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997

영화 밍크코트 (Jesus Hospital, 2011) 리뷰

완성도가 훌륭한 영화 밍크코트. 연극배우로 활약 중이신 여주인공 황정민(현순 역)의 신들린 연기력.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집요하게 억눌린 분위기를 끌고 가는 연출력까지, 여러모로 밍크코트는 뛰어난 작품입니다. 영화에 앞서서 이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어서 제작되기 까지, 시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99년을 앞두고서, 98년에 아마겟돈이나 딥 임팩트 같은 재난영화가 개봉하고, 2012년을 한참 앞두고서는 아예 대놓고 2012 라는 영화가 개봉됩니다. 아마 그 영화 개봉이 2009년도 였던가... 여하튼, 영화 밍크코트는 허구적인 이야기지만, 이런 이야기를 영화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즉 영화의 소재나 도서의 베스트..

테이큰 (Taken, 2008) 리뷰

제가 참으로 사랑하는 영화 테이큰 입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숨막히는 스릴감이 압권이었고, 어지간한 차광고보다 훨씬 멋진 아우디의 질주 장면이 환상적이었던 영화로 기억합니다. 두 번째 보았을 때는, 아버지의 슬픔이 느껴집니다. 숨어서 관찰하는 미행이 특기라는 브라이언 (리암 니스 분) 이 정작 딸이 자라면서 중요한 순간마다, 어디 있는지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는 부인의 블랙 유머는, 들을 수록 가슴이 아픕니다. 조국을 위해서 헌신했지만 가족의 행복한 생활은 책임질 수 없었던 특수요원 브라이언. 거의 어쩔 수 없이, 반강제로 워커홀릭으로 지내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많은 아버지들의 슬픔과 공감이 묻어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렇게 지나치게 생각하면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좋은 영화입니다. 한가할..

콘스탄틴 (Constantine, 2005) 리뷰

벌써 몇 번을 보았는지, 2-3년에 한 번씩 꼭 보는 것 같습니다. 키아누 리브스가 참 근사하게 그려지는 영화 콘스탄틴 입니다. 천사 가브리엘 역할을 맡은 인상적인 여배우 틸다 스윈튼도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마이클 클레이튼"이라는 다른 영화를 통해서, 틸다 스윈튼은 2008년에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데, 여하튼 이 영화 콘스탄틴에서도 가브리엘의 강력한 존재감은, 처음 봤을 때는 거의 경악적인 수준이었지요. 인간을 지독하게 부러워하던 그녀의 질투 같은, 강하고 기묘한 표현력은 지금도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아, 이제는 이 이야기도 제법 잘 알려져 있지만, 농담반 진담반으로 콘스탄틴은 역시 금연 캠페인 영화였다 라는 것이지요. 실제로 종교계에도 널리 퍼져있는 개그를 덧붙이자면, 신부님 혹..

소스 코드 (Source Code, 2011) 리뷰

이렇게까지 열심히 놀아본 적이 있었을까 싶었을 만큼, 저는 놀 수 있는 시간을 거의 만들어서까지 놀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가장 바쁜 순간을 보내면서도, 한 달 동안 대략 30편이 넘는 영화를 보았고, 손이 가는대로 아무렇게나 리뷰를 써보기도 합니다. 곧 죽을지도 몰라서,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즐겁게 살고 싶다 라고 말합니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서른이 넘어서도 이렇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 어쨌든 주어진 삶은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상상력으로 표현하자면 이렇습니다. 제 마음 속에는 하고 싶은 것들을 쌓아둔 저만의 창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돈벌고 먹고 살아야 하므로, 그 창고에는 점점 먼지가 쌓여가고, 창고 안을 열어본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깨달았지요. 언젠가 이 창고는 펑..

영화 반창꼬 (2012) 리뷰

마음이 아플 때가 있습니다. 사랑했던 무엇인가와 이별할 때, 우리는 마음이 아픕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에서 괴롭게 살아가야만 할 때, 우리는 마음이 아픕니다. 자신이 꿈꿔왔던 순간을 마침내 포기해야 할 때, 우리는 마음이 아픕니다. 영화 반창꼬를 보면서 우리가 조용히 위로를 얻거나, 치유되는 이유는, 그 모든 아픔 속에서도 반창꼬를 붙여가면서 견뎌가다보면, 가끔 좋은 날을 만나리라는 소망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끔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 더 행복해 질 수 있을까? 라고 질문할 때가 있습니다. 우선 경제적 곤란으로 함부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일들은 조금 줄어들 것 같습니다. 또한, 하고 싶은 것들을 누릴 수 있으므로, 좀 더 편리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

