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402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 (PK, 2014) 리뷰

인도 영화 세 얼간이는 여전히 마음 속에 남아 있는 훌륭한 명작입니다. 주인공의 남들과 다른 시선과 천재적인 열정으로 살아가길 권하는 것은 참 힘찬 메시지 였지요. 이번 영화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 역시 아주 매력적인 영화가 되었습니다. 의심하지 않는 맹목적 종교에 대한 유쾌하고 냉철한 비판이 멋있습니다. 그리고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초점을 선명하게 하는 태도에 반할 것만 같습니다.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을테지요.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기, 사랑하는 시간 - 그 찬란한 시간을 낭비하면서 살아가기 입니다. 영화의 출발은 외계인 남자 한 명이 지구에 탐사하러 온 것에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오자마자 봉변을 당하고 맙니다. 비행선을 부를 수 있는 리모콘을 첫 날부터 도둑 맞아 버립니다. 지구가..

파워 오브 원 (The Power Of One, 1992) 리뷰

정말 우연이었습니다. 모처럼 토요일에도 근무를 해야 했고, 늦은 시간에 집에 도착해 짐을 풀었습니다. 이제 잠을 청하기 전, 습관처럼 영화 채널들을 검색하는데 EBS 세계의 명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재빠르게 파워 오브 원을 검색해보니 평점이 대단히 좋습니다. 그렇게, 좋은 고전(?) 작품 하나를 마음에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가 충분히 재밌습니다. 스물 다섯 해 전, 오래된 영화 같지 않았고,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주옥 같은 명대사도 있고, 두근두근 로맨스도 담겨 있는 복합 영화 입니다. 주인공 피케이군은 어린 나이에 고생이 많았습니다. 남아프리카에서 "몹쓸 영국인" 이라고 차별을 받았습니다.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고, 게다가 기숙 학교에서 이른..

마지막 4중주 (A Late Quartet, 2012) 리뷰

미술, 음악, 글쓰기 등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세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늘 동경이 있었습니다.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고, 일기 쓰듯이 영화 이야기와 느낀 바를 하나씩 남겨 놓습니다. 좋은 영화를 만나고 나면, 그 여운에 잠기며 생각을 곱씹어 보게 되는데, 이 묵상의 과정이 즐겁습니다. 조금씩 용기를 얻고, 삶의 위로를 얻어가는 고마운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마지막 4중주는 예술가 지인의 권장 영화였는데, 인연이 닿게 되어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내 잘못 스스로 탓하기 잘하는 사람에게" 정말 멋진 대목이 나옵니다.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대목입니다. 젊을 때, 그래서 미숙할 때, 나는 기회가 펼쳐지자 연주를 열심히 했지. 긴장 했고, 떨렸고, 실수가 계속되어서 도중에 멈추고 말았다네. ..

공조 (Confidential Assignment, 2016) 리뷰

아쉽게 극장 직관 타이밍을 놓쳤던 영화 였는데, 만우절날 oksusu에서 무료로 배포해 주더라고요. 갓수수 감사. 절친이 재밌게 봤다고 평했습니다. 김주혁 연기가 일품이고, 현빈이 잘 생겼으며, 기타 등등... 저는 시청소감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요. 몸싸움과 총칼이 오가는 액션 영화이기도 하고, 중간 중간 틈새 개그가 섞여 있습니다. 몰입도는 충분히 훌륭한 편이고, 막판의 다소 (마무리를 위한) 억지스러운 전개 외에는 대체로 즐거웠습니다. 자, 그럼 영화 공조 이야기를 출발해 볼까요. 첫 장면은 빗속 북한 평양인데 이야기가 글로 써보니 상당히 무겁습니다. 이 곳 북조선 공화국에서 젊고 유능하고 행복한 철령 부부는 만족스러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라며, 몰래 주먹밥을 나눠먹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Mad Max: Fury Road, 2015) 리뷰

핵전쟁으로 지구가 사막덩어리가 되었고, 아름다운 초록과 푸르름이 좀처럼 보이지가 않습니다. 희소한 자원이 되어버린, 물과 기름은 이것을 차지하는 자가 권력이 되었고,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이 부당한 독재권력에 적응해 가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캐치 프레이즈(?)가 제법 마음에 드는데, 미친놈에 의해 세상이 다르게 움직여져 간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아, 제가 미친놈 옹호자는 아니고요. (웃음) 이를테면 매드맥스를 보면서 느낄 수 있는 - 생각의 탁월한 전환, 불가능에 대한 용기 있는 도전,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기. 영화는 이와 같이 멋진 관점들이 액션 도처에 깊숙히 들어가 있습니다. 독재자 임모탄은 사람들에게 가끔씩 물을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진 않겠지만, 아마도 꼭 살아남을 만큼만 ..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Silver Linings Playbook, 2012) 두 번째 리뷰

