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402

킹 아서: 제왕의 검 (King Arthur: Legend of the Sword, 2017) 리뷰

영화 본편 내용이 담겨 있으므로, 안 보신 분은 뒤로가기 하셔도 좋습니다. 블록버스터 영화이고 제작비가 많고 스케일이 큰 영화였다. 오전에 어머니와 병원을 다녀온 후, 킬링 타임용으로 시청했는데, 크게 명작 느낌은 없지만, 그렇다고 나쁜 영화도 아니었다. 케이블로 뭐 이정도 영화를 볼 수 있었으니 역시 내 코멘트는 OCN 땡큐! 병시중 생활에 영화 한 편씩 보는 것은 정말 대단한 위로가 되는구나 싶었다. 사람은 누구나 운명의 왕관을 쓰고 있는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셰익스피어가 언급한 유명한 대사도 떠오른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도 노력해야 하고, 그것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님을 아프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킹이라니! 얼마나 멋지고 위엄 있는 말인가. 그러..

노잉 (Knowing, 2009) 리뷰

제 리뷰에는 영화 본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안 보신 분은 뒤로가기 하셔도 좋습니다 :) 조금 생각할 거리가 있다보니, 오전에 영화를 보고 난 후 한참 시간이 흘러 심야에 키보드를 두드려 봅니다. 해외 리뷰 중에는 매우 직설적인 감상평도 있네요.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합니다." 하기야 태어난 것도 기적이고, 별일 없이 사는 것도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을 역시 하게 됩니다. 저 개인으로 말하자면, 아픈 날도 제법 있었기에, 아프지 않은 날에 감사를 찾아봐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Daum리뷰에서는 보고 싶은데 볼 곳이 없다고 하소연 하셨는데, 아무튼 운 좋게 채널 스크린에서 방영해 줬습니다. 먼저 감사부터 쓰겠습니다. 처음에는 1959년의 세련된 미국 모습에 좀 놀랐습니다. 예전 인터넷 동호회..

영화 더 큐어 (A Cure for Wellness, 2017) 리뷰

(영화 본편 이야기가 있으므로, 안 보신 분은 뒤로가기를 누르셔도 좋겠습니다) 심야에 CGV 굿무비 타이밍을 애매하게 놓쳐서, 그 다음 시간대로 늦은 밤 더 큐어 라는 영화를 보았다. 어느 다음 리뷰어는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아예 극찬을 날리시기도 했다. 물론 머리 나쁜 나는 내용 따라가기도 벅차서, 해외 리뷰까지 좀 살펴보고 나서 이해가 된 점도 있다. 영화는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중세풍의 성을 병원 삼아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 곳을 휴양지가 아니라 폐쇄 병동으로 접근한다면 한결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폐쇄 병동이 그리 나쁜 곳이 아니다. 전화도 걸 수 있고, 예쁜 인턴 선생님과 탁구도 칠 수 있고... 당신이 뭔데 가 봤니? 라고 묻는다면, 어머님의 정신 장애를 오랜 시간 병간호 하..

윈터스 본 (Winter's Bone, 2010) 리뷰

(제 리뷰에는 본편 내용이 있으므로, 흥미가 있으신 분은 영화를 먼저 보시기를 권해봅니다.) Daum 영화 리뷰에서 영롱님께서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라고 만점을 임팩트 있게 쓰셨다. 구글링 해보니 로튼토마토에서도 94%나 받고 있었다. 피곤할 때 보았는데, 내용을 따라갈 수 없어서... 잠시 끄고 한숨 푹 자고... 체력을 충분히 확보한 후, 시청을 이어갔다. 재미면에서 칭찬 받을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생각할 요소가 있는 영화에 가깝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영화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나의 개인사로 말하자면, 어머님이 정신장애로 매우 긴 시간 아프시다. 윈터스 본의 어머니와 비슷하다.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고, 마음의 큰 부담이다. 다만 여기서 영화 속 이야기와,..

레옹 (Leon, 1994) 리뷰

(제 영화 리뷰에는 본편 내용이 담겨 있으므로, 안 보신 분은 뒤로가기를 선택하셔도 좋습니다. 죄송합니다. 경어체를 생략했습니다.) 레옹을 보았다. 포스터에는 아름답다고 나와있었지만, 나는 슬프게 느껴졌다. 아, 이제 인생의 좋은 점이 있음을 알게 되었는데, 그 날들이 별로 남아 있지 않는다면... 그래서 하루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은 훨씬 어렵고,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대단히 힘들다. 여러 책에서도 만날 수 있는 영화 레옹의 명대사는 다음과 같다. "어린 시절의 인생은 원래 힘이 드나요?", "아니, 어른이 되어도 힘이 든단다." 즐거운 경험만 만나는 게 결코 사람의 일생이지 않았다. 흔히 말하기를 좋은 날이 있고, 괴로운 날이 함께 있다. 레옹의 베스트 프렌드는 기르는 화분이다. 그리고..

