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402

마이너리티 리포트 (Minority Report, 2002) 리뷰

스티븐 스필버그는 뭐 거장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저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특히나 좋아합니다. 미래세계를 다루고 있는 미스터리 영화로서, 인간과 사회에 대하여, 권력과 조작에 관하여, 정말 놀라우리만큼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대사부터 소개하며, 오늘 리뷰의 막을 열어볼까요. "그 중에 가장 재능 있는 아이가, 마이너리티 리포트 (소수 의견) 을 말할 것이다" 역사에서 배워보는 소수 의견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 유명한 그래도 지구는 돈다 라는 이야기 외에도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예컨대 루소는 이미 200년도 전에, 영국인, 프랑스인, 독일인은 없고 유럽인이 있을 것이라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외쳤습니다. 나중에 유럽에서 전쟁이 나고, 서로를 미워하고,..

타운 (The Town, 2010) 리뷰

은행 강도단, 범죄 액션, 도시에 전쟁을 선포.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어딘지 총들고 경찰과 한바탕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로 생각되겠지요. 벤 애플렉 감독의 영화 타운은 갱단을 주인공으로 그리고 있는 스릴 있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야기의 키워드가 "슬픔"이라는 아주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영화 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인간의 불행은 선택권이 박탈당했을 때임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도 있고요. 우선 서론은 가볍게 들어가자면, 제작비는 3천7백만 달러 정도 들었고, 도시를 질주해 나가는 추격씬은 정말 잘 찍었습니다. 흥행 성적은 약 1억 5천만 달러. 충분히 성공적인 작품이 되었지요. 평론가들도 상당히 후한 점수를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범죄영화를 뻔하게 만들지 않았고, 거기에 드라마와 영감적인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Devil Wears Prada, 2006) 리뷰

포스터의 문구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요, "최고의 기회는 달콤한 지옥에서 완성된다." 제목 때문에 간혹 오해를 사기도 쉽고, 명품이 즐비한 내용 때문에 욕을 먹기도 쉽지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라는 이 영화, 정말 즐겁고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앤 해서웨이가 예쁘게 나오고, 메릴 스트립의 카리스마가 넘친다는 것 외에도, 생각을 자극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최대한 정직하게 쓰기! 글은 거의 손이 가는대로 막쓰는(?) 경우가 있더라도, 과장이나 꾸미는 기교가 지나치지 않도록 저는 조심스럽습니다. 오늘 저의 정직포인트는, 저는 패션에 대해서 관심이 매우 약하고, 옷입는 센스가 현저하게 떨어지며, 이른바 패션 테러리스트에 가까울 만큼, 명품에 대해서 무감각한 편입니다. 물론 시도를 안해본 것은..

카모메 식당 (Kamome Diner, 2006) 리뷰

머리가 복잡해지는 좋은 영화들이 있습니다. 생각을 하게 만들고, 고민을 하게 만들지요. 그리고, 머리가 맑아지는 좋은 영화들도 있습니다. 잡스러운 생각을 걷어내주고, 밝고 시원해서, 어느새 마음이 정화되는 영화, 지인의 권유로 보게 된 영화 카모메 식당이 그러합니다. 72년생의 젊은 여성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의 히트작, 카모메 식당에 대해서 이야기를 남겨봅니다. (여담으로, 원래는 안경을 볼 계획이었으나, 어떤 끌림 때문에 이 영화부터 보게 되었네요.) 식당이라는 말이 담고 있는 것은 의외로 많다고 생각합니다. 가게에는 특유의 분위기가 묻어나기 마련이니까요, 동호회도 마찬가지겠지요. 동호회마다 분위기가 다릅니다. 10년 넘게 좋은 동호회, 색다른 동호회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저는 최근 길을 잃었습니다...

영화 화차 (火車, 2012) 리뷰

보고 나면, 먹먹함으로 인해서, 아무 말도 나오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 경우 무슨 말을 해야할 지 혼란스럽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는데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영화 화차가 그렇습니다. 이럴 때는, 조금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해야 겠습니다. 알려져 있듯이 원작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저처럼 게임마니아 입니다. 심지어 그녀가 좋아하는 게임 중에 "택틱스오우거" 라고 있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 밤을 새워가면서 좋아했던 작품이지요. (웃음)  그 게임을 상징하는 문구가 이런 말로 시작합니다. "희망과 같이 절망이 있고..." 그리고, 그 작품의 세계관은 이렇습니다. "악인은 없다, 정의와 정의가 싸우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나의 선택이다" 그리고 이 놀라운 세계관..