영화보기를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평소 영화를 재감상 하는 일은 드문 편입니다. 어서 빨리 다양한 영화를 만나고 싶어! 라는 욕심 때문이겠지요. 물론, 훌륭한 책은 세 번씩 읽어도 좋다는 말이 있는데, 영화도 마찬가지 관점이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잘 만든 영화는 굳이 두 시간을 내어, 한 번 더 감상해도 충분히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문득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어머님이 아픈 관계로) 조울병에 관한 지식을 약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다시 보게 된다면 어떨까? 그래서 케이블TV에서 재시청을 결심했고, 이번에는 예쁜 티파니가 아니라, 팻과 그 가족이 병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이 훨씬 더 잘 보여서 많이 놀랐습니다. 이 영화는 조울병으로의 여행 이라는 책에서 소개된 작..

마미 (Mommy, 2014) 리뷰

영화를 좋아하는 지인 J양은 자비에 돌란 감독의 팬이었습니다. 그녀의 추천작에는 이 젊은 감독의 작품 여럿이 들어 있었고, 마미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불쑥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oksusu에서 수요일날 보라고 free로 제공해 주었습니다. 화면 구성이 조금은 비좁다고(?) 생각했었는데, 클라이막스에서 막이 와이드로 열리는 대목에서는 정말 대단히 놀랐습니다. 아, 이런 기획도 가능할 줄이야! 그 상상력에 유쾌하게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해외평점이 높은 편이었고, 결정적으로 누군가 힌트를 주었습니다. 이 영화 케빈에 대하여와 함께 보면 괜찮다는 거에요. 한참 전에 보았던, 케빈에 대하여는 꽤 충격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이른바 막장 아들의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을 다루고 있었..

셔터 아일랜드 (Shutter Island, 2010) 리뷰

사전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 즉 운 좋은 여건에서 명작 영화 셔터 아일랜드를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디카프리오 주연이니까 재밌겠지, 해외 IMDB 평점이 8.1이나 되니까 한 번 심야에 봐줘야지, 그런 마음이었지요. 결론은 대만족이었습니다. 좋은 의미에서 충격도 대단히 컸고, 영화 참 긴장감과 짜임새 있게 잘 만드는구나 싶었어요. 조현병(정신분열증)에 대한 이해수치도 좀 더 증가한 것 같아서 고마운 작품이 되었습니다. 블로그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어머니가 심한 1형 조울병을 앓고 계셔서, 이후 정신의학에 관련된 서적들을 몇 권 독파한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안타깝게도 결국 정신 장애 판정을 받으시고, 폐쇄병동도 몇 차례 거치는 등, 여전히 정상 생활로는 복귀하시진 못하시지만... 벌써 수년..

미녀와 야수 (Beauty and the Beast, 2017) 리뷰

뭐, 엠마 왓슨양이 좀 예쁘긴 하지만 처음부터 이 작품을 볼 계획은 없었습니다. 누구나 아는 내용인데! 그런데 백만, 2백만, 3백만 점점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는데다, 세계적으로도 큰 히트를 치고 있어서, 그 분위기에 편승해서 친구와 함께 극장을 찾았습니다. 이제는 동심에 때가 많이 묻어버렸는지 큰 감동은 사라진 듯 해서 조금은 슬펐습니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미녀와 야수가 다정하게 춤을 출 때 인데요. 가슴 설레이기 보다는, 오히려 참 어울리는 한 쌍이구나 싶었습니다. 주인공의 시점이기 보다는, 관찰자 제 3자의 시점이 되어버렸지요. 사랑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거나, 연애세포가 다 죽어버렸거나... 이런이런. 반성으로 서론을 열었네요. 작은 마을에서 살아가고 있는 예쁜 아가씨 벨. 그런데 괴짜 소리 ..

바디 오브 라이즈 (Body of Lies, 2008) 리뷰

중동을 무대로 하고 있는 CIA 스릴러 영화, 바디 오브 라이즈 입니다. 디카프리오에 러셀 크로우까지 등장배우들이 화려합니다. 또한 마크 스트롱이라는 영국 배우도 열연을 펼치고 있어서, 영화가 매우 사실적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불과 몇 해 전, 백여명이 넘게 사망한 프랑스 파리 테러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으니까요. 물론 영화는 미국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긴 하겠지만, 무고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참 끔찍하구나 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세계사에서는 천주교, 개신교 사이에서도 서로 싸워서 많이들 죽었답니다. 어휴...) 주인공 페리스는 중동에서 활약 중인 정예요원입니다. 눈에 띄는 미국인이기는 하지만, 아직 신분은 노출되지 않았고, 그래서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