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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그래도, 공부

서른이 넘어서도, 공부를 하거나, 책을 보고 있으면, 대체로 사람들은 두 가지 반응이다. 우와, 계속 하세요! 끝~까지. 엥? 아직까지 공부를 한다고요? 그리고 공부는 성공보다는 실패 가능성이 좀 더 높은 게임이다. 그래서 대체로 사람들이 싫어하거나, 부담스러워 하는 영역이고. 공부를 잘한다는 것이, 물론 시험에서 동그라미 많은 것도 해당되는데. 결국, 대학에 가서, 혹은 사회에 나가서도, 무엇인가를 잘하려면, "깊게 생각해보는" 훈련을 하는 것 같다. 솔직히 내가 시도한 일들 중에 성공한 것은 20%가 채 되지 않을 것이다. 거절당한 일들은 많고, 오해를 샀던 적은 더 많고, 억울한 일들은 겪기 마련이고, 그런데, 그 조차도 하나의 인생 같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것은 "긍정성"을 잃지 ..

모닝페이지 2025.10.09

68.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무모함

사실은 단 한 사람의 세상도, 그렇게 쉽게 바뀔리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나는 "괜찮겠지" 라는 아무 생각 없음이, 누군가에게는 "피곤함"으로 쌓여간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배려 라는 것이 참 어렵구나. 다시 한 번 생각한다. . 이번에 도전하면, 인스타 삼수생이다. 두 번이나 망했던 길을 왜 또 걷느냐고 물으면 할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 상처는 여물 것이다. 흉터는 남을 것이다. 그래도,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아무 것도 모른 채, 아무 상처 안 받은 채로, 세월만 허비하는 것보다는, 좋지 않았던가. 그렇게 다독여 본다. . 음악을 듣는다. 피아노를 치러 간다. 빨래를 돌린다. 맛있는 식사를 먹는다. 걷고, 운동하고, 책..

모닝페이지 2025.10.08

67. 잘못, 그리고 안녕.

대체로 잘못은 되돌릴 수 없다. 엎질러진 물은 끝내 바로잡을 수 없다. 어머니를 간병하던 30대 시절이 생각난다. 모든 것을 버리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어머니는 떠났고, 그 슬픔의 흔적은 깊었다. . 서투른 인간관계 능력은 또 다시 탈이 났다. 작은 미소 대신에, 부담스러운 마음을 몇 번이고 만들고 말았다. 상대방을 위해서라도 헤어짐의 인사를 해야 한다. . 시간여행을 하면, 같은 어리석은 실수를 안 할까? 그저, 최선을 다하다보면 안 되는 일도 있기 마련이다. 무례한 삶을, 다르게 말해, 무엇을 모르는 삶을... 마음부터 빠르게 흘러가는 삶을, 이제와 바둑의 복기처럼 하나씩 되짚어본다. . 아무래도 말이 더 줄어들꺼 같다. 벗어나려 애써봤지만, 또 다시 극단적 내향으로 흘러간다. . 사람은 깊고..

모닝페이지 2025.10.07

66. 새벽, 쓸쓸함.

글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것이 좋다지만, 이번 추석 아침은 조금은 쓸쓸한 기분이다. 사람은 정말 혼자서도 잘 놀 수 있는 것일까?그 조차도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그래. 나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었으리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모든 사람에게 어떻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열에 한 두 명 정도는 나와는 길이 다른 것이다.받아들이자. 그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어쩌면. 그래.포기하는 법을 배워가는 중인지도 모른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은 포기하는게 좋다.내가 노력해서 해봤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할 수 있는 작은 일이 있다면, 그것을 잘하자.그것으로 충분하고, 또 충분하다. - 2025. 10. 06. 새벽에 허지수.

모닝페이지 2025.10.06

64. 인스타그램 작별인사

너무 심했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1,700명씩이나 방문한다는 것은. 내 인생관에도 어긋난다. 누군가를 피곤하게 한다는 것은. 차라리 책을 조금 더 본다거나. 아니면 소니, 닌텐도 게임을 조금 더 해본다거나. 그리고, 피아노를 한 번 진지하게 쳐본다거나. 보여주기식의 세계는 당분간 떠나 있어도 좋겠다. 블로그 방문자 500만을 찍었으면 되었지. 인스타 월방문자 5만씩 가다가는... 년간 60만. 10년이면, 또 600만이다. 이는 지나친 욕심의 세계이다. 나는 왜 이토록 욕심이 많은 건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끝내 중요한 것은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괴롭고, 더디고, 지치더라도, 그 길을 가야만 하는 것이다. 충분히 인스타로 좋은 친구들을 기쁘게 했다고 생각한다. 한 달 동안 행복..

모닝페이지 2025.10.04

63. 기대어 살아간다

나는 못하는 것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취미생활이야, 다재다능하기로 악명(?)이 높지만, 사실 생활능력으로 생각해본다면, 생활무능력자에 가깝다. 0점 신랑감이다. 심지어 그 흔하다는 자동차도 없으니까 말이다. . 그럼에도 나는 변함없이 가방에 책 한 권을 넣고, 악보를 넣고, 산책을 나선다. 거리를 걷는다. 이렇게 비오는 가을날은 조금은 우울해진다. 클라라 주미 강 선생님의 브람스를 틀어놓는다. 외출 준비를 한다. 갈 곳은 늘 있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귀하고 큰 축복인가. 반겨주는 곳은 늘 있다.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사실은 잘 살아온 것인가. . 두 번이나 아껴주시던 교수님이 생각난다. 엇, 대학원 준비하신다면서요? 먼저 말을 건네서, 너무 당황했던 추억이 난다. 추석 끝나고, 잠시 수업 후에, ..

모닝페이지 2025.10.03

[피아노 제8화] 피아노와 천재 의사들

셜록 홈즈 추리 소설을 썼다는 그 유명한 작가는 사실 의사였다. 이제와 밝히지만, 나도 어릴 적 공부는 좀 했고, 꿈이 의사라고 말할 만큼... (중략) 나는 건강상의 큰 문제가 있었기도 했고, 아무튼, 뭐, 지금은 그 길을 가지 않은 것에 크게 감사한다. 얼마나 힘들고, 무거울테니 말이다. . 1. 내가 정말 존경하는 S대 박사님 (구OO 정형외과 선생님이시다) 은, 의사 집안이다. 어느 조용한 시간 클래식을 듣고 계셨다. 원장실에는, 손주가 그린 어설프고 빛나는 사진이 아름답게 걸려 있었다. 30대 후반 - 40대 초반. 원장님, 자녀분이 전교 1등을 할 만큼의 수재였고, 그걸 자랑하다가, 아내 허 모 선생님께 엄청나게 혼났다고 한다. 나는 이 (백발) 전문의 선생님의 겸손한 삶에서..

62. 골대를 맞춘다는 것

아버지와 나란히 새벽부터 축구를 본다.못 말린다 진짜. FCB vs PSG슛! 골대를 맞고 튀어 나온다,인생은 때론 열심히 해도 비가 내린다.그래서 그저 매순간 즐거워 하는게...나는 참 좋더라.오늘도 PNU 토스트 이모님들 덕에 너무 웃었고,피아노는 갑자기 잘 쳐지길래 실컷 뿌듯해 하다가,이 자만심 하면서 또 한없이 반성도 한다 ㅎㅎ아! 이 변덕쟁이 마음아.그래도 무모하게 뛰어들어줘서 고마워.비겁하게 살지 않아줘서 정말 고마워.오늘은 어쩐지 나에게 다정해진다.고마운 하루.- 2025. 10. 02. 허지수 / 시북

모닝페이지 202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