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021

[피아노 10편] 정확하게, 그것이 어렵다.

벌써 10편 이라는 것은, 다시 말해서 10주 레슨이 지나갔다는 이야기. 학업 중임에도, 좋은, 그리고 긍정적인 취미가 되어주었다. 오늘 느낀 바는, 정확한 터치가 어렵다는 느낌을 매우 강하게 받았다. 다르게, 조금 더 냉정하게 말한다면, 한 곡이라도 숙달된다는 것은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오늘은 선생님께서 일부러 왼편을 도맡아 앉으셔서, 오른손을 집중훈련 시키셨다. 자신감은 과잉되어 있었고, 실제로는 힘만 잔뜩 들어가 있었고, 좀처럼 정확한 위치를 잡지 못했다. . 어느 지인은 또 긁는 소리를 해댄다. 왜 돈들여가면서 피아노 취미를 배우려고 하는건데요? 에이, 선생님이 뭐가 중요해요, 본인 연습으로 하는거지 음악은. 싸워서 무엇하리. 그냥 내 나름의 반박을 여기에 남겨본다. 그럼 아무런 ..

75. 10월15일 맛있는 식사대접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2년만에 지난 가게의 점주님이 연락이 오더니 대뜸 밥을 사주신다는 것이 아닌가. 보... 보이스피싱? 뭐, 그건 아닌거 같고. 부산대 앞에서 샤브를 얻어먹었다. 볶음죽까지 정성스럽게 만들어주시던 모습이 무척 고마웠다. 10월 15일. 바이엘 02권도 드디어 졸업했다. 그리고... ... ... 그렇게 하루가 흘러가고 있다. 글은 어떤 여백에도 온기가 담겼으면 좋겠다. 몇달 동안이나 수고한 나 자신에게 축하를 보낸다. 먼 길을 걸어갈 나에게도, 미리 그 수고로움을 상상하며 축하를 보낸다. 오늘이 소중한 모든 다정한 사람들에게도, 작은 마음만을 담아, 축하를 보낸다. 오늘. 그 오늘에, 뜻밖의 멋진 식사 한 끼에, 나는 오늘도 삶의 소중한 즐거움을 상상해본다. - 2025. 10..

모닝페이지 2025.10.15

74. 적게 가져도 좋은 것들

적게 가져도 좋은 것들은 의외로 많은 지도 모른다. 다르게 표현해보면, 많이 가질 수록, 뜻밖에 고민을 만드는 것들이 있다. (나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 하나가 책이 아닐까 싶다. 책이 많다고 해서, 그가 점점 총명해지는 것이 아니고, 또는 그 안의 내용이 아무리 좋다고 해서, 그것을 흡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비오는 날 피아노 연습을 갈 계획인데, 이 또한 아마추어 피아노 연습자인, 나는 10시간씩 하는 것보다는, 하루 30분-1시간이면 된다. 충분히 적은 시간인데도, 단련될 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놀랍다. 그런 조금 독특한 관점으로 생각했을 때, 내가 스무살 때, 아주 성공적인 길로 계속 가지 않았음이, 어쩌면 다행스럽다. 비도 오고, 많은 사람이 그리운, 아침이지만, 마음의 준비를 얼..

모닝페이지 2025.10.14

73. 웃음을 선물해주는 사람들

요즘 컨디션 난조로, 내가 웃을 일이 많이 없어졌다. 이게 다 시험 압박, 대학원 진학 압박 이라고 둘러대고 싶을 지경이다. 부산대 앞에서 토스트를 어느 때처럼, 사먹는데 이모님께서 일부러 말을 거신다. 다정하셔라... 내 나름의 최선의 답을 냈더니, 슬쩍 또 웃으신다. 겨우 오후 1시. 공부하러 가는 길이냐고 묻길래, 용감히 네 라고 외친다. 뭐, 가방에 생물 - 아니 생명과학 책이 들어 있기도 했고. 늦게라도 대학원을 가야겠다고, 마음먹는 중이라고 고백했더니, 이모님이 이번에는 더 크게 웃으시며,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주신다. 뭉클하게 웃고 말았다. 사실은 조금은 눈물이 났다. 참 고마웠다. . 저녁에는 가난한 학생인 탓에, 7~8천원에 해결할 수 있는 녹OO 까지 갔다. 예약 손님으로 자리가..

모닝페이지 2025.10.13

72. 마음이 고장 난 기분

교회에서 좋은 소리들이 들린다. 기도가 좋았다고 했다. 피아노 소리가 듣기 좋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나는 마음이 계속 가라앉는다. 그것은 나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 보다는, 나에 대한 흔들림과 회의감 때문일테지... 약간의 경험이 쌓인 지금으로선, 이럴 때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좋은 날이 또 올 것이라고 믿고, 그저 하루 하루를 사는 것이다. 그렇게 도서관에 또 갔고, 그렇게 또 과학서적들을 빌려왔고, 하나도 모르는 것보다야. 0.1 만큼이라도 아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패러데이나 오일러 같은 천재는 아닐테니까. 전혀 아닐테니깐. 살아가는 것이 슬퍼지려 하는 이유를 찾으려 하지 말자. 지나간 일은, 그저 잊어버리는 지혜로움에 기대어 보자. 그게 ..

