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본 얼티메이텀 (The Bourne Ultimatum, 2007) 리뷰

시북(허지수) 2016. 8. 5. 01:03

 

 본 시리즈 중에서 세 번째로 보게 된 작품인, 본 얼티메이텀 입니다. 한 여름밤에 딱 세 글자가 떠오릅니다. 이 영화 "최고다!" 어쩌면 이렇게까지 액션 영화를 잘 만들 수 있는지, 환상적이고 충격적입니다. IMDB에 가보니까 평점이 8점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2007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라고 손꼽을 수 있다는데, 그 말에도 공감합니다. 많은 것을 담고 있어서 알차기도 하고, 리뷰 쓰기가 너무 신납니다!

 

 주인공 제이슨 본은 여전히 기억상실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가 누구였고, 왜 킬러가 되었는지를 철저하게 파고들어갑니다. 본은 가슴 아픈 고백을 합니다. 내가 누굴 죽였는지는 가끔씩 떠오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름은 누구인지 모르겠으며, 그래서 또한 왜 죽였는지도 모르고, 내가 단지 킬러였다는 것만 몸이 반응한다고 하니까, 이번 기회에 아예 나는 누구인가에 대하여 철저하게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는 고맙게도 CIA 정예 요원들이 비밀리에 본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그 점이 너무 인간적이라 좋았습니다. 이들이 밝히는 양심선언! "나는 이런 일을 하려고 CIA에 들어온 것이 아니야!" 과연 선진국형 명대사라고 생각합니다. 가슴을 땅 하고 시원하게 쳐줍니다. 영화 이야기 이제 출발합니다. 서론부터 길었네요!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해외 리뷰어들의 찬사 몇 개 읽어보겠습니다. 본 얼티메이텀은, 정말 숨가쁘게 진행됩니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들고요, 할리우드 영화에서 정석으로 나오곤 하는 러브 씬도 코믹한 파트도 없이, 그저 과감하고 쿨하고 예리한 감각으로 밀고 나갑니다. 이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고, 진가이고, 빛나게 해주는 것입니다. 엔딩 롤에 따르면 스턴트맨만 180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한 편의 영화를 걸작으로 완성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촬영과 편집이 동반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이 영화 아직 안 본 눈이 있으면 행복할테죠, 보시고 감동하면 되니까요!

 

 모로코에서 펼쳐지는 전개 - 오토바이로 경찰들을 멋지게 따돌리면서, 저격수에게 황급히 쫓기는 니키를 구출해내는 장면이 그야말로 숨차게 진행됩니다.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건물에서 건물로 몇 번씩이나 이동하고, 그 긴박감에서 "살아남아야 돼!" 라는 두근거림이 전해집니다. 비명소리 같은 건 전혀 없습니다, 정예 요원끼리의 필사적 대결이 근사하다고 해야할지요? 저격수와 본의 1대 1 대결도 서로간의 강인함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그래서 본이 센스 넘치게도 승리 후에, 우리 두 사람을 제거되었다고 가짜 전달메시지를 남기라는 것에서도 이 말이 농담이 아닌, 사실처럼 느껴집니다. 그만큼 CIA 정예요원 한 명, 한 명은 굉장히 강하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뉴욕에서 펼쳐지는 전개 - 이번 작품에서도 파멜라 랜디 차장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요. 그녀는 상부의 지시인, 본과 니키의 사살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발합니다. 이런 살인 게임은 그만하고, 붙잡아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CIA의 일급기밀인, 블랙브라이어 작전에 대해서 이것이 무엇인지를 캐묻게 됩니다. 후반부에 밝혀지는 블랙브라이어 작전은 충격 그 자체지요. 국익을 위해서라는 명분 아래에, 자국민까지 임의로 제거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당황스러운 내용들이 승인되고 있는 CIA니까, 실은 무시무시한 것입니다. 국가 위의 조직, 나아가 그 근본이라 할 수 있는, 국민 위의 조직이 되는거니까요. 그래서 정보기관은 감시 받고, 견제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조직의 이익을 위해, 자국 시민을 감시하고 제거해 버린다면, 이것은 실은 정보기관의 독재체제나 다를 바 없을테니까요. 그래서 영민한 파멜라 랜디 차장은, 블랙브라이어 프로젝트를 완전히 폭로하고, CIA간부에게 명대사 하나 날려주지요. "당신, 1류 변호사를 알아보는게 좋을꺼에요." 캬- 너무 쿨하고, 너무 멋있어요!

 

 본은 파멜라 랜디 차장의 힌트를 근거삼아서, 자신이 만들어진 연구시설로 찾아가게 됩니다. 거기서 기억들이 드디어 되살아 나는 본, 실명을 알게 되었고, 원래 군 장교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미 국민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자원했다는 건데요. 그런데 이 실험실에서는 자신의 진짜 이름까지 잊은 채, 제이슨 본으로 키워내기 위해서, 무조건적인 복종훈련을 강요시킵니다. 물고문, 잠 안 재우기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끝내 임무에 생각없이 반응하도록 하는 킬러로 훈련시킵니다. 니키 요원의 표현을 가져오자면, 이로써 개인의 인성이 파괴되는 거지요. 그래서 이 기관에서 마침내 제이슨 본이라는 슬픈 괴물이 탄생했고, 여기서 총을 쏘아 살인을 저지르며, CIA 정예 요원 한 명이 탄생했다는 제법 슬프고 무거운 스토리.

 

 제이슨 본은 속죄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과거를 알고 싶어했고요. CIA의 실험체로 키워졌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본은 쫓기는 신세니까, 어서 탈출해야 하니까요. 도망치면서, 또 다시 CIA 정예요원과 마주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라? 이름도 모를 CIA 요원이 정작 본을 안 쏘고 멈칫하네요? 도망칠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이 장면은 두고 두고 멋진 한 컷입니다. 평소 리뷰와 다르게 카메라를 깊숙이 들이대 봅시다.

 

 "(자동차 씬에서) 왜 그 때 나를 죽이지 않았지? 제이슨 본?"

 

 "우리 자신을 봐! 그들(CIA)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지 그래?"

 

 즉, 제이슨 본은 결코 사람을 함부로 죽이거나, 함부로 대하지도 않는 멋진 군인이 어울리지 않았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본디 애국심 강하고, 마음씨까지 착한 정예 군인 말이에요. 그래서 부당한 명령이 계속해서 주어지자, 그 명령엔 따를 수 없습니다! 를 연발하다가, 끝까지 고문당했던 그의 삶!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지난 행적들에 대해서는 반성적으로 접근하는 그 사려 깊음까지, 아주 아주 근사합니다. 지난 2편 본 슈프리머시에서는, 내가 죽인 사람들 가족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는 그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제이슨 본은 그런 일류의 인물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이슨 본에 열광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영화는 근사하게 마무리 됩니다. 그래요, 높은 곳에서 총 한 방 맞고, 강으로 떨어졌다 한들, 그렇게 쉽게 끝날 제이슨 본이 아니니까요. 다음에 또 본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우리를 기쁘게 하면서, 영화는 아름답게 마무리! 그래요. 본 얼티메이텀은 제 생애 최고의 액션 영화 중 하나로 기억될 것입니다. 재밌는 영화? 절대 이 영화 추천 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는 결코 외부에서 실험처럼 주입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루하루 일상의 소소한 노력들이 나를 이루어가고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주어진 것들을 사랑하며 살기, 생각하면서 살기, 우리 자신을 들여다 보면서, 내가 지금 무엇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는지 물어보기! 산다는 것은 그렇게 설렘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 / 2016. 08. 05.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