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라조 아드리아노. 영화가 이끄는 장소였겠지.
그런데 나는 아직 영화 시네마 천국을 보지 않았다.
다만 이탈리아 의 낯선 시골을 보는 재미는 있었다.
시골의 부자 청년 한 명도,
지금 먼 곳에서 숙박 손님이 왔는데,
자신의 일상인 축구 오락기에 열심이었다.
어른들은 술집에 모여, 카드게임을 즐기는 여유.
딱히 할 일이 없다는 그 여유로움이 슬쩍 느껴진다.
할 일이 없다.
그 말이, 여유와 미소 로 그려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나는 할 일이 없으면, 불안감과 쓸쓸함 으로 느껴질 때가 많았다.
사람들은 "여기에 나는 와 봤다."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 여행을 하는 걸까.
흔히 인간은 장소를 옮기면, 다른 생각이 떠오른다는 말을 한다.
나 또한 무겁기만 한 생각을 씻어내기 위해서, 여행기에 기대고 있다.
가볍고 경쾌해지려면 뒷받침 되는 게 있어야 한다.
나를 다른 곳에 옮겨 놓아봐도 아직은 금방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지 않는다.
잘못한 일들은 여전히 발목을 꽉 잡고 있다.
그래도 아프기 전에, 잘한 일... 한 개쯤은 있지 않을까 애써 찾는다.
지쳐서 카페를 그만두던 좋은 분들이 생각난다. 예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
나는 사회의 좋은 구성원이 되고자 나름의 노력을 했었다.
그러나, 나도 병이 덮쳐오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단지 아픈 시간이었다.
상대적 시간을 과거에 두지 말고, 현재에 두라고 또한 흔히 말한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라는 것.
그래, 다만. 지금은 생각 조차도 멈추고, 여행기에 계속 기대어본다.
오늘은 날씨조차 흐리다. 그래도 조금은 마음이 맑아진다.
어제는 너무 아프고 지쳐 한 줄도 쓰지 못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한 줄이라도 썼기 때문이다. 그래, 가끔 힘든 날에는 그거면 충분히 된다.
(EBS 세계테마기행 시청후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