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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 드래곤 퀘스트 8 리뷰 (Dragon Quest VIII Review)

시북(허지수) 2009. 10. 1. 01:14

 사진의 출처 - 패미통. 발매 당시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사람들이 몰려서 혼잡. 심지어 줄을 서서 사야 했다고 전해지는 전설의 게임, "드래곤 퀘스트 8" 실제로 이 드퀘8의 판매량은 PS2로 발매된 모든 게임을 통틀어서 전체 1위라는 영광의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려 약 370만장을 팔았지요. 유저의 평가도 매우 좋은 편이라서, PS2 RPG의 최고봉이라는 찬사까지 받는 그야말로 "대작" 게임이지요. 뒷북이지만, 2004년에 발매된 게임을 5년이나 흘러서, 바로 어젯밤에 엔딩을 보았습니다 (...) 리뷰를 잠깐 써볼까 합니다.

 게임명 : 드래곤퀘스트8
 기종 : PS2
 제작 : 스퀘어에닉스
 발매일 : 2004년 11월 27일
 판매량 : 약 370만장

 플레이기간 : 2009년 8월
 플레이타임 : 약 48시간 (엔딩)
 클리어레벨 : 43~44레벨
 개인적평가 : ★★★★★

 진화라는게 가장 어려운 일 중에 하나입니다. 업그레이드 말이지요. 인간도 늘 하던대로 하고 싶어 하고, 편안함에 안주하고자 하는데, 많은 상황들도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월드시리즈 야구 우승팀이, 우승에 취해서 작년과 똑같은 구성으로 다음 해를 맞이했다가 완전히 망해버린 경우가 메이저리그에 있습니다 (...)

 드퀘8은 드디어, 기존의 2D 드퀘에 마침표를 찍고, 신작에서 3D로의 변화를 시도한 첫 작품이고, 그 도전이 대성공을 거둔 훌륭한 사례입니다. 말이 되어버린 공주를 구하고자, 여행을 떠난다는 아주 단순하고도 명쾌한 스토리는, 공주를 말로 만들어버린 악당과 맞서는 그 날까지 주요한 중심축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공주의 저주를 푸는 그 날까지, 우리는 세계를 누비면서 범인을 찾고야 말테다!!! 라는 것입니다.

 일어의 압박이 있지만, 이번에도 동호회의 지인분께서 예전에 공략본을 건네주셨기 때문에, 정말 편안하게 풀스토리를 이해하면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쉽게 풀어서 동화같은 이야기를 해주는 드퀘이기 때문에, 좋은 동화들이 그러하듯이 인간 내면의 묘사도 나름대로 잘 살려놓았습니다. 여행을 왜 하는지... 아니, 왜 여행을 선택해야만 했는지, 각자의 깊은 사연이 다 있었던 것이지요.

<공주는 늘 한 미모 한다는 뻔한 설정 (...)>

 드퀘 3D의 꿈은 슈퍼패미콤 시대부터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꿈이 실현된 것은 그로부터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서, 이렇게 멋지게 실현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드퀘"라는 상품을 3D화 시킨 것이 아니라, 세부적으로 많은 정성을 들여서 절묘하게 연출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플레이 하면서도 완벽하다고 표현할만큼, 그 깔끔한 연출력에는 박수를 아낌없이 보낼 수 있습니다.

 꿈은 이렇듯 언젠가 이루어 집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도, 그 한계라는 것이 언제까지나 발목을 잡아두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도 3D의 꿈을, "본격적으로 한 번 실현해 보자" 라고 하는 중요한 2009년의 NEO를 앞두고 있는데, 공들여 만든다면 충분히 어필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잘 만든 명품게임 드퀘8은, 발매 후 3일만에 300만장을 출하시키며, 최종적으로 약 250억엔(한화로 약 3천억)의 이익을 남기는 신화를 이룹니다. 각종 상도 많이 탔지요. 개인적으로는 구매 후, 절대로 아깝지 않은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행하는 즐거움"을 잘 살려놓았던 게, 가장 재밌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던전 같은 던전, 보스 같은 보스 가 도전욕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깔끔한 전투씬과 특징을 잘 살려주는 연출, 로딩이 거의 안 느껴지는 쾌적함, 각종 탈 것을 타면서 새로운 세계를 맛보는 기분까지. 그야말로 RPG의 진수가 모두 들어있는 종합선물세트 입니다. 한 가지, 복잡한 맵에서는 가끔 울렁증을 느껴야 했던 것이 개인적인 아쉬움이었습니다 (...)