모닝페이지 2025.10.12

71. 게이머 나 - 오랜만이야

의식적으로 게임을 안 한지가 한참 되었다. 1분 1초라도 책을 보고, 열심히 질주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여겨왔다. 사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한참을 살아가는 느낌이었다. 좀 놀면서 살아간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닌데... . 물론, 개인차가 있다고 하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 중에서도 SNU 나, 의과대학을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어느 의사쌤은, 게임을 잘하는 것은 공부를 잘하는 것과 연결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방긋) 하루 잠깐 환기적인 게임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대로 말한다면, 사람을 참 좋아하는 나는 무례한 적이 많았기에, 그 반성이 여전히 크다. 게임은 그래도, 기계와 노는 것이니깐. 써놓고 보니깐, 어쩐지 씁쓸한 맛도 느껴진다. . 그럼..

모닝페이지 2025.10.11

[피아노 9편] 세 가지 방법, 다정한 음색.

선생님께서 부지런히 먼저 오셨다. 나는 서두른다고 했는데, 겨우 시간에 맞췄다. 빨래에, 설거지에, 분리수거에, 집안일... 휴 ㅠㅠ... 바이엘 진도를 여전히 빠른 속도로 밀어붙이신다. 드디어 2번째 책 마지막이 보일 정도다. 그 대신에 엄격함은 변함없으셔서, 안 되는 구간은 10번 연습이라고, 콕! 못 박으신다. 휴 ㅠㅠ... 오랜만에 돌아온 어레인지 찬송가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시간이 얼마나 빨리 가던지, 선생님의 세련된 레슨은 너무 멋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도 열심히 대안을 생각해가면서, 플랜 A, B, C를 다 마련하셨다. A는 낮은음 자리표를요... 또 B는 이 손 모양 보이죠? 그리고요, 또 이렇게 화음을 눌렀을 때는... 고민하다가 화음을 눌러보기로 한다. 그럼에도 충분히 아름답다..

70. 나에게는 한 때 커다란 꿈이

최유리님의 가사에서 제목을 잠시 빌려왔다. 지금은 작은 꿈이 있다. 하루에 피아노 30분 치기 같은 것이다.매일은 힘들 것 같고, 주 6일 정도? 보기에 그럴듯한 조금 더 큰 꿈도 있다. 1~3년 안에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다.솔직히 나는 6개월 만에, 일반 중-고교 6년 과정을 넘어가는 바람에,훗날 여러가지로 고생하고, 지금까지도 고생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보면, 또 너무 빠른 성공만이 이어진다면, 그것도 마음이 복잡할 것 같다 :)어쨌든 준비는 열심히 해야지.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지! 하루에 약 1,900, 거의 2천까지 치솟던 인스타그램도,확확 쳐내고, 자르고, 온갖 미친 짓과 어리석은 짓을 한 끝에,방문을 절반으로 줄였다. 정말 다행스럽다. 반성문을 아마 스스로 100장은 썼을 것 같다.그렇게 제..

모닝페이지 2025.10.10

69. 그래도, 공부

서른이 넘어서도, 공부를 하거나, 책을 보고 있으면, 대체로 사람들은 두 가지 반응이다. 우와, 계속 하세요! 끝~까지. 엥? 아직까지 공부를 한다고요? 그리고 공부는 성공보다는 실패 가능성이 좀 더 높은 게임이다. 그래서 대체로 사람들이 싫어하거나, 부담스러워 하는 영역이고. 공부를 잘한다는 것이, 물론 시험에서 동그라미 많은 것도 해당되는데. 결국, 대학에 가서, 혹은 사회에 나가서도, 무엇인가를 잘하려면, "깊게 생각해보는" 훈련을 하는 것 같다. 솔직히 내가 시도한 일들 중에 성공한 것은 20%가 채 되지 않을 것이다. 거절당한 일들은 많고, 오해를 샀던 적은 더 많고, 억울한 일들은 겪기 마련이고, 그런데, 그 조차도 하나의 인생 같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것은 "긍정성"을 잃지 ..

모닝페이지 2025.10.09

68.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무모함

사실은 단 한 사람의 세상도, 그렇게 쉽게 바뀔리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나는 "괜찮겠지" 라는 아무 생각 없음이, 누군가에게는 "피곤함"으로 쌓여간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배려 라는 것이 참 어렵구나. 다시 한 번 생각한다. . 이번에 도전하면, 인스타 삼수생이다. 두 번이나 망했던 길을 왜 또 걷느냐고 물으면 할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 상처는 여물 것이다. 흉터는 남을 것이다. 그래도,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아무 것도 모른 채, 아무 상처 안 받은 채로, 세월만 허비하는 것보다는, 좋지 않았던가. 그렇게 다독여 본다. . 음악을 듣는다. 피아노를 치러 간다. 빨래를 돌린다. 맛있는 식사를 먹는다. 걷고, 운동하고, 책..

모닝페이지 202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