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밤이다. 달빛도 별빛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가게를 그만두셔야 겠네요." 나는 좀 더 일하고 싶었지만, 건강이 따라주지 못했다. 벌써 이 곳에서 두 번이나 재발해버린 병세. 가게. 긴 시간을 함께했던 작은 세계 였지만, 뜻밖의 이별은 굉장한 무거움, 그리고 슬픔이었다. 그렇다. 여전히 가게를 찾은 좋은 손님들의 얼굴과 미소가 기억에 선명하다. 내년에도 밝은 모습으로 만나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나는 가게 대신 병원에 와 있다. 의사선생님은 이럴 때는 참 솔직하시다. "발전한 현대의학이지만, 아직 완전히 낫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가라 앉을 때까지 최대한 노력해봅시다." 삶이 지나칠 만큼 허무하게 느껴졌다. 열심히 눈 앞의 바윗돌을 굴려서 하루하루 밀었는데, 험난한 뜻밖의 오르막길 앞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