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책

나는 가능성이다 리뷰

시북(허지수) 2012. 3. 15. 17:40

 얼마만이었을까요. 300page가 넘는 책을 단 하루만에 읽어본 것이... 어제 하루 동안의 기억을 되짚어 본다면. 아침 10시경 커피를 한 잔 들면서 이 책을 폈고, 점심시간에 훌쩍 읽어내려갔고, 저녁에 훌쩍 읽어내려가니, 어느새 마지막 장을 읽고 있었습니다. 몇 번이고 읽다가 눈물을 훔쳤습니다. 강렬한 영감을 주는 책입니다. 제대로 걸을 수도 없고, 팔도 자유롭지 못하며, 심지어 앞도 안 보이는 남자 패트릭 헨리. 저보다도 한참 어린 88년생인 이 친구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기뻤고, 행복했고, 감사했습니다. 그 뜨거운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서 나는 가능성이다 라는 책을 리뷰해 보았습니다.

 저자 : 패트릭 헨리 휴즈,패트릭 존 휴스,브라이언트 스탬퍼드
 역자 : 이수정 / 출판사 : 문학동네
 출간 : 2009년 10월 16일 / 가격 : 12,000원 / 페이지 : 318쪽


 어딘가가 아프다는 것은 괴로운 일입니다. 원하지도 않는 일이지요. 저는 10대 시절 다리에 류머티즘이 있어서, 몇 년간 누워서 지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벌써 20년 가까이 지난 오래된 과거의 일이지만, 그 때의 답답한 시간들은 지금도 간혹 가슴을 찍어 누릅니다. 지금처럼 돈을 벌면서 살아갈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그런 막막한 시간들이었지요. 그 때는 제가 제일 불행한 사람인 줄 착각하면서 살았습니다 (웃음) 여하튼, 그런 저의 10대 시절에 비한다면, 패트릭 헨리의 꼬마 시절은 몇 배나 더 무겁습니다. 앞도 안 보이니까요! 얼마나 스스로가 한심하고 무능력하게 느껴지겠습니까...

 그러나, 너무나, 놀랍기만 한 것은. 이 친구는 스스로를 "나는 가능성이다" 라고 긍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철저하게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합니다. 눈앞에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전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그는 볼 수 없었기에, 스포츠 중계를 좋아할 수 없었지만, 그는 들을 수는 있었기에, 음악을 가까이 하고 좋아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그에게는 음악적인 재능까지 있었습니다. 헨리는 좌절 대신에 노력을 선택합니다. 환경을 한없이 원망하면서 이름 없이 사라지는 인생이길 원하지 않았으며, 주어진 기회에서 할 수 있는데까지 어떻게든 가보겠다고 다짐하는 인생이길 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가짐은 수 많은 기적을 노래하게 되었지요.

 패트릭 헨리는 피아노를 치고, 트럼펫을 붑니다. 물론 저도 피아노를 칠 수 있고, 기타를 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헨리처럼 잘하질 못합니다. 저에게 악기연주는 삶의 한 부분에 불과했기에 몰두할 만큼 용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헨리는 다릅니다. 할 수 있는 것에 치열하게 집중한 결과, 그는 감동적인 연주를 할 수 있으며, 마칭 밴드의 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길을 걸어갔고, 그리하여 사람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선물하는 놀라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블로그가 좋은 것은 이런 그의 장면 하나 하나를 동영상으로도 소개할 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글 하단 부에 영상을 첨부해 두었으니 보신다면 좋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헨리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아낌없이 사랑하고, 자유롭게 나눠주라는 것입니다. 몇 배로 돌아온다는 것이지요. 자기계발서에서 자주 나오는 "먼저 주는 것의 파워"를 실감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헨리가 말하니 의미가 한결 다르게 들립니다. 그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고, 그 삶을, 자신 스스로를, 사랑하고자 노력하고, 인생의 즐거움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진심으로 스스로가 사랑하는 것들과 함께 부대끼면서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듯 들려왔습니다. 그러면 저절로 행복으로 돌아오고, 기쁨으로 돌아온다고 말하는 것처럼 강렬히 들려왔습니다. 일종의 영감적인 메시지였지요. 제가 신앙심은 별로 없지만, 프레더릭 리먼이 말한 것처럼 신의 사랑이라는 것은 입이나 펜으로 (혹은 글로) 말할 수 있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위대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헨리라는 거인을 보면서, 인간의 위대함은 확연히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 멋있는 연주에 나도 모르게 힘이 한가득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자신을 못났다고 질책하거나, 스스로가 무능하다면서 자학하거나, 나는 결국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지 않느냐고 한계를 자기 멋대로 그어버리지 않습니까. 그럴 때마다, 앞이 안 보여도 트럼펫을 부는 헨리가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걸을 수 없었어도 마칭 밴드의 멤버로서 당당하게 활약한 헨리의 모습을 기억해야 겠습니다. 헨리가 말했습니다. 길을 정하고 나면 지도는 불태워 버리라고. 가는 길에 어떠한 역경을 만나더라도, 쉽게 포기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되는 것이라고. 메뉴얼대로만 따라서 살아간다면 어떤 거대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우리는 지도를 불태운 사람들의 멋진 이야기들을 많이 알고 있지 않습니까. 아예 지도 밖으로 행군하는 한비야 씨도 있는데!

 결국 지도라는 것은 자신이 보고 설정해 둔 제약과도 같은 지침이지요.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책에 써있듯이 우리가 10대 때 꾸었던 꿈은 20대의 현실과 만나서 부서지곤 합니다. 20대 때는 보다 더 현실적인 꿈들을 세워나가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지도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그 지침 역시 30대가 되면 또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이상한게 아니라 당연한 것입니다. 우리는 성장해 나가고,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계속해서 자신이 해나가야 할 길을 고민하고, 결정하고,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노력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룰 수 있을 지, 없을 지 걱정만 하고 있으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모든 위대함은 오직 실행과 전진에서만 나올 뿐이니까요.

 언제나처럼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 오늘 리뷰를 마친 것 같네요. 제 머릿 속에 무슨 나침반이 들어있는지 결론이 늘 똑같은 것 같아서 식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동영상을 첨부합니다!!! 그럼 오늘의 리뷰는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은 하나의 가능성입니다. 가능성이며, 거대한 우주입니다. 잊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