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이탈리아] 2. 콜로세움과 원형극장

시북(허지수) 2026. 3. 4. 06:58

 

 사람들은 보는 것을 참 좋아한다.

 2천년 전 사람들이라고 우리와 다를까?

 

 단지 스마트폰 같은 중독적 도구가 없었을 뿐,

 옛 사람들도 원형극장에 모여서 연극을 보고,

 콜로세움에 모여 경기를 봤다고 한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유럽 여행기를 함께 읽고 있다.

 책에는 놀라운 흔적이 있다. "나의 시선으로 글에 담을 것."

 

 생각해보면, 나는 인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나만의 주장을 잘 내세우지 못한다.

 부모님이나, 친구가 먹고 싶은 음식을 떠올리면, 금방 맞춰주는 성격이다.

 

 남을 기쁘게 하는데는 약간의 소질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나에게는 별로 친절하게 대하지 못했다.

 

 방송에서는 저 끝내주는 원형극장의 경치가

 사실은 적의 침략을 앞서 내다보기 위해서라는 이중적 장치임을 안내해준다.

 해설을 듣고 깨닫는 순간이 재미있다.

 

 일을 할 때는, 라디오를 즐겨듣곤 했다.

 글쓰는데 약간의 소질이 있기 때문에, 짧은 글은 방송을 여러 번 탔다.

 어떻게 하면, 나를 웃게 만들 수 있을까.

 나는 아프고 약한 내가 무척이나 싫었다. 정직한 거울을 보고 싶지 않았다.

 

 꽤 높은 조회수의 해외 유튜브 쇼츠를 잠시 본 적이 있다.

 거울 속에 비친 그 사람에게 잘해야 한다고, 간곡히 호소하는 영상이었다.

 무척 당연한 말인데도, 많은 댓글이 달려 있었다. 나 같은 사람은 많았나 보다.

 

 콜로세움이라고 한다면, 나는 젊은 시절에 읽었던 강렬한 글이 떠오른다.

 나를 관중석에 놓지 말고, 경기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으로 대우할 것.

 좌우명으로 삼을만큼 멋져보이던 - 몹시 통찰 넘치는 글이었다.

 나는 경기장에서 흙먼지 뒤집어 쓰다보니, 상처투성이가 되어갔다.

 

 나의 시선으로 오늘날 자본주의 세상은,

 돈으로 계급을 나눠버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한 때, 인공지능 녀석과 자본주의, 국가주의를 넘어선

 미래세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내 상상력의 빈곤을 느끼고 관두었다.

 교육으로 이 세계에 균열 이라도 내어봐야지, 거창하게 꿈꾸다가 금새 관두었다.

 

 점점 작은 사람이 되어간다. 볼륨이 줄어간다.

 건강, 사람, 돈. 여러가지를 잃고 나서, 희미하게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원래 작은 취미라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노력과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법.

 희미한 내가 꺼지지 않기를 다만 바란다.

 긴 여행 속에서, 삶의 즐거움과 설렘이 다시 반짝이기를.

 

 (EBS 세계테마기행 시청후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