킹스 스피치 (The King's Speech, 2010) 리뷰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킹스 스피치는 상당히 저예산 영화입니다. 1천5백만 달러로 제작했는데, 상상 이상의 세계적 성공을 거두었지요. 4억달러가 넘는 흥행수입을 기록했고, 걸작 명화로 평가받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지루한 느낌을 줄 수도 있습니다. 자극적이거나 감동적인, 이른바 극적인 장면은 철저하게 사라져 있고, 건조하고 느린 템포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킹스 스피치는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리더십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고, 우정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으며, 국가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음, 제가 오늘 접근해 보고 싶은 부분은, "자학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다르게 쓰자면, "열등감과 압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

영화 달콤한 인생 (A Bittersweet Life, 2005) 리뷰

이병헌의 열연이 돋보이는 느와르 영화 달콤한 인생입니다. 검은, 어두운, 우울한 등이 어울리는 암흑가를 그리는 영화지요. 그러다보니 주로 남자의 이야기로도 묘사되기도 합니다. 주먹과 싸움이 등장하고, 그들만의 룰도 있기 마련이지요. 그런데 제목은 참 미스터리 합니다. 느와르 영화의 제목이 달콤한 인생이라니! 달콤한 장면은 거의 나오지도 않는데 말이에요. 개인적인 이야기와 함께 서론을 시작해 볼까 합니다. 제가 남들보다 많이 해왔다고 자부(?)하는 것 중 하나는 약을 먹어본 경험입니다. 저는 20대 초반까지 거의 약을 달고 다녔고, 안 먹어본 약이 없을 정도입니다. 어릴 때는 병으로 인해서, 하루에 스무알이 넘게 억지로 먹곤 했었지요. (약 많이 먹은 덕분에 저는 위장이 굉장히 약합니다 -_-;;;) 여하..

마이너리티 리포트 (Minority Report, 2002) 리뷰

스티븐 스필버그는 뭐 거장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저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특히나 좋아합니다. 미래세계를 다루고 있는 미스터리 영화로서, 인간과 사회에 대하여, 권력과 조작에 관하여, 정말 놀라우리만큼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대사부터 소개하며, 오늘 리뷰의 막을 열어볼까요. "그 중에 가장 재능 있는 아이가, 마이너리티 리포트 (소수 의견) 을 말할 것이다" 역사에서 배워보는 소수 의견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 유명한 그래도 지구는 돈다 라는 이야기 외에도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예컨대 루소는 이미 200년도 전에, 영국인, 프랑스인, 독일인은 없고 유럽인이 있을 것이라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외쳤습니다. 나중에 유럽에서 전쟁이 나고, 서로를 미워하고,..

타운 (The Town, 2010) 리뷰

은행 강도단, 범죄 액션, 도시에 전쟁을 선포.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어딘지 총들고 경찰과 한바탕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로 생각되겠지요. 벤 애플렉 감독의 영화 타운은 갱단을 주인공으로 그리고 있는 스릴 있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야기의 키워드가 "슬픔"이라는 아주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영화 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인간의 불행은 선택권이 박탈당했을 때임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도 있고요. 우선 서론은 가볍게 들어가자면, 제작비는 3천7백만 달러 정도 들었고, 도시를 질주해 나가는 추격씬은 정말 잘 찍었습니다. 흥행 성적은 약 1억 5천만 달러. 충분히 성공적인 작품이 되었지요. 평론가들도 상당히 후한 점수를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범죄영화를 뻔하게 만들지 않았고, 거기에 드라마와 영감적인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Devil Wears Prada, 2006) 리뷰

포스터의 문구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요, "최고의 기회는 달콤한 지옥에서 완성된다." 제목 때문에 간혹 오해를 사기도 쉽고, 명품이 즐비한 내용 때문에 욕을 먹기도 쉽지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라는 이 영화, 정말 즐겁고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앤 해서웨이가 예쁘게 나오고, 메릴 스트립의 카리스마가 넘친다는 것 외에도, 생각을 자극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최대한 정직하게 쓰기! 글은 거의 손이 가는대로 막쓰는(?) 경우가 있더라도, 과장이나 꾸미는 기교가 지나치지 않도록 저는 조심스럽습니다. 오늘 저의 정직포인트는, 저는 패션에 대해서 관심이 매우 약하고, 옷입는 센스가 현저하게 떨어지며, 이른바 패션 테러리스트에 가까울 만큼, 명품에 대해서 무감각한 편입니다. 물론 시도를 안해본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