블랙 스완 (Black Swan, 2010) 리뷰

영감을 주는 영화는 여러 번 봐도 재밌고, 인상적입니다. 블랙 스완에 관해 이야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상당히 저예산 영화입니다. 발레장면 외에는 사실 크게 돈들어갈 일도 없겠지요. 철저하게 주인공 니나(나탈리 포트만)의 시선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1천3백만 달러로 제작한 영화는, 그러나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하며, 3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렸으며, 많은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정말 발레리나 처럼 나오는 나탈리 포트만은, 영화를 위해 10kg을 감량하고, 1년동안 가혹한 발레 특훈을 받으며, 열연을 펼쳤는데, 그녀는 이 영화 블랙 스완으로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합니다. (물론, 표현하기 어려운 일부 발레연기 장면에서는 대역의 전문 발레리나가 ..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2004) 리뷰

기억은 지워도 사랑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말이지 않을까요. 알려져 있듯이, 우리 몸은 정말 신기합니다. 뇌를 다쳐서 기억에 손상을 입어도, 몸은 무엇인가를 기억하고 있어서, 자전거를 탈 수 있고, 심지어 운전까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은 이 비밀을 정말 그대로 재현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기억을 다치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지라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했던 추억들은 몸 속 깊은 곳 어딘가에, 혹은 몸의 세포 하나 하나에 새겨져 있어서, 우리는 그들을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매력적인 스토리가 돋보이는 이터널 선샤인 이야기로 출발합니다.  묘하게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도 참 좋지요. 아니, 이 영화는 우리의 환상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그 때, 내..

퍼펙트 게임 (2011) 리뷰

평소 스포츠, 특히 축구와 야구를 아주 좋아하는데다가, 어린 시절부터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기 때문에, 최근 TV에서 방영하고 있는 영화 퍼펙트 게임을 정말 즐겁게 보았습니다. 라이벌이라 불리던 당대 최고의 투수 최동원과 선동열에 관한 이야기. 200개가 넘는 역투를 보여주면서, 15회 무승부를 펼쳤다는 그 전설의 기록을 근거로 해서, 영화는 제작되었는데, 참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시선 면에서 그러합니다. 중심잡기가 쉽지 않았을텐데도, 롯데와 해태, 전라도와 경상도, 또 일류와 마이너까지 그 비중을 골고루 배분하는 역량이 돋보였습니다. 스포츠를 통해서 분열을 조장하고 싶었던 권력의 뒷이야기까지 살짝 숟가락을 보태는 것도 재밌습니다. 확실히 요즘에도 스크린과 스포츠, 그리고 섹스 (이른바 3..

스파이더맨 (Spider-Man, 2002) 리뷰

언제봐도 재밌는 액션 영화, 제가 참 좋아하는 영화, 스파이더맨 이야기 입니다. 당시 제작비만 약 1억4천만 달러에 달하는 특급 블록버스터 였는데, 뚜껑을 열고보니 놀라웠지요. 1주일만에 흥행 수입 1억 달러를 돌파하며 (1주일만에 1억 달러 돌파는 당시 사상 최초 였습니다), 북미에서만 4억달러, 세계적으로 8억달러의 흥행을 기록한, 슈퍼히트 영화가 되었지요. 스파이더맨이 종횡무진 도시를 누비고 다니는 장면은 시원하고, 짜릿합니다. 롤러코스터만큼이나 즐거운 영화니까요.  잠깐 히어로 이야기를 해보지요. 슈퍼맨은 일단 하늘을 날아다니며, 힘이 넘치는 근육남입니다. 배트맨은 어쨌든 부자입니다. 타고 다니는 것도 정말 멋있습니다. 아이언맨은 천재에 예쁜 비서까지 있고, 토르 정도까지 가면 그야말로 ..

말하는 건축가 (Talking Architect, 2011) 리뷰

새벽 1시. 잦은 밤샘 근무로,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데다가, 배가 고팠던 저는 라면을 사러 가고자 점퍼를 껴입습니다. 영화 말하는 건축가에서 라면 먹는 장면이 나와서, 아마 라면이 먹고 싶었나 봅니다 (웃음) 그리고 인근의 동네슈퍼에서 라면을 사서 돌아오는 길에, 어쩐지 하늘이 반짝이는 것 같아서 고개를 위로 들어올립니다. 이상한 광경이었습니다. 밤하늘에 별빛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전날에 비가 와서 그런지 공기도 차갑고 맑은 느낌이었고, 그래서인지 별빛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지요. 특히 눈길을 사로 잡던 것은 물음표 비슷하게 생긴 6개의 별이었습니다. 중간에 아주 흐릿하게 별이 하나 더 보여서, 문득 일곱개 같기도 했습니다.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이거 설마 북두칠성인가?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몇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