, 사비 같은 느낌일까요. 좀 더 분석해 보자면,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할 때를 기준으로 삼자면, 중원에서 정확한 위치를 자리 잡으면서, 공을 뺏으로 다닙니다. 상대팀들은 공격템포를 늦출 수 밖에 없었지요. 게다가 에메르손의 장점은 공을 잡으면 안정감이 발군이라는 점입니다. 확실하고 차분하게 동료에게 연결을 잘해줬습니다. 중원에서의 플레이메이커까지 소화하는 느낌이었지요. 견실한 패스와 끈끈한 수비력,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강력한 피지컬을 두루 갖추고 있었기에, 전성기에 세계 최고의 중앙미드필더 소리를 들었던 선수 중 한 명입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남미예선이 펼쳐지자 에메르손은 캡틴을 맡기도 하는 등 대단한 의욕을 보였습니다. 2001년 세리에 우승, 2002년 월드컵 우승이라는 명예가 따라올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너무나 아쉽게도 에메르손은 대회 직전에 어깨를 다치면서 국대에서 일시 이탈합니다. 브라질은 우승했지만, 멤버에 에메르손의 이름은 기록되지 않았지요. 뛰어난 선수에게 운이 따라오지 않은 경우였습니다.

 2004년에는 에메르손이 카펠로 감독과 함께 유벤투스로 이적하는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습니다. 로마팬들이 배신자들이라며, 난리도 아니었지요. 에메르손을 위한 변명을 굳이 달자면, 로마에서는 토티와 사이가 다소 안 좋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카펠로 감독이 워낙 잘 키운 재목이 에메르손이라, 에메르손 입장에서는 은사님을 따라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무려, 레알마드리드까지 에메르손을 데려오려 했으나, 유벤투스로 결국 이적하였습니다. 유벤투스 와서도 잘했지요. 엄청난 압박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면서, 철벽 수비를 중원에서 부터 보여주었으니까요. 상대팀에서 어정쩡한 패스가 날아오면, 에메르손이 그냥 따내버리는 모습 덕분에, 세계최고 수비형MF 소리는 계속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절묘한 위치선정 능력은 감탄스러웠습니다.

 여기까지가 에메르손의 황금기였다고 보는 것이 좋겠지요. 2006년 월드컵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물러났고, 서른이 넘어가면서, 에메르손의 퍼포먼스도 조금씩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나이도 이제 30대로 접어들어 갔으니까요. 2006년 이후, 레알마드리드와 AC밀란, 산토스 등의 명문 클럽들에서 활동하지만 기대만큼의 이름값은 하지 못했습니다. 무릎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2009년부터는 제대로 그라운드를 뛰기도 힘들었지요. 한 때 엄청난 체력을 자랑하면서 퓨마 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전설적 미드필더 였으나, 아플 때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2010년 3월, 만 33세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발표를 하게 됩니다.

 에메르손의 멋진 감각이 빛나는 골장면 하나 덧붙이고 오늘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칩니다. 독자님들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 오늘은 한국축구가 런던올림픽 본선진출에 성공한 날이라 더욱 기분이 좋은 것 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by 시북 2012.02.2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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