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997

조작된 도시 (Fabricated City, 2017) 리뷰

영화 조작된 도시 보면서 많이 놀랐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얼마나 위험해 질 수 있는지 경고 하고 있는 판타지 혹은 SF 영화 같은 기분도 제법 들었습니다. 양산되고 있는 가짜 뉴스, 해킹에 의해서 손쉽게 도청되어 버리는 휴대전화, 심지어 신기술 드론에 의하여 화면 말고도 목소리까지 전해들을 수 있다는 사실까지! 초고성능 슈퍼컴퓨터만 있다면, 그리고 다룰 수 있는 능력만 연마한다면, 사람은 얼마든지 "IT 괴물"이 될 수 있음을 화려하게 경고하고 있는 재밌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조작하는 것은 참 무섭고 어리석은 일이기도 합니다. 과거 동호회 활동 당시에 저도 아이디 두 개를 사용하는 등 조금의 조작 행위를 했었지만, 그 때는 다행히 (아마도 제가 동호회장이라?) 다들 애교로 넘어가 주곤 했습니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 (Manchester by the Sea, 2016) 리뷰

어렵게 친구를 설득해 명작영화를 극장에서 보기 위해서 곧장 CGV로 달려 갔습니다. 재미가 빵빵 터지는 유쾌한 영화가 결코 아니었으니까요. 작은 소극장에는 한 십여명 정도의 인원이 있었고, 저와 친구는 늘 그렇듯 맨뒷자리에 앉아 숨죽여가며 이 작품을 온전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삶은 살아가야 하는 것이니까. 별 볼일 없어도, 과거에 혹독한 어려움을 겪었어도, 웃음을 잃어버린 것 같아도 시간은 주어져 있으니까. 우리는 삶이라는 것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덤덤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정중히 배웠습니다. 주인공 리는, 그의 형 조가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조카 패트릭의 후견인이 되었음을 알게 되었고요. 이 무렵부터 리는 ..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 (A Hard Day's Night, 1964) 리뷰

약 1시간 30분, 흑백으로 펼쳐진 오래된 영화인데도 별로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유쾌하고, 건강하고, 신난다는 기분이 들게 해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비틀즈의 열광적인 팬은 아닙니다. 다만 음악을 좋아하고, 기타를 약간 다룰 줄 아는 평범한 사람 정도? 그래서 비틀즈의 명곡들이 펼쳐지는 장면들은 마치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청춘을 즐겁게 보내는 모습에서는 살짝 위안을 얻기도 했습니다. 나도 저렇게 걱정 없이 사는 것 참 좋아했었지 라면서 말이에요. 이 영화에서는 노년의 할아버지가 나와서 극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는데요. 영화 후반부에 메시지로 우리에게 삶의 진실을 던져줍니다. 너무 그렇게 책만 들여다 보지 말아라! 아니? 도대체 독서가 왜요? 저도 사실 이 이야기를 아버지에게도 들었고, 또..

영화 히말라야 (The Himalayas, 2015) 리뷰

세월 참 금방이구나 싶었습니다. 1년이 훌쩍 지나갔고, 영화 히말라야를 벌써 TV에서 해주다니... 절친 녀석에게 대뜸 물었습니다. 그래 히말라야 재밌더냐? 친구는 주저 없이 일단 권하고 봅니다. 자기는 재밌게 봤으니, 너도 재밌을꺼야 라는 겁니다. 감동 영화, 혹은 신파 영화 라는 평이 붙어 있지만은... 일단 감상하기로 결정! 집중도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억나는 대목들을 떠올려볼께요. 음식을 만들고 있는 엄홍길 대장, 사람들이 저마다 와서 맛을 의심합니다. 이거 먹을 수 있는걸까? 그러자 비장의 무기 필살 라면스프를 요리에 탈탈 섞어넣는 우리 대장님... 아 이거 반칙이군요. 덕분에 훈훈하게 산악 식구들이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네요. 그런데 이렇게 평화로운 날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컨택트 (Arrival, 2016) 리뷰

저는 영화 장르 중에서 SF 장르를 참 좋아합니다. 외계, 이세계와의 접촉이라니! 제 블로그 한 주제인 슈퍼로봇대전도 실은 그런 게임입니다. (웃음) 한글화 패치 만드느라 팀원들이 애써 고생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정식 발매 되어 이번 달에 한글 정식 발매가 되었답니다. 이래저래 세상은 참 알 수 없는 곳입니다. 영화 컨택트는 그래서 제게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영어제목이 도착, 일본어판 제목이 메시지 인데, 각각이 담고 있는 뜻이 있겠지요. 접촉이라는 한국제목도 나름대로 센스가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메시지 라는 일본어 제목이 정말 심오했습니다. 영화 내내 메시지가 오고 가거든요. 어쩌면 다소 기적적이며, 놀라운 의사소통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알 수 없는 거대..

