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써보는 영화 리뷰네요. 목소리의 형태를 보고 나서 저는 간직하고 있는 이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은 자신의 세계 만으로는 결코 완성되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다(강상중)" 또한 개인적으로는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기 쉬웠던 지난 날의 모습들을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게 있다면, 혼자만의 삶은 슬프기 쉬우며, 혹여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아주는 것은 또한 타인일 수 있다는 것. 저는 따뜻하게 한 줄 평을 써본다면, "그럼에도 포기하지마. 자신을 사랑하도록 오늘부터 시작하는거야." 입니다.

 

 활기차고 개구쟁이 소년으로 등장하는 남주인공 이시다 쇼야. 그의 초등학교 6학년 시절에 특별한 전학생이 다가옵니다. 그 아이의 이름은 니시미야 쇼코. 이 예쁘장한 여주인공 소녀는 그런데 귀가 들리지 않습니다. 노트를 들고 다니며, 반친구들과 의사소통을 합니다. 문제는 개구쟁이 쇼야가 앞자리의 쇼코를 조금 심하게 계속 괴롭힌다는 점에 있었어요. 들리지 않는 쇼코는 상대적 약자였고, 그럼에도 참고, 웃어보고, 친구를 찾아보는데......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니시미야 쇼코, 이 아이에게는 불행하고 안타깝지만, 아무도, 아무도,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손을 마주잡고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친구가 없다는 것은, 인간을 도저히 버티지 못하게 만듭니다. 영화는 매우 정중하고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훗날 여고생이 된 쇼코는 자신을 받아주는 공동체에서는 매우 잘 지내니까요. 초등학생 시절의 쇼코는 아픔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전학을 결정하였고, 이와 동시에 가해자 쇼야는 나쁜 녀석으로 찍히게 됩니다.

 

 저는 겨우 37년 밖에 살아오진 않았지만, 늘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거죠. 왜냐하면 말은 물과도 같아서 한 번 내뱉으면 주워담을 수 없습니다. 혹여 관계에서 쓰디 쓴 말을 함부로 꺼내들었다가는 그 사람에게 평생의 커다란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그 사람의 장점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진심어린 칭찬을 한다면, 비록 나는 그 아름다운 말을 언제 했는지 조차 잊어먹을 수 있지만, 그 귀중한 칭찬이 한 사람의 인생에 잊지 못할 커다란 힘이 될 수 있어요.

 

 남학생 쇼야군이 함부로 행동했던 것은, 역시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 중학생 때, 고등학생 때, 그는 왕따 사건의 가해자로 소문이 널리 퍼져버렸고, 주변에 단 한 명 친구를 사귀기 힘들었습니다. 쇼야도 이 생활에 익숙해져서 제법 의연하게 밥을 먹고 있네요. 친구도 없고, 이야기 할 곳도 없다면, 그래서 쇼야의 행동이 끝내 자살계획 이라는 심각한 정신적 방황으로 흘러가는 것이 저는 제법 이해가 되어 슬펐습니다.

 

 다만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렸던 거죠. 고3이 된 니시미야 쇼코양을 만나보자. 만나서 대화를 해보고 사과라도 하자. 그러므로, 나는 늦었더라도 수화를 한 번 배워보자. 이 인생은 비록 여기서 끝난다 할지라도, 옛 잘못을 돌아보는 태도는 대단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요. 돌아오는 것도 없고, 바보 같은 자신을 또 보게 되는, 냉철한 자기반성은 원래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쇼야는 반성 끝에 행동합니다. 이제 수화를 배우는 도중에 그녀를 인연처럼 만났어요..

 

 만남. 그렇게 쇼야의 삶의 변화가 생겨나갑니다. 고교생 반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자, 온 힘을 다해 용기를 내어 도와주었고, 그 친구와는 둘 도 없는 절친이 될 수 있었습니다. 쇼코를 만나서는 드디어 수화로 대화를 하는 게 가능해 졌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화해하고 다시 친구가 된다는 것은 어쩌면 애니메이션 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배울 점은 분명 있었습니다.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변명을 앞세우지 말고, 정중히 사과하라는 것입니다. 사람은 잘못 없이 무결점으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닙니다. 실수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쇼코양은 자신의 삶이 생글생글 웃고는 있었지만, 사실은 스스로의 모습을 싫어했다고 매우 적나라하게 표현합니다. 나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매번 힘들었기에, 그녀 역시 자살계획이라는 극단적 생각까지 합니다. 꽤 괜찮은 남학생으로 변한 쇼야와 함께 불꽃축제를 즐겁게 감상했고, 나의 삶은 이만큼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 있었으니, 더 이상 상처받지 말고, 죽음으로써 충분했다고 여겼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오류입니다. 우리가 어찌 미래를 알 수 있단 말인가요. 속상했던 일, 눈물나게 괴로워 하늘이 원망스러운 일, 그런 일도 때로는 얼마든지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좀 더 튼튼해져야 합니다. 한마디로 슬픔에 지지도 말아야 하며, 잠겨 있지도 말아야 합니다. 설령 모든 것이 무너져도, 또 한 번만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자살시도를 막아내고, 쇼코를 기적적으로 구해내는 쇼야. 그리고 이 와중에 크게 다쳤지만 쇼야는 마침내 깨어납니다. 두 사람은 이제 정말로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다시는 우울하고 나쁜 생각을 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자신을 걱정해주는 소중한 친구 한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얼마나 더 사는 게 즐거워 지는지 모릅니다. 힘내어봅시다. 나같은 사람은 참 나빴고, 쓸모 없을 뿐이라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인생은 언제나 오늘 하루부터가 멋진 출발입니다. 곧 설날이군요. 다시 새해 다짐을 합니다. 감사하며, 바른 마음으로 살자! 기쁜 일들은 거기서부터 발견될 수 있으리라 저는 믿습니다! / 2018. 02. 13. 리뷰어 시북

 

by 시북 2018.02.13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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