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기타

[SFC] 성검전설 3 리뷰

시북(허지수) 2010. 8. 12. 14:17

 추억의 작품과 여러가지 재밌게 즐긴 작품들에 대해서 리뷰를 써놓은 것이, 오래도록 여러 사람들에게 읽힐 줄은 몰랐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무척 큰 용기를 내어서 게임 리뷰를 시작했는데, 하나 둘 쓰다보니 이 쪽의 이야기들도 벌써 30건 넘게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 역시 그만큼 시대가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과거의 추억도 쉽게 되돌아 볼 수 있으니 가능한 것이겠지요. 서론은 여기까지 해두고, 오늘은 모처럼 추억의 게임리뷰, 슈퍼패미콤의 성검전설3 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발매일 - 1995년 9월 30일 발매
 가격 - 11,400엔
 플레이 - 1~2인용
 장르 - 액션RPG
 개발,발매 - 스퀘어


 15년전인 1995년 발매되었고, 판매량 80만장의 히트를 기록한 명작으로서, 지금 돌아봐도 SFC시절 최고의 작품 중 하나였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절정의 대작 RPG게임이 바로 성검전설3 이었지요. 조작 할 수 있는 캐릭터는 모두 6명으로서, 이 중 주인공 1명, 파티 멤버 2명을 골라서, 3명이서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게다가 그 6명 모두가 개성이 있고, 주인공으로 즐겨볼 수 있는 독자적인 스토리라인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개인적으로 감미로운 음악의 비련의 주인공 리스를 좋아했었지요. 하하.

 전투는 액션성이 강하게 느껴지지만, 조금 안으로 파헤쳐 본다면, 어디까지나 RPG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작을 잘해서 치고 빠지는 전법으로 화려한 컨트롤을 하면서 싸우기 보다는, 몇 대 치면서 몇 대 맞고, 그러면서 때로 필살기술을 날린다는 느낌은, 생각해보면 "테일즈"시리즈와 비슷한 느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여하튼 전투를 액션처럼 느껴지게 만든 것 만으로도 훌륭했습니다.

 특히 칭찬할 수 있는 점은, 역시 엄청난 그래픽과 빼어난 사운드가 잘 뒷받침 하고 있다는 것. 또한 클래스체인지를 통해서 더욱 매력적이고 강력한 캐릭터로 키워나갈 수 있다는 점도 보람을 느끼게 만듭니다. 클래스체인지를 하는 데 있어서, 빛이냐 어둠이냐의 갈림길이 있기 때문에 이 점도 매우 재밌는 요소였습니다.

 덕분에 성검전설3을 해본 유저라면, 대부분 1회 엔딩을 보고나서도, 또 한 번 더 게임을 잡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캐릭터도 한 번 해보고 싶어! 지난 번과는 다른 모습으로 키워볼래! 이것은 정말로 큰 장점이지요. 각 캐릭터마다 조작하는 느낌이 꽤나 다르기 때문에, 여러 번 작품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밤마다 변신하면서 파워업을 하는 늑대인간 케빈, 연타를 하는 느낌이 좋은 호크아이, 화려한 마법연출을 자랑하는 안젤라 등 각자의 특징들을 잘 살려놓았습니다. 물론 2인용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같이 하면 더욱 재미있는 것은 당연했고요.

 지금도 성검3의 리메이크나 이식을 바라는 팬들은 있습니다. 얼마전 택틱스오우거가 오랜 세월을 넘어서 PSP로 이식된다고 드디어 발표되었듯이, 성검전설3도 휴대기로 이식된다면, 밖에서 간단하게 놀기에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전게임이 재밌는 이유 중에 하나라면, 역시 그 단순함 에서 찾을 수 있겠지요. 솔직히 저의 경우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같은 RPG를 하다보면 그 복잡성에 놀라곤 합니다. 기술도 워낙 많고, 깊이 있게 놀기에는 좋지만, 부담없이 편하게 즐기기에는 조금 무거운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한 액션의 전투지만, 진행해 나가는 맛이 편하고, 캐릭터가 커가면서 가끔 필살기를 배우는 성검전설 같은 작품의 향수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성검전설3은 어중간한 게임이 될 위험도 있었다고 봅니다. 무쌍시리즈 같은 액션게임의 쾌감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정통 RPG처럼 다양한 무기와 장신구로 승부를 하는 타입도 아닙니다. 그런 작품이 어째서 이토록 당시의 많은 유저들을 사로 잡을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을 한참동안 고민해봅니다. 제 나름의 결론은 "성의"가 느껴졌기에 명작으로 칭송받았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성검3를 하면서 대충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까지 클래스를 나누고,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그려넣을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되었지요. 일반적RPG처럼 용자 한명에 동료 두어명이면 충분한 것을 놔두고, 굳이 성검3는 어려운 길을 선택합니다. 주인공도 동료도 당신이 고르라는 것이지요. 당신이 주인공이므로.

 저는 이 점이 마음에 듭니다. 매력적이고 탐스러운 서로 맛과 빛깔이 다른 과일 6개를 놔두고, 거기서 먹고 싶은 과일을 고르라는 것이지요. (게다가 그 6개 과일도 다루는 방법에 따라서 다르게 맛을 음미할 수 있다는 것! - 완전히 다른 특기, 최강 무기, 필살기술이 설정되어 있으므로) 이 정도로 성의있게 무엇인가를 차려낸다면, 그 성의에 감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당시로서는 충격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이었다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굳이 단점이 있다면 액션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비교적 약한 캐릭터를 고르면 난이도가 올라서 쉽지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캐릭터마다 인기가 나뉜다는 점이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그 6명의 캐릭터를 골고루 키워가던 그 추억의 느낌은 참으로 즐거웠던 시절이라 생각합니다. 그 때로부터 15년이 지났음에도, 성검3 만큼의 즐거움을 주는 작품은 왜 지금도 많지 않을까를 생각해보면 아쉽기도 하고... 친구와 함께 스토리를 즐기며 오랜기간 여행할 수 있는 액션RPG 게임을 또 한 번 만나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