아포칼립토 (Apocalypto, 2006) 리뷰

(*글에 앞서 - 제 영화리뷰에는 본편의 내용이 담겨 있으므로, 아직 안 보신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셔도 좋습니다.) 몸이 계속 아파와서 잠을 자다가 이른 새벽에 깨고 말았습니다. 처방되어 있는 약을 먹고, 가라 앉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통증은 계속 밀려옵니다. 최근 좀 더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가지게 되어, 오랜만에 영화 채널들을 살펴봅니다. 멜 깁슨 감독의 아포칼립토가 눈에 띕니다. 심야에 좋은 영화를 편성해 줘서 우선 수퍼액션 관계자 분들께 고맙고, 다음 리뷰 kokoyo님이 인생영화였다고 추천해주셔서 그 점도 감사합니다. 아픈 곳을 때때로 움켜쥐고, 문지르고, 두드려 가면서, 그렇게 힘겨운 영화 여행이 시작됩니다. 어제 주일에 목사님께서 앗수르(앗시리아)사람들이 얼마나 잔혹했던 가를 자꾸 생생하게..

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2019) 리뷰

약 9~10년전 정도 전에, 제가 별로 걱정 없이 살던, 음, 말하자면 쉽게 돈 벌고, 집에 게임 타이틀도 매달 착착 쌓아가던 시절. 공부방 아이들 몇 명 데리고 토이 스토리 3탄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내용? 하나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어? 장난감들이 움직이네? 정도... 그 때는 인생 경험이 너무 짧았던 20대 였고, 뭐 하나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오만한 마음가짐이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2010년 이후... 저는 많은 괴로운 경험들을 겪었습니다. 어머님은 언어로 다 쓸 수 없을 만큼 아프셔서 장애인이 되셨고, 열의를 바쳐가며 뜻 맞는 사람들과 키워갔던 소중한 4만명 인터넷 동호회도 폭파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이런 충격적인 30대를 보내면서, "아!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가슴 아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Let Me Eat Your Pancreas, 2017) 리뷰

이 영화에 어울리는 신영복 선생님의 책구절이 있기에, 서론으로 써봅니다. "삶에서 겪는 고난의 긴 여정이, 매 발자국 그 순간 순간이 황금의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사쿠라양은 췌장이 아프다고 합니다. 췌장암으로 인해,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강인하고 활기가 넘치는 소녀는, 학교 친구 그 누구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습니다. 사쿠라에게는 소중한 일상이 계속 되어가는 것 자체로 충분히 즐거웠기 때문인데, 그 지점이 첫째로 눈부신 대목이었습니다. 그러다 병원에서 우연하게 자신이 써내려가던 공병문고를 떨어뜨리는 대실수를 하게 됩니다. 이 일기장(?)을 집어든 것은 남자주인공. 사쿠라는 당황하지만 태연한 척 했고, 늘 책만 들여다 본다는 이 남주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맙니..

블랙 팬서 (Black Panther, 2018) 리뷰

블랙 팬서는 상상력의 영화 였습니다. 같이 감상한 친구는 설명하는 듯한 전개에 다소 지루했다는 과격한(?) 평을 내렸습니다. 134분에 쿠키영상이 2개. 그리고 사실은 아프리카가 가지고 있는 금광을 매우 찬란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생각의 전환을 만들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세상을 압도하는 블랙 히어로의 화려한 개막이라 하겠습니다. 그의 갑옷은 총알 조차도 튕겨내며, 우리의 힘이 마법이 아니며, 기술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요. 어쩌면 세계가 조금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기울어져 있으니까요. 동계올림픽이 지금 한참인데 2월 20일 새벽 기준으로 1위가 노르웨이 입니다. 복지도 잘 구축되어 있지만, 자원이 얼마나 풍부한 나라인지 모릅니다. 인구 500만의 노르웨이가 그토록 풍요..

목소리의 형태 (A Silent Voice : The Movie, 2016) 리뷰

정말 오랜만에 써보는 영화 리뷰네요. 목소리의 형태를 보고 나서 저는 간직하고 있는 이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은 자신의 세계 만으로는 결코 완성되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다(강상중)" 또한 개인적으로는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기 쉬웠던 지난 날의 모습들을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게 있다면, 혼자만의 삶은 슬프기 쉬우며, 혹여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아주는 것은 또한 타인일 수 있다는 것. 저는 따뜻하게 한 줄 평을 써본다면, "그럼에도 포기하지마. 자신을 사랑하도록 오늘부터 시작하는거야." 입니다. 활기차고 개구쟁이 소년으로 등장하는 남주인공 이시다 쇼야. 그의 초등학교 6학년 시절에 특별한 전학생이 다가옵니다. 그 아이의 이름은 니시미야 쇼코. 이 예쁘장한 여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