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삼국지 19p~26p)
세상은 어지러워 보였고, 유비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보였다.
그런데 장비를 만나고, 또한 관우를 만나서, 함께 좋은 방향의 생각을 모은다.
"만남으로써 두 가지 모두를 얻게 된 거예요." 라고 큰별쌤은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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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온 날들을 되짚어보면, 사람과 마음이 맞기란 쉬운 적이 없었다.
그래도 여전히 큰별쌤의 책이 나오면, 우선 서점에 달려가보는 걸 보니...
좋은 책들 덕분에 조금은 위로가 된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이후로는 책을 차분히 읽어본 적이, 또한 없다.
보상이 금방 들어오는 것이 아니니까,
책을 곰곰이 씹어먹지 못하고, 눈으로 얼른 삼키다, 또 금방 내뱉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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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쌤의 글을 좀 더 차분히 들여다보면,
후한 시대의 혼란. 매관매직에 이어지는 "이렇게 살 수 없음 - 크리티컬" 이 숨어있다.
나는 초인공지능 사회가 무섭다기 보다는, 초격차 사회가 더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를테면,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고, 또한 자본주의니까 - 효율을 최우선으로 여기면,
여기저기 낙오되어 가는 사람들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사회는 발전하는데, 좋은 일자리는 줄어드는 기이한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일을 해도 돈을 벌지 못하거나, 소득이 올라가지 못하면, 사회에 절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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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오늘날에도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과
자기 인생을 긍정하는 것은 더없이 중요하다.
대학 4년을 이제 끝마쳐 간다. 그런데 지식 보다는, 뜻밖에 오랜 친구가 더 좋았다.
비슷한 이야기로, 돈을 꽤 벌어서는 나오는 대로 많은 신상 게임을 사모아 봤지만...
그저 옛날 게임 (심지어 25년 전 게임) 이 더 좋았다.
꼭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다. 친한 의사 쌤은 충분히 진지하게,
자신도 중학 시절에 봤었던 동양 고전이, 삶의 든든한 바탕이 되어주었다고 말하곤 했다.
어머니를 돌봐주셨던, 교회 권사님도 내게 책을 잘 고르니 좋겠다며 미소 지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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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쩌다가 살아남았으니) 남은 인생은 책을,
그래, 빨리 못 읽어도, 한 권이라도, 만남을 깊이 가져볼까 싶다. 그런 데이트라면 참 좋다.
이젠 아픈 날들이 희미해져 가기를.
좋은 만남들을 (늦게라도) 알아차리고 소중히 여기기를.
참 좋다. 모처럼의 기쁜 독서. 그리고, 그 독특한 종이 향까지.
- 2025. 12. 11. 허지수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