영화 더 킹 (The King, 2016) 리뷰

지난 1월에 영화관에서 관람했던 영화 더 킹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리뷰 계속 미루다보니 벌써 2월이 되고 말았네요. 영화 자체는 상당히 자극적이고 강렬했습니다. 정치 이야기 이고, 범죄 이야기 라서 보기에 마냥 편한 작품도 아니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의 장면들이 컷으로 들어가 있었는데, 그 중에는 그리운 분도 계시고요. 하하. 영화는 마치 줄타기를 잘 해서 권력 서열 상승을 해야 펜트하우스에서 성공하는 장면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극의 재미는 있지만 그 점이 저로써는 다소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예컨대 서울대 나와 검사 하고, 부장까지 하고 그래야만 꼭 왕되는 인생인 건 전혀 아니니까요 :) 저는 평범한 소시민들이 모여서 얼마든지 세상에 멋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 쪽이거든요. 조금 느리더라도 한..

니키타 (Nikita, 1990) 리뷰

인생을 제대로 사는 방법을 전혀 배우지 못한 채, 경찰에게 붙잡힌 그녀 니키타. 그녀는 경찰을 살해한 중범죄자로 기소되었고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됩니다. 재판장에서도 난동을 부리며, 모두를 죽여버리고 싶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녀의 죄는 무거울 뿐이며, 한 번 뿐인 인생은 그렇게 어둠 속에서 막을 내리는 듯 싶었습니다. 장면이 바뀌며 주사를 맞는 니키타양, 그녀는 이대로 쥐도 새도 모르게 처형되는 걸까요? 네, 그렇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제 세상에 니키타 라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녀는 공식적으로 죽은 것으로 처리되었고, 장례도 치르게 되었습니다. 니키타는 하얗고 자그만한 감옥 같은 방에서 다시금 눈을 뜹니다. 그리고, 어떤 남자가 앉아와 말을 건네지요. 니키타는 이제 없지만, 새로운 ..

너의 이름은. (Your Name., 2016) 리뷰

꿈만 같은 이야기, 동화 같은 이야기 였습니다. 좋아하는 사람 에게는 인연의 끈이 연결되어 있다는 대목은 특히 기억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뭐 오늘날은 구글도 있고, 페이스북도 있고, 사람 찾기가 쉬워진 것 같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반쪽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 하고, 기대하며 만남을 가지기도 하며 한 해를 설레어 하곤 합니다. 또 어떤 이들에게는 남친, 여친은 일부러 안 만드는 것일 뿐! 입니다. 영화는 두 주인공 타키와 미츠하가 꿈 속에서 몸이 뒤바뀌게 되는 사연을 이야기 하고 있고, 느닷없이! 이것이 꿈이 아님을 깨달으면서 새로운 삶을 동경하듯 누려가는 모습을 재밌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시골소녀 미츠하가 경험하는 도쿄의 분주한 삶이란 참 즐거운 것임을 힘껏 이야기 합니다. 그..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Rogue One: A Star Wars Story, 2016) 리뷰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는 깔끔하게 완결이 나는 단편 작품입니다. 희생과 희망이라는 특유의 강한 메시지도 담고 있어서, 극장에서 보고 난 이후로 강한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 당시 한 해의 마무리 속에서도 방황하고 있었고, 여전히 답을 쉽게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화 속 주인공들은 훨씬 간단하고 확실하게 삶의 기준을 세우고 살고 있어서, 되려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내가 해야할 일이 있다면, 나는 그 불구덩이 속이라도 뛰어들어가겠다는 정신, 이른바 목표에 집중하기. 사명을 좇아서 살아가기! 그래서 희망이라는 것은 참 좋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는 성공률 2.4%에 도전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는데, 희망이 있기 때문에 그런 잔인한 현실도 숭고하게 극복할 수 있는 것 같습니..

라라랜드 (La La Land, 2016) 리뷰

영화 라라랜드는 우리를 꿈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사실 우리는 현실을 살아가기 바쁩니다. 일은 힘들 때 있고, 일상은 똑같은 것 같고, 가끔은 지쳐서 이불 속에서 조용히 웅크리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목표를 쫓아간다는 것은 확실히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신경이 쓰입니다. 혹시 상처라도 받으면 어쩌지? 내가 못한다는 게 들통나면 어떡해? 진심을 다해 노력했는데도 떨어지면 많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 두 주인공 세바스찬과 미아는 참 꿈이 큽니다.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은 멋진 재즈바를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는 지금 무일푼에 백수 신세인데도 말이에요! 여기 한 가지 매력적인 통찰이 숨어있습니다. 우리의 바람, 그것은 현실을 넘어서 가끔 상상의 날개를 펴봐도 좋다는 것. 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