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일의 발단은 카카오톡 이모티콘 이었습니다. 저는 평소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것을 즐겨하였기 때문에, 뱅드림 게임의 고급진 이모티콘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리듬 게임 뱅드림을 시작하게 되었지요. 흥미롭게도 오리지널 곡들 외에도, 커버 곡들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그렌라간OP, 에반게리온 삽입곡 등은 참 익숙했죠. 때마침 휴대폰을 갤럭시노트8 이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뱅드림 게임이 굉장한 하이퀄리티로 다가왔습니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자면, 거의 비디오게임급 완성도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애니메이션을 시청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애니를 보기로 마음 먹습니다. 2013년 이후, 5년만에 장편애니 시청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충분히 재밌었고, 좋았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는 이야기는, (*물론 뻔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데 어쩌면 제일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요. 삶에서 기회는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대목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넘어져도 괜찮습니다. 실패를 경험해도, 반전의 날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노력하는 태도, 그것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의 인생은 반짝반짝 빛나는 눈부신 날을 반드시 맞이할 것입니다.

 

 

 애니메이션 원제 : BanG Dream!(バンドリ!) / 2017년 / 제작 : ISSEN × XEBEC / TV판 + OVA 총 14화 편성

 

 ※이제부터의 내용은 애니메이션 본편에 대한 누설이 담겨 있으므로 아직 보시지 않은 분은 꼭 주의하세요

 

 카스미양은 참 적극적인 타입입니다. 어떤 방과 후 활동이 적성에 맞을지 궁금해서, 여러가지 일에 체험하러 뛰어듭니다. 문제는 다 재밌다는 거에요! 참, 즐겁고 행복한 소녀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별모양에 이끌리어, 운명처럼 - 절친 아리사양과 강렬한 빨간 기타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공연장을 갔다가, 멋진 연주를 보며, 두근두근 거리는 것을 마침내 찾았다며, 열정을 불태웁니다. 아리사한테 헐값에 고가 기타를 구해서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제 3화는 전설적인 화입니다. 과감하게 무대로 뛰어들어서, 반짝반짝 작은 별을 열창합니다. 다른 팀이 공연에서 사정으로 늦어지자, 시간을 벌어보기 위해서 용기를 풀파워로 낸 것이지요. 이 모습에 리미양이 크게 감동하여 베이스기타를 메고, 무대 앞으로 걸어나가는 모습이 압권! 아리사는 바로 곁에서 캐스터네츠를 들고, 박자를 맞추고 있네요. 아! 이제 노래까지 해야할 판입니다. 이 모든 어려움을 헤치고, 마침내 다른 팀이 공연장에 등장하여 함께 화려한 반짝반짝 작은 별 공연이 완성됩니다. 카스미는 확실히 보통 소녀가 아닙니다. 뛰어드는 태도는 정말 본받을만 합니다. 그렇게 기적을 창조했으니까 말이에요.

 

 이제 토끼를 좋아하는 타에를 만날 차례입니다. 푸른 기타를 들고 다니는 타에는 어릴 때부터 기타 연습을 해서인지 실력이 훌륭합니다. 엉뚱한 4차원 매력이 있습니다. 타에는 - 기타초보 카스미에게, 다정하게 연주법을 알려주고, 결국 밴드에 가입하게 됩니다. 이에 질세라 아리사는 벌써 키보드를 구입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 친구들은 함께 모여서 연습하고, 무대에 오르는 꿈을 꾸게 됩니다. 무대는 오디션을 봐서 통과를 해야하기 때문에, 당연히 불가능해 보이는 꿈이지요. 하지만 학자 막스 베버는 이렇게 일갈했습니다.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가능한 것조차도 이룰 수 없다고. 어려운 일이든, 일단 해봐야 알 수 있는 거에요.

 

 드럼이 필요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빵집의 착한 소녀 사아야가 함께 하기로 합니다. 이 과정이 저는 제일 인상 깊었습니다. 사아야는 한 번의 심각한 좌절을 이미 겪었으니까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는 어머니가 아픈 상황이었으니까요. (*저도 어머니가 조울증으로 아프셔서, 심각한 좌절감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이 있습니다. 환경이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기쁨은 찾아야 하고, 하고 싶은 일은 도전해 봐야 합니다. 사아야는 한 번 더 밴드에 도전합니다. 정혜윤 작가님의 저서 표현을 빌려온다면, "각자 자신의 것이 아닌 삶의 방식에 맞서 일어서야 한다" 입니다. 하고 싶은데... 실은 정말 해보고 싶은데... 그렇다면 도전하고, 후회해도 된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자! 5인조 밴드는 오디션을 봅니다. 오너의 충격적이고 실감나는 조언이 등장합니다. "최선을 다했니? 카스미! 사실은 네가 제일 못했어." 흔히 착각 합니다. 열정이면 다 될 것이라고.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귀중한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열정 만큼이나, 꾸준한 노력이 충분히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피겨를 예로 들면, 눈부신 연기를 위해서는 이미 2만 번 정도는 차가운 빙판에 엉덩방아를 찧어야 합니다. 다만 그 노력의 시간을 우리가 볼 수 없을 뿐이지요. 이후로 저는 늘 묻게 됩니다. 오늘 도전했니? 오늘 넘어져봤니? 게으른 스스로를 자주 자책합니다.

 

 카스미는 목소리도 제대로 못 내는 엄청난 슬럼프를 겪습니다. 현실을 직시하기란, 별볼일 없는 자신을 마주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지요. 의외로 중요한 것은, 시간의 힘입니다. 왜냐하면, 시간은 때로는 아픔을 마법처럼 치유하니까요. 견디기 어려운 순간도 있지만, 괴로운 일들도 있지만, 지나간다는 게 큰 위안이 됩니다. 크게 실수할 때는 왜 이렇게 한심했는지 반성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일어선다면, 우리는 인생을 좀 더 놀랍게 바라보게 됩니다.

 

 아! 이토록 즐거운 일들이 세상에는 있구나. 함께 모일 수 있어서 기쁘구나. 사람들이 있어서 때로는 더욱 인생이 풍요로울 수 있음을 배우는 것입니다.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상처 받더라도, 뛰어들어보고, 쓴소리를 들으며, 자기직시도 해가며, 어느새 한 뼘이나 커가는 것. 그렇게나 연습했는데도, 중요한 순간 실수를 했다고 눈물을 흘리는 아리사지만, 오디션은 그럼에도 합격입니다.

 

 완벽은 어쩌면 사람이 가까이 할 필요가 없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최선을 다했니? 즐겁게 살고 있니? 거기에 적극적으로 예 라고 답할 수 있다면, 그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싶습니다. 리뷰 쓸 때, 매우 걱정했으나, 벌써 이만큼의 장문이 되었으므로 이만 마칩니다. 뱅드림 게임 상에서 등장하는 카오루양의 명대사를 인용합니다. "아무리 긴 밤도 반드시 밝는다", "신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결점을 주는 것인가!"... 어쩌면 우리에게 결점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타인과 더불어 의존해가며, 겸손해져가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요즘 드는 생각입니다. / 2018. 03. 02. 리뷰어 시북

 

by 시북 2018.03.02 03:22
| 1 2 3 4 5 ··· 41 |

티스토리 툴바