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독자? 라고 하면 좀 이상한 말 같은데, 유시민 선생님의 글은 일단 읽고 보는 편입니다. 재밌는 구절들로 바로 바로 출발할께요. "독서는 공부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 효과가 특별히 빠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책에는 글쓴이가 파악한 인간과 세계의 본질, 그 사람이 찾은 삶의 의미와 살아가면서 느낀 감정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책에서 글쓴이의 생각과 감정을 읽고 이해하며, 공감을 느끼거나 반박하고 싶은 욕구를 느낍니다.(18페이지)"

 

 그러므로, 책은 확실하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굉장한 도구가 아닐까요. 지금 제 책상과 바닥에 어지럽게 십여권의 책이 널려 있는데, 이번에야 말로 열심히 읽고, 리뷰를 남겨보자! 라며 단단히 마음을 먹었습니다. 뭔가 저에게 와닿는 구절은 그래서 꼭 소개하려 하는거죠.

 

 저자 : 유시민 / 출판사 : 창비

 출간 : 2016년 07월 15일 / 가격 : 7,000원 / 페이지 : 152쪽

 

 

 돈, 지식, 권력, 명예, 다른 모든 것들도 내가 의미를 부여해야 비로소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우리가 서로 티격태격 싸우거나 죽일 듯 미워하는 이유가 대부분 지극히 사소한 문제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30페이지) 짧은 문장인데, 자신이 선택을 잘 해야만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미움이 사소하게 보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상상도 합니다. 싸울 때가 있습니다. 예컨대, 시간 약속 못 지켜서 싸우기도 합니다. 때로는, 약점을 공격 당해 상처 입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사소한 것들이라면? 그래서, 그럼에도 여전히 사람을 귀중히 여기고 사랑할 수 있다면? 조금은 시야가 넓어지지 않을까, 삶이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을까 숙고하게 되었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담론을 테마로 해서 한 챕터가 구성되어 있는데, 저는 이쯤에서 많은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신 선생님은 자기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가 바뀌어야 개인의 변화도 완성된다고 생각했습니다.(50페이지)" 신뢰 쌓기는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비유로 쓴다면, 신뢰의 항아리에 조약돌 단 하나를 노력해서 겨우 넣는 것입니다. 이 항아리가 가득찰 때까지 노력한 후에야, 그 관계는 특별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뢰는 서서히 쌓아지는 것입니다. 내가 잘났다고 나서서 해결되는 것도 당연히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점에서 참 서툴렀던 사람이었고, 관계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관계 속에서 기쁨을 발견할 수 있기에, 자신에게만 지나치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봅니다.

 

 유시민 선생님의 고백이 담겨 있는 대목 65페이지 참 인상적입니다. "위인전 인생관을 버렸습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답게 사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굴원의 문장에 격려를 받았습니다. 창량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량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리라. 세상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말고 세상에 맞춰 살라는 것이죠." 세상이 나를 원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어 정치의 길을 떠난 것. 이제는 작가의 길을 걸으며, 하고 싶은 선택을 하는 용기. 나답게 사는 그 자연스러움이 제게는 정말 멋지게 보였습니다.

 

 구사할 수 있는 어휘의 양이 생각의 폭과 감정의 깊이를 결정합니다. 자기 자신과 인간과 사회와 역사와 생명과 자연과 우주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좌우합니다.(82페이지) 유시민 선생님은 이번에도 자연스러운 방법을 제안합니다. 행복해지는 책 읽기! 그게 중요하다며, 자기한테 맞는 책을 읽으면 된다는 거에요. 저는 꽤 많이 안심을 했습니다. 책 편식의 죄책감도 한 웅큼이나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우리 내면을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서 책을 읽자고요!

 

 끝으로 작고한 올로프 팔메 스웨덴 수상의 이야기가 마음 속에 참 오래도록 남아 있어서 몇 자 덧붙일까 합니다. "이렇게 태어난 것도 운명인데,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해 의미있게 살아야죠." 특이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자로 태어났는데도, 노동운동에 참여를 하다니, 좌파 정당의 길을 걷다니요. 편안하게 풍요를 누리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 생각해보면 거의 누구나 바라는 것일텐데요. 정작 올로프 팔메 수상에게는 이 생활이 마음을 불편하게 했고, 그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좌파 당원이라는 용감한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선택을 내린다면, 거기에 평생을 걸어볼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답, 살아가면서 찾을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오늘 리뷰는 여기에서 마칩니다. / 2018. 01. 18. 리뷰어 시북

 

by 시북 2018.01.18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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