 최종감상평을 정리하자면, 이번에는 "제시카 너무 멋져~" 전투멤버 중 유일한 여성캐릭터인, 제시카는 다양한 복장도 복장이지만, 매력적인 성격과 새침하고 다양한 표정까지 아주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바스트 모핑까지 도입되어 있고요 (--;) 센스가 넘치는 모습들을 보는게 참 좋았습니다.

 메탈 슬라임 출현장소를 미리 알고 있어서, 이번에도 레벨 노가다를 하지 않고서 쉽게 쉽게 진행할 수 있었고, 플레이타임도 오래 즐긴 것에 비해서는 별로 나오지 않았네요. 하다보면 막 빠져드는 작품인터라, 어느 주말에는 거의 5-6시간을 했는데도, 거의 1시간처럼 느껴지도록 순식간에 달렸던 즐거운 추억이 생각납니다.

 드퀘와의 인연은 슈퍼패미콤 시절의 6이 전부입니다. 1-2-3-4-5 모두 손대었지만, 조금 하다가 때려쳤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 일본식 RPG와는 내가 별로 안 맞나부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 그나마 6은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DQ8은 정말 예전작과는 한 차원 높게 업그레이드된 작품이라서, 느낌과 감동 자체가 다르더군요. 엔딩을 보며 코끝이 찡해지는 기분은, 정말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입니다. 여하튼 이 작품을 강추해준 군대에 있는 헌용님과 또 공략본까지 건네주며 해보라고 추천해 주신 동가님께 개인적으로 감사드리며... 후회없는 재밌는 판타지 여행이었습니다.

 베스트셀러는 베스트셀러가 된 까닭이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제로도 좋은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인간이 나이가 들고 죽을 때가 되면, "사랑하라" 라는 말을 하고 가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죽을 때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당연히 가장 하고 싶고, 가장 절실하게 느꼈던 것을 이야기 하게 됩니다. 많은 이들이 "이것은 정말 좋았더라"며 전하는 메세지. 그것이 바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인생을 소중히 하고, 또한 살아있음을 사랑하면서 살아가야 함을 새삼 생각해 봅니다.

<어느 일본게이머의 드퀘사랑 (...)>

 언제부터 였을까. 저는 게이머가 아닌, 게임 콜렉터가 되어 있었습니다. 인생에 있어서도, 진짜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루하루를 보내기에 급급한 날들을 오래도록 보내왔습니다. 그렇게 인생을 낭비하면서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준 것은 한 권의 책 이었습니다. "공경(캅베드)"라는 책이었지요.

 만약 당신이 어떤 것을 너무나도 절대적으로 소중하게 대한다면... 반드시 그로부터 더 많은 보답을 얻게 된다. 라는 메세지 였습니다.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극진히 아껴준다면, 행복해 지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며, 타인을 아주 잘 대해준다면, 그 사람으로부터 훨씬 더 좋은 것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게임이 재밌어서 했고, 클리어한 작품도 생각해보면 꽤 많았습니다. 그야말로 손댄 작품은 하나같이 엔딩까지 보았지요. 하지만 나이 들어서는 손만 댔다고 하면, 잠깐 감상하다가 다음에 하지... 라면서 미뤄두기 일쑤였고, 근래에는 끝까지 플레이한 작품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기만 주구장창 샀었던 쓰라린 기억이 있습니다 (...) 예컨대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는 PS2로 발매된 모든 작품을 샀으나 단 하나도 클리어하지 못하는 삽질 게이머, 그야말로 수집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너무 쉽게 구하고, 너무 가볍게 대하는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인생을 흥청망청 사는 사람들은, 그 인생이 얼마나 가치로운 일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함부로 가볍게 자신의 삶을 대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저 또한 이러한 따끔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부분도 많습니다만...

 2009년 7월말 책을 덮으면서, 늦기전에 정녕 하고 싶은 일들을 시작하자. 생각하던 모든 일들을, 써놓았던 모든 일들을 해보자. 라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모든 일들을 "절대로 소중하게 생각하자"라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8월, 9월 두 달이 흘렀습니다. 생각해보면 좋은 경험들이 많았습니다. 앞으로는 더 좋은 경험들이 수 없이 펼쳐질 것을 기대하니 내일 공부할 일조차도 설레입니다. 인생은 긴 여행입니다. 함께 살아가서 더욱 신나는 여행. 게이머라면 꼭 한 번 즐겨보십시오. 드래곤 퀘스트 8. 꺼져있던 여행의 불을 다시 